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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요금 2배 인상, 매출은 '뚝'…전통시장 상인들 울상

등록 2023.02.03 14: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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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탄 맞은 일부 상인 장사 포기…빈 점포도

상인들 "전통시장 활성화 위한 지원 필요"

경상원, 긴급 지원 논의…"추경 통해 지원 검토"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한산한 모습의 경기 수원시 권선시장. 2023.02.03.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한산한 모습의 경기 수원시 권선시장. 2023.02.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전기·가스요금이 2배씩 뛰어서 그야말로 폭탄맞은 기분입니다. 몇십 년 이어온 장사를 접을 수도 없고 걱정만 커지네요."

공공요금 급등으로 인한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인건비, 재료비 인상에 한파 속 전기요금과 가스요금까지 오르면서 직격탄을 맞은 일부 상인은 장사를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공공요금 지원대상에 전통시장이 빠지면서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기요금·가스요금 2배 인상…매출은 '뚝'

3일 찾은 수원의 대표 족발·순대 골목 '권선시장'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족발과 순대를 삶는 냄비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고 있었지만 시장 내 손님은 거의 없었다.

3년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거리두기로 타격을 입었던 전통시장은 겨우겨우 영업을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오른 식자재값에 공공요금 폭탄까지,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푹 끓여 만드는 음식 특성상 몇 시간씩 내리 가스 불을 켜놔야하는데 폭등한 가스요금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또 손님이 왔을 때 난방을 아예 안 할 수도 없어 요금 폭탄을 피할 수 없었다.

족발집을 운영하는 진모(68)씨는 "순대국밥·전골용 사골육수를 하루 종일 끓이고, 순대도 따뜻하게 해야 하고, 족발도 3시간씩 여러 번 끓여 만들다 보니 가스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겨울 60~70만 원 나오던 가스요금은 100만 원 이상 나왔고, 전기요금도 20만 원 이상 올랐다. 허리띠를 졸라매야지 무슨 수가 있나"라고 푸념했다.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권선시장 상인이 보여준 관리비 고지서. 전기요금이 2배가량 올랐다. 2023.02.03.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권선시장 상인이 보여준 관리비 고지서. 전기요금이 2배가량 올랐다. 2023.02.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인근 상인 김모(61)씨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는 "손님 없을 때는 최소한만 난방하고, 온풍기도 다 꺼놨지만 요금이 2배씩 나와서 '폭탄' 맞았다"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김씨가 보여준 전기요금 고지서에 이달 전기료 41만2300원이 찍혀 있었다. 지난달 21만2640원에 비해 2배가량 올랐다.

김씨는 "가스비도 겨울에 23~26만 원 나오던 게 40만 원대가 나왔다. 순대도 한 관(4㎏)에 7000원대였는데 8000원대로 올랐고, 돼지부산물이나 다른 식재료도 다 올랐다. 손님은 없는데 인건비, 재료비, 전기·가스요금 내야 하는 건 다 올랐다"라고 호소했다.

상인들에게 관리비 고지서를 전달하는 시장상인회도 걱정이 많다.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지난해 12월에만 3곳이 가게를 접었다. 현재 공실인 점포는 6곳에 달한다.

상인회 관계자는 "몇십만 원씩 뛰어버린 고지서를 보고 놀라면서 항의 아닌 항의를 하는 분들이 많았다. 어쩔 수 없는 걸 알면서도 속상한 마음에 하소연하시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아직 관리비를 못 낸 분들도 많아 더 안타깝다. 일부는 '이대로 있으면 어차피 마이너스'라면서 권리금도 받지 않고 나갔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권선시장의 한 상인이 팔팔 끓고 있는 족발 냄비 뚜껑을 열고 있다. 2023.02.03.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권선시장의 한 상인이 팔팔 끓고 있는 족발 냄비 뚜껑을 열고 있다. 2023.02.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전기요금·가스요금 줄줄이 인상…대책은?

전기요금은 올해 1월1일부로 급등한 연료비를 반영한 전력량 요금 11.4원/㎾h, 기후환경비용 변동분을 반영한 기후환경요금 1.7원/㎾h이 인상됐다.

가스요금의 경우 가스공사의 미수금 급등에 따라 지난해 4차례 인상했다. 도매 요금 기준 2021년 대비 42%(5.47원/MJ)올랐다.

상황이 이렇자 상인들을 중심으로 정부나 지자체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취약계층에 에너지바우처 제공·요금 할인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지원 대상에 소상공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경기도에서도 마찬가지다.

김석준 권선시장상인회 회장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많은 시기도 있었지만, 요즘은 아니다. 높게 책정된 전기요금, 가스요금으로 상인들의 타격이 크다.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바우처나 난방비 할인 등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전통시장 상인 등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도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관계자는 "위기 상황에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에 대한 긴급한 지원은 경상원이 해야 할 일"이라며 "최근 논란이 된 에너지요금 관련해 내부적으로 논의가 있었다. 추가경정예산에 긴급지원사업 예산을 편성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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