2년 만에 프로야구 제패 SSG 정용진 "유통과 본격 시너지"
구단주 정용진 부회장 전폭적 지원…SSG랜더스 창단 2년 만에 우승 꿈 이뤄
신세계그룹 27년 목표로 랜더스 돔구장 연계 '스타필드 청라' 프로젝트 구상
신동빈 롯데 회장도 자이언츠 190억 투자 결정…내년 유통맞수 야구 경쟁 치열 전망
[인천=뉴시스] 김근수 기자 =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6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종료, SSG가 4대 3으로 승리, 한국시리즈 누적 스코어 4대2로 우승, 허구연 KBO 총재가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에게 우승 트로피를 전달하고 있다. 2022.11.08. [email protected]
SSG랜더스가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포스트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정규 시즌 출발부터 끝까지 1위를 놓치지 않으며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둔 이후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 이래 12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창단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야구단 우승을 발판으로 정용진 부회장의 더 큰 청사진인 '야구와 연계한 유통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 유니버스'의 확장판인 셈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는 사진을 올리며 “내년에도 이거 받고 싶음. 중독됐음”이라는 게시물을 올려 한국시리즈 2연패 의지를 드러냈다. 부인 한지희씨 사진과 함께 "우승 메달 사모님 목에 걸어드렸습니다"라는 글도 게시해 우승의 기쁨을 전하기도 했다.
출발부터 강조했던 본업 유통과의 시너지
개인 SNS계정을 통해 랜더스 관련 상품을 공개하는 등 야구단 운영에도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야구팬들에게는 '용진이형'이라는 애칭까지 얻을 정도다.
신세계가 지난해 야구단을 인수할 당시 정 부회장은 "본업과 야구를 연결하겠다"며 "야구에 열정적이면 본업과 연결해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러면서 "게임에서 질 수 있어도 마케팅에서 만큼은 (롯데 자이언츠를) 반드시 이길 자신 있다"고 도발해 롯데그룹을 자극하기도 했다.
야구단 인수 2년 만에 '우승'이라는 첫 번째 목표를 이룬 정 부회장은 앞으로 더 큰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2027년을 목표로 인천 서구 청라 신도시 일대에 16만5000㎡(약 5만평) 규모의 '스타필드 청라'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곳에 지하 3층~지상 6층, 2만석 규모로 랜더스의 홈 청라돔도 짓는다.
청라돔은 프로야구 경기 뿐 만 아니라 경기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는 K팝 및 해외 유명 아티스트 공연, e스포츠 국제 대회 및 각종 전시장으로 활용 가능한 수도권 서부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정 부회장의 아낌없는 지원을 바탕으로 이마트와 편의점, 스타벅스, 노브랜드 버거 등 주력 계열사 매장에서 SSG랜더스 관련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유통 사업과 야구단을 연계한 마케팅도 확대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 매장엔 랜더스 이름을 딴 제품을 속속 출시하며 유통 사업과 연계한 사업모델을 꾸준히 선보였다. 신세계그룹 18개 계열사가 총출동해 대규모 쇼핑 혜택을 주는 통합 프로모션 ‘2022 랜더스 데이’를 진행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 스스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한다. 개인 SNS 계정에 랜더스 관련 상품이나 랜더스 필드를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는 모습 등을 게재하면서 꾸준히 관심을 유도했다.
그 결과 SSG랜더스를 운영하는 신세계야구단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5% 증가한 529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8억5000만원 적자에서 70억6000만원으로 흑자로 전환했다.
유통과 야구를 연계한 시너지는 관중 수 증가로도 이어졌다. SSG랜더스의 올해 홈경기 총 관중 수는 98만1546명으로 KBO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수를 기록했다.
배상민 롯데디자인센터장(사진 맨 왼쪽부터)이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부산 사직구장 롯데 자이언츠 경기를 관람하며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배상민 센터장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자극받은 롯데 신동빈, 자이언츠 야구단에 190억 규모 통큰 투자 나서
이번 한국시리즈 정규 시즌에서 롯데자이언츠가 64승 4무 76패, 승률 0.457로 8위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을 거둔 만큼, 전폭적인 지원으로 선수들에게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 주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자이언츠는 코로나19로 야구 관객이 크게 감소한데다 계열사의 지원도 수월치 않으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의 이같은 대규모 직접 투자엔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신 회장 역시 정 부회장 못지 않게 야구단과 홈그라운드 '부산'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홈구장이 서울 잠실에 위치한 집무실과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찾지는 못하지만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엔 직접 부산 사직구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한다. 지난달엔 사직구장을 방문해 이대호 선수의 마지막 모습을 응원하기도 했다.
롯데자이언츠는 이번에 확보한 자금으로 선수 계약 및 영입 등 선수단 관리에 집중하며 경기력 향상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첫 행보로 지난 26일 팀의 간판 선발 투수인 박세웅 선수와 자유계약(FA)에 준하는 다년 계약(5년 총액 90억원)을 구단 최초로 체결했고, 취약 포지션에 대한 외부 영입도 검토하며 전력 강화를 꾀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이 야구단과 연계한 유통 사업을 활발하게 펼쳐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롯데도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야구와 본업을 연계시킬 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야구단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이번 자금 지원 후에도 롯데자이언츠와 소통과 협력을 확대해 차기 시즌을 대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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