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눈 떠보니 후진국…尹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심화"
교섭단체 연설에서 발언…"참사 이어져"
"무능과 무책임을 '오만한 통치'로 돌파"
"정치실종·사회분열·자유위협…문제는 尹"
"'외교 꽃' 정상외교, '대통령 리스크'로 덮여"
"7.2조 물가지원금·횡재세 도입 등 검토해야"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재 홍연우 기자 =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윤석열 정부의 지난 9개월 총평하면서 "2023년 2월 대한민국의 '희망과 미래'는 사라졌다. 살기 위해 매일 포기를 거듭해야 하는 '눈 떠보는 후진국'"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리스크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1년도 안 된 정부, 9개월 내내 참사란 참사가 이어지며 국민은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복합경제 위기에 안일함과 무능으로 국민의 삶을 도탄에 빠트린 '민생·경제 참사', 비속어와 실언으로 국익과 국격을 훼손한 '외교 참사', 강릉 낙탄 사고·북한 무인기 침투 등 구멍 뚫린 '안보 참사', 끝내 159명의 소중한 생명을 희생시키고야 만 '안전 참사', 그런데도 여전히 사적 인연만 챙기는 불공정·몰상식의 '인사 참사'까지 윤석열 정부의 5대 참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비판했다.
또 "더 큰 문제는 무능과 무책임을 '오만한 통치'로 돌파하려 한다는 점"이라며 "국민 앞에 약속한 '공정과 상식', '법과 원칙'은 포장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는 실종되고, 사회는 분열되고, 자유는 위협받고 있다"며 "위기의 대한민국,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고물가와 고금리, 난방비 등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민생경제가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도 이어졌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제안한 '30조원 긴급민생프로젝트', '7.2조 원 에너지 물가지원금'이라도 신속하게 검토해주기 바란다"며 "하지만 예고된 당정협의까지 미루며, '야당 제안이라 받을 수 없다'는 윤석열 정부의 정략적 인식이 절망스럽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북한 무인기 침투, '아랍에미리트(UAE)의 적' 발언, 일본 강제징용 배상 등 외교·안보 문제도 제기했다.
박 원내대표는 "외교의 꽃이라는 정상외교가 '대통령 리스크'로 덮이다 보니 국민 전체가 트라우마에 빠질 판"이라며 "그런데 정작 윤 대통령은 적반하장,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이 나서 긴장과 갈등을 높이다 보니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연일 한국 경제의 신뢰를 떨어뜨리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민주당은 민생 입법을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코로나 특수를 누린 소수 재벌 대기업과 슈퍼부자들의 몫을 다수 국민과 나누자는 민주당의 횡재세 제안에 국민 과반이 찬성하지만 정부·여당은 무조건 반대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엄청난 공적자금을 지원해 수많은 금융기관을 회생시켰듯이 구조적 위기로 인한 사회적 약자, 취약계층의 어려운 삶에도 국가는 마땅히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법안과 관련해서는 "'양곡관리법'도 2월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중소기업협동조합법'도 조속히 개정해 대기업과의 관계에서 중소기업들의 공동교섭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코로나 시기 급속히 성장한 온라인 시장 변화에 맞게 거래 공정화를 위한 '온라인플랫폼법' 제정도 늦출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 "정부가 내놓은 표준운임제와 지입 제도 개선 등으로는 화물노동자의 생존과 국민의 안전은 물론, 유관 산업의 상생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해당사자가 모여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탈탄소' 생태 문명을 이끌기 위해서는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는 "최근 유럽연합(EU)은 '그린딜 산업계획 초안’을 발표했다. EU 역내에서 태양광, 풍력, 청정수소 등을 생산하면 규제를 대폭 완화해 주고 대규모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유럽판 IRA'를 선언한 것"이라며 "수출 중심 국가인 우리나라는 미국 전기차 수출 피해에 더해 이제 유럽에서도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될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당은 이미 밝혔듯 미국과 EU에 상응하는 녹색산업 육성지원법, 즉 '한국판 IRA' 법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수출 주도형 국가인 대한민국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국내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탈탄소 녹색 산업을 집중·육성하겠다"고 주장했다.
인구 정책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지금의 가족규정은 사각지대를 만든다"며 "프랑스는 1999년 '시민연대계약' 제도를 도입해 출생률을 2.1명까지 높일 수 있었다. 우리도 '생활동반자제도'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라고 전했다.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해서는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대북강경론을 강조할수록 주식시장만 출렁이고 우량기업들이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며 "경제는 악화되고 국민 불안만 커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를 낮추고, 발전적 남북 관계를 통해 국민 삶을 지키는 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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