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낙연 회동-준연동형 유지' 숙제 받은 이재명, 어떻게 풀까

등록 2023.12.21 05:00:00수정 2023.12.21 09:43:2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이낙연-비명계, 연말까지 당 대표 거취 등 변화 요구 최후통첩

이 대표 결단에 따라 당 분열 격화 또는 분당 여부 결정될듯

28일 정세균 전 총리 회동 분수령…이낙연도 연말 시한 제시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12.2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총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3.12.2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회동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만나고 준연동형 비례선거제를 유지하라"는 숙제를 받았다.

이 대표가 김 전 총리가 내준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당 분열 격화 또는 분당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 창당을 선언한 이 전 대표와 비명계 혁신계가 연말까지 당 변화를 지켜 보고 결단을 내리겠다고 최후통첩을 했기 때문이다. 이에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위해 당 통합과 선거제 문제를 반드시 매듭지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더욱이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와 김 전 대표의 회동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 이 대표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이번 회동 결과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와 김 전 총리는 전날 서울 중구 소재 한 식당에서 오찬을 했다. 회동은 배석자 없이 1시간 30분 가량 이어졌으며 당내 통합과 선거제 등을 논의했다.

김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해 많은 분들을 만나 당 통합을 위해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수습방안도 찾아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전 총리는 "범민주진영 대표자로서 이런 부분(선거제 개편 등)에 대해서도 의견 수렴해 달라"고 요청했고 이 대표는 이에 "취지를 충분히 이해하고, 다양한 의견들을 더 수렴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에게는 만만치 않은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와 김 전 총리의 회동 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전 대표는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발표된 내용만으로 보면 당이 변화할 것인지에 진전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로서는 해오던 일을 계속할 것이다. 다만 민주당에 연말까지 시간을 주겠다는 나의 말은 아직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문제를 직격하면서 거취 문제를 집중 제기해왔다. 그는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이 이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면서 제기한 통합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 결과에 이 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하면서 신당 창당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총선이 다가오고 있어 이 대표의 사퇴가 현실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도부와 친명계는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대위 구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대표 퇴진이라는 문제에 대해서 공감대가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뜻으로 보면 이것 역시 당 지도부에 대한 흔들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 비대위라는 것은 사실 주류, 비주류 또는 각 계파 나눠먹기 하자는 것"이라며 "권리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고 지금도 지지를 받고 있는 당대표를 총선 공천 절차가 곧 시작되는데 물러나라고 하면 어떻게 당에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선거제 문제도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문제다. 당내에서는 준연동형과 병립형을 두고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 대표는 선거제와 관련해 "멋있게 지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발언한 이후 한동안 침묵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에는 이 대표가 선거 유불리를 고려해 병립형 비례대표제나 위성정당을 전제로 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마음이 기운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당내에서도 총선 승리를 위해 병립형을 주장하는 의원들도 상당수 있다.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고 준연동형을 유지하면 선거에서 불리할 것이란 주장이다.

실제로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이 준연동형을 가정하고 내년 총선 비례대표 선거 결과를 예측한 보고서가 화제가 됐다. 최 소장은 보고서에서 민주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으면 전체 47석 가운데 민주 0석, 국민의힘은 26석을 얻는다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서 연동형제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미 민주당 의원 75명이 준연동형 유지를 전제로 한 위성정당 방지법을 공동발의한 상태다. 시민사회에서도 정치 개혁을 위해 이 대표가 연동형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오는 28일로 예정된 이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와 회동이 이 전 대표 회동과 선거제에 대한 이 대표 결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도 연말까지 시한을 제시한 만큼 정 전 총리와의 회동 결과를 지켜볼 것으로 관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2papers@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