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등 쏘는 저 차, 무엄…내 귀에 도청장치급 '벤츠맨'
[남양주=뉴시스]김정은 기자 = 교통사고를 내고 달아나다가 '차를 가져가라는 목소리가 들렸다'며 화물차까지 훔친 30대 남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최치봉)은 절도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 1년과 준법운전강의 40시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11일 오전 5시께 경기 남양주시의 거리에서 운전자가 잠시 문을 열어놓고 간 화물차를 훔쳐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차량 절도 전 A씨는 서울 양천구의 도로에서 자신의 벤츠 차량으로 택시를 들이받고 도주하다가 강서구와 경기 부천시에서도 교통사고를 내고 도망치며 총 5명을 다치게 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당시 누군가가 ‘상향등을 쏘고 있는 저 차는 무엄하니 가지고 가서 본사에 돌려주거라’라고 지시하는 환청이 들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조현병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앞서 잇달아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하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환청을 들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조현병을 앓고 있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임이 충분히 인정된다”면서도 “다만 단시간에 연이은 교통사고 야기 후 도주하고 절도하는 범행으로 다수의 피해자들에게 상당한 피해를 발생한 점, 정신질환 발현으로 재범이 우려되는 점 등은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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