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전에 인상할까"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 '처음처럼·새로' 소주 가격 결정은
"소주 주정·병 등 원자재 값 상승에 제품 가격 인상 요인 충분"
정부 가격 인상 자제 요구↑…그룹 인사 전 수익성 개선 방안 고민
박윤기 롯데칠성음료 대표 모습.(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구예지 기자 = 롯데그룹 정기 인사가 다가오는 가운데 '서민 술' 처음처럼·새로 소주 가격 인상을 두고 박윤기 롯데칠성음료(롯데주류) 대표가 장고에 들어간 모습이다.
주요 경쟁사가 이미 가격을 올린 가운데 수익성 회복을 위해선 인상을 단행해야 하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동참 압박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16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주류 업체들이 이미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롯데칠성도 처음처럼·새로 등 소주 등 주요 주류 제품 출고가 인상을 검토 중이다.
경쟁사가 이미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사유로 소주·맥주 출고가를 올린 바 있는데, 롯데칠성의 인상 요인과 환경은 비슷한 처지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9일 ▲소주 브랜드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가를 6.95% ▲테라·켈리 등 맥주 제품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연초부터 소주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되고 신병 가격은 21.6%나 뛰는 등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 경비 등 전방위적으로 큰 폭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고 출고가 인상 사유를 밝혔다.
하이트진로는 대신 소주 가격 인상과 함께 이례적으로 소비자, 자영업자, 거래처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상생 방안을 마련해,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의 도매가 동결 결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아울러 국내 맥주 1위 오비맥주도 지난달 11일부터 이미 카스·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9% 높였다.
이런 가운데 롯데칠성이 오는 21일 맥주 신제품 '클라우드 크러시' 신제품을 내놓는 변수도 있다. 신제품 출고가 가격 정책이 기존 주류 제품 가격 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일단 크러시 500㎖ 병 제품 출고가는 1353원으로 오비맥주 '카스'(1360원) 및 하이트진로의 '테라'·'켈리'(1359.73원) 동일 용량 출고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자사 맥주인 '클라우드 오리지널'(1441원) 보다는 낮고 가성비를 내세우고 있는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1151원) 보다는 높은 출고가다.
업계에선 롯데칠성이 시장 점유율 5% 이하로 존재감이 적은 클라우드 맥주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출고가 수준을 기존대로 유지하되, 비중이 높은 처음처럼·새로 소주 가격은 조만간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제품 크러시도 경쟁사들이 이미 인상한 출고가에 맞춰 가격을 책정한 것인 만큼, 사실상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더욱이 그룹 내부적으로 정기 인사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롯데칠성이 수익성 강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구가 더욱 거세지는 상황에서, 여론 비판을 감수하고 '서민 술'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소주 가격을 쉽게 올리기는 어려운 분위기다.
더욱이 주류도매업단체인 한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가 지난 8일 당분간 소주 도매 가격을 동결키로 결정하면서 "최근 정부가 범부처 특별물가안정체계를 가동한 것과 관련, 정부의 물가 안정 노력에 적극 동참한다는 취지"라고 밝힌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 측은 "처음처럼과 새로 등 소주의 경우 가격 인상을 고민하고 있지만, 인상 시기나 정도 등은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 3월 3년 만에 롯데칠성음료 등기임원에 새로 합류하며 경영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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