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기술 대전 원자로설계본부 직원들, 경북 김천 이전설에 강력 반발
"원자력 유관기관 협력관계 와해·원전기술력 저하될 것"
"공공기관 이전 움직임에 대전시·이상민 의원 왜 말이 없나"
[대전=뉴시스] 조명휘 기자 = 한국전력기술 원자로설계개발본부(원설본부) 직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조승래(대전 유성구갑) 의원이 22일 오전 대전시의회 로비에서 원설본부의 경북 김천 이전진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1.2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전력기술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조승래(대전 유성구갑) 의원 등은 22일 오전 대전시의회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상반기까지 경북 김천으로 근무지 강제 이전을 요구받고 있어 임직원 약 350명과 가족 1000여명의 정주여건이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1985년 대한민국 원자력기술 자립을 위해 출범한 원설본부는 40여년간 대전시민과 함께했다"면서 "원설본부 이전시 수십년간 구축된 원자력 유관기관들과의 협력관계 와해와 결속력 약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원전기술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랜기간 대전의 사회구성원으로 기여해 온 역할이 사장되고 정주여건 불안정으로 우수한 전문기술인력이 유출됨에 따라 지금까지 구축해온 핵심 기술력과 국가 주도로 추진중인 해외원전 수출, SMR(소형모듈원자로) 개발에 악영향이 예상된다"고 했다.
특히 "원설본부는 4~5년전에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김천으로 이전했던 적이 있으나 업무효율 감소, 유관기관과의 협력 어려움, 기술력 저하 등의 문제점으로 다시 대전으로 복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설본부를 다시 김천으로 이전하려는 시도는 공공기관과 기업유치를 통해 인구를 유입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대전시의 노력을 훼손시키고 대전사회에 대한 공헌활동을 중단시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원설본부와 임직원은 국가균형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혁신도시의 근본적 취지에 어긋나는 경북 김천 이전을 반대한다"고 밝히고 "대전시민 여러분은 원설본부의 김천 이전계획 저지를 위해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324명이 근무중인 원설본부는 한국원자력연구원 내부조직으로 운영되다 1997년 한전기술에 합병된 조직으로, 원전 1차 계통설계와 SMR 등 신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있는 유관기관과 협업이 중요해 합병 당시에도 용인 본사로 이전하지 않았다.
2015년 본사가 용인에서 김천으로 이전할 당시에도 원설본부 이전은 보류됐고, 이후 일부 인력이 이동했으나 연구 효율 저하가 문제가 되면서 대부분의 인력이 대전으로 복귀한 바 있다.
조승래 의원은 "김천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지난해 9월부터 강제이전을 압박하자 12월초 이전계획이 제출됐다. 송 의원 압박에 회사 입장이 뒤집히고 4월 총선 일정에 맞춘 강제이전 계획이 수립된 셈"이라며 "앞에서는 원전생태계 부흥을 외치면서 뒤에선 연구자와 노동자들을 희생양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전시와 민주당 탈당 뒤 국힘에 입당한 이상민(대전 유성구을) 의원에 대해서도 "공공기관 이전을 외치면서 정작 이 문제에 대해선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임직원들, 대전시민과 함께 반드시 이전을 저지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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