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도 없고 텅텅'…지방 건설사 소유 임대 아파트 대거 경매행
세입자 구하기 어렵고, 분양 전환도 쉽지 않아
수백채 경매 시장 쏟아져…대부분 저가 낙찰
지난달 대거 낙찰된 충남 당진의 한 아파트 전경. (사진=지지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최근 지방 건설사 소유 임대아파트가 경매 시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고금리와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지방 중소 건설사들의 경영난이 심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12일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372건으로 이 중 1020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43%로 전월 대비 5.5%p 상승하며 올해 처음으로 40%대를 넘겼다.
아파트 낙찰률 상승은 지방이 이끌었다. 충남과 전북, 전남에서 경매로 쏟아져 나온 각 지역 건설사 소유의 임대아파트 200여 채가 저가에 대거 낙찰된 것이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임대 아파트는 임대 수익이 있어야 하는데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전·월세 순환이 안 되고, 분양으로 전환하기도 어렵다 보니 경매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달 낙찰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충남으로 전월(23.3%) 대비 30.8%p나 상승한 54.1%로 집계됐다.
A건설사가 소유한 충남 당진시 석문면 내 같은 아파트 117건이 경매에 나왔는데 2차 경매 기일에 100건이 낙찰되면서 평균 낙찰률을 끌어올렸다.
전용면적 60㎡인 해당 아파트는 최초 감정가가 7100만원인데 첫 경매 기일에 유찰되면서 2~3차 기일에 3000만원대에 대거 낙찰됐다.
전남과 전북에서는 B건설사가 소유한 아파트가 경매로 쏟아져 나왔다. 이 아파트들도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되면서 낙찰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지난달 전남과 전북 아파트 낙찰가율은 각각 51.1%, 50.0%를 기록했는데 전국 17개 시·도 중 아파트 낙찰률이 50%를 넘긴 곳은 충남과 전남, 전북이 유일하다.
한편, 수도권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방은 여전히 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앞으로도 건설사 소유 아파트가 경매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란 분석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아 경매 물건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금리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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