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빠지는 당뇨병치료제 시장…내년 지각변동 온다
내년 상반기 '포시가' 국내공급 중단
포시가 라인의 '직듀오' 판매사 변경
신약·제네릭 모두 공백 선점에 집중
[서울=뉴시스] 연 500억원 상당 처방되는 대형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가 빠지는 내년 당뇨병 치료 시장에 판세 변화가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연 500억원 상당 처방되는 대형 당뇨병 치료제 '포시가'가 빠지는 내년 당뇨병 치료 시장에 판세 변화가 예상된다.
2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내년 1월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의 당뇨병 치료제 '직듀오 서방정'의 국내 판매를 담당할 예정이다.
이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가 내년 상반기 중 포시가의 국내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데 빠른 변동이다. 직듀오는 포시가와 메트포르민(당뇨 치료 성분)을 더한 AZ의 '당뇨약 포시가 브랜드'로, 현재는 대웅제약이 공동 판매를 맡고 있다.
포시가의 한국 시장 철수가 결정된 상황에서, 직듀오 판매사는 기존에 또다른 포시가 브랜드 '시다프비아'를 판매하던 HK이노엔으로 변경됐다.
직듀오는 연 원외처방액 429억원에 달하는 대형 제품이라, HK이노엔은 내년을 기점으로 당뇨병 시장 강화에 총력을 다 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중 포시가·직듀오와 굿바이하는 대웅제약은 자사 당뇨병 신약 '엔블로'의 성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엔블로는 포시가와 같은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 억제 계열 국산 신약으로, 올해 5월 출시됐다.
자체 개발 신약이라 판매 시 수익성은 좋지만 후발주자로 나온 만큼 시장 진입이 녹록치 않았었다. 대웅제약은 2018년부터 포시가 영업을 맡아 500억원 상당 품목으로 키웠던 경험을 엔블로의 성장에 쏟을 것으로 보인다.
만성질환 치료제의 경우 제약회사의 병·의원 대상 영업력이 성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분야라, 포시가 없는 시장에서 국산 신약 엔블로가 뒷심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복합제 '엔블로멧 서방정'(엔블로+메트포르민)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강화했고, 엔블로와 DPP-4 억제제 제미글립틴의 복합제 개발에도 나섰다.
포시가와 같은 SGLT-2 억제제 계열 약물 자디앙(베링거인겔하임), 슈글렛(아스텔라스제약), 스테글라트로(MSD)도 포시가 철수의 반사이익을 누릴지 주목된다. 이 중 자디앙은 포시가와 함께 SGLT-2 억제제 시장을 이끌던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최근 만성 신장병 치료 적응증도 추가 획득하며 임상현장의 활용도가 높아졌다.
올해 쏟아져 나온 포시가 제네릭(복제약) 제품들도 포시가 공백 효과를 누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포시가의 특허 만료 후 100여개 품목의 제네릭들이 출시된 바 있다. 포시가 시장을 같은 성분의 제네릭으로 대체하면서 시장 확대를 꾀할 예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포시가의 빈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제약사들이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을 기획할 것"이라며 "신약과 제네릭 제품들 모두 내년 치열한 경쟁을 치르면서 판세 변화의 가닥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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