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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돈봉투 의혹' 檢에 맡기기로…연루 의원들 "정치적 수사"

등록 2023.04.17 16: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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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진상 조사 검토했지만…'셀프 면죄부' 부담

피의자 측 "언론에 녹취록 공개하는 檢 행태 문제"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며 사과하고 있다. 2023.04.17.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며 사과하고 있다. 2023.04.17.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승재 신재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21년 전당대회에서 불법 정치자금이 오갔다는 의혹과 관련해 자체 조사에 나서기보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해당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의원들은 이를 '정치적 수사'라고 반발하는 중이다. 특히, 녹취록 등이 언론을 통해 계속해서 공개되는 것에 대한 강한 불만도 제기한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밤늦은 시간까지 '2021년 전당대회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당초에는 자체 진상 조사에 무게를 두고 구체화 방안에 검토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검찰의 수사를 '국면 전환용 기획수사'라고 규정하면서도,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확인 작업을 해두자는 취지다.

다만 주말을 거치면서 이 기조는 뒤바뀌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고,  의혹에 연루된 송영길 전 대표의 귀국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확인된 사실관계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조치를 다 할 것"이라며 "이번 사안을 심기일전의 계기로 삼아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도 확실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실효성 있는 조사가 이뤄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사안의 경중을 따져볼 때 자체 조사를 거쳐 '셀프 면죄부'를 주기에는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이) 셀프 조사를 하는 것은 결국 셀프 면책을 해주는 길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한다"며 "그런 논란 자체가 실체적 진실 규명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지도부의 판단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의원들은 앞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 이후 개별 의견 표명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이번 수사는 지난 2021년 전당대회 당시 송영길 전 대표의 경선캠프에서 불법 자금을 모집하고, 소위 '돈 봉투'를 뿌리며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의혹에 따른 것이다.

지난 12일에는 송 전 대표의 측근인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지역사무실과 자택 등 20여곳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기도 했다. 조만간 피의자 신분의 의원들에 대한 소환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들은 검찰의 압수수색 시점에 주목하면서 '정치 수사'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13일 입장문에서 "이번 압수수색은 야당 전당대회를 겨냥한 초유의 정치 탄압이며 최소한의 사실관계도 없이 이루어진 국면전환용 무리한 기획수사"라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오로지 사건 관련자의 일방적인 진술에만 의존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진 검찰의 무리한 수사는 명백한 탄압이며, 국면전환을 위한 검찰의 정치기획 수사"라고 비판했다.

송 전 대표도 같은 날 뉴시스에 입장을 전하며 "정치적 수사를 재개한다는 의혹이 크다"고 했다. 또 " "검찰이 이미 수개월 전 녹취파일을 확보했는데 문제가 있으면 그때 수사를 같이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에 연루된 한 의원은 "정권을 잡은 자들이 유리하게 정국을 이끌기 위한 수단을 쓰는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증거물이 될 녹취록을 계속 언론 재판을 통해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행태에는 문제가 있다"며 "진실을 가리기 위한 것이니 법정 내 공방 과정에서 이를 공개하고 얘기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고 토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ussa@newsis.com, 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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