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키맨 선택④]혁신위 압박에 김기현, 울산 불출마 고심 깊어져
김기현, 25일 울산 지역구서 의정 보고회
울산 불출마 시기 저울질…비례 배수진도
김 불출마 계기 친윤-중진 동반 불출마 유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2023.11.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로부터 험지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울산 불출마 여부를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출마 보다는 불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김 대표가 당 공천 기준과 인재 영입이 궤도 오르고 민주당에서도 공천작업이 어느 궤도 오른 시점에 울산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 대표는 울산 불출마 시 비례대표 배수진을 치고 내년 총선 전국 유세를 지원할 것으로 전해진다.
김 대표는 오는 25일 울산시 남구에서 오전 10시30분, 오후 2시, 오후 4시 세 차례에 걸쳐 의정 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의정 보고회는 국회의원으로서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다.
지역구민에게 그간 성과를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국회의원의 일상 업무 중 하나다. 김 대표도 의정 보고회에 대해 울산 남구을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용퇴 압박을 받고 있는 김 대표가 지역구를 찾아 의정 보고회를 개최하는 것을 두고 지역구 재출마 가능성을 남겨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의정 보고회는 통상 지지층을 결집하는 명분 또는 동력을 쌓는 자리라는 점에서 김 대표가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결정했다면 세 차례에 걸쳐 의정 보고회를 열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불출마 등을 결정했다면 후임자를 위해 의정 보고회를 열지 않거나 열더라도 약식으로 개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 대표는 의정 보고회로 촉발된 울산 재출마설에 대해 확답을 피했다. 김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의정 보고회와 관련해 "울산은 내 지역구고 고향인데 울산에 가는게 왜 화제가 되나"고 답했다.
그는 혁신위가 사실상 본인을 겨냥한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고를 최고위원회에 의결 안건으로 올리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도 "혁신위가 그간 나름대로 의미 있는 활동을 많이 했기 때문에 활동 결과를 잘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의 침묵은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 측은 대표가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등 거취에 대한 용단을 내릴 경우 당 공천을 총괄하는 당대표로서 장악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자리잡은 뒤 친윤과 중진들이 험지 출마 내지 불출마를 할 수 밖에 없는 시기에 불출마 결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의 거취가 조기에 결정될 경우 본격적인 총선 국면에서 내걸 카드가 없다는 우려로 풀이된다.
당 관계자는 "대표는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대표가 거취를 결정하면 친윤 핵심 등이 도미노로 거취를 결정하기 보다는 공천 정국에서 당대표가 힘을 잃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의 침묵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비정치인 출신 일부 혁신위원들은 사실상 김 대표 등을 겨냥한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 핵심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고에 김 대표가 무반응하는 것에 반발해 전날 사의를 표명하기도 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전날 언론 브리핑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어떤 변화가 보이지 않으면 다음주 목요일 회의에서는 아주 강한 메시지가 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성일종 의원도 24일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대표는 우리 당이 갖고 있는 대권주자의 한 분"이라며 "지도부를 비롯해서 우리 당 모든 분들이 모든 걸 내려놓고 정말 승리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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