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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민 "죽음까지 생각했다…악플엔 선처 없어"

등록 2024.02.02 00:38:28수정 2024.02.02 06: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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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억울해 번개탄 사고 유서까지 썼다"

"선처 탄원 내려 했지만 충격적인 답변 받아"

"고소 취하서 쓰고 자필 사과문 게시 요구"

"임태희 교육감, 교육청 변호사, 언론에 유감"

"진짜 심한 40건 고소…민사소송도 제기할 것"

"장애인 부모와 특수교사 대립하지 않기를 바라"

웹툰작가 주호민씨가 1일 오후 트위치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 트위치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웹툰작가 주호민씨가 1일 오후 트위치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사진 : 트위치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웹툰작가 주호민씨가 자신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은 특수교사의 1심 선고 이후 그 동안 겪은 일들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주씨는 1일 오후 트위치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 오늘 정서적 아동 학대에 대한 판결 유죄 판결이 나왔다"며 "유죄가 나와서 기쁘다거나 다행이라는 생각은 전혀 없다. 아이가 학대를 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기쁠리가 없지 않은가. 그냥 학대를 당했구나라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아이가 있던 특수학급은 선생님이 부재 중인 상태가 되면서 기간제 교사밖에 올 수가 없었다. 그래서 15개월 동안 7번이나 교사가 바뀌었다고 한다. 아이들도 힘들고 부모님들도 엄청나게 힘든 그런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아직도 마음이 많이 무겁다"고 언급했다.

그는 "저희 아이도 마찬가지다. 전학을 가려고 했는데 학교가 언론에 알려지는 문제 등이 있어서 사실 지금도 가정에서 보호하고 있다"며 "특수학교도 TO가 없어 보내는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 별 방법을 다 알아봤는데 여의치가 않아서 현재 데리고 있다"고 전했다.

주씨는 자신의 가족들을 향한 비난에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주씨는 "어떤 해명을 해도 들어줄 분위기가 아니었다. 6페이지짜리 입장문을 내면 60페이지짜리 욕이 돌아왔다. 그런데 너무 억울했다. 한 3일째 됐을 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머지 가족아 살아가려면 이 방법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다 내가 했다고 해라' 이런 말을 하고 결심을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번개탄을 사고 유서를 썼다. 한 명 한 명한테 감사하는 인사를 쓰다 갑자기 풍이형(김풍 작가)이 생각났다. 목소리가 듣고싶어 전화를 했다. 풍이형 목소리를 듣자마자 울음이 터졌다. 형이 집으로 달려왔다. 아내는 내가 너무 안 좋은 것을 알고 목사님을 모셔왔다. 목사님이 기도를 해 주시는 동안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덕분에 겨우 안정을 찾았다"고 고백했다.
웹툰작가 주호민씨가 1일 오후 트위치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상대측이 보내온 입장문을 공개했다.(사진 : 트위치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웹툰작가 주호민씨가 1일 오후 트위치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상대측이 보내온 입장문을 공개했다.(사진 : 트위치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특수교사에 대한 선처 탄원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가 취소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주씨는 "어떻게든 그냥 이 상황을 끝내고 싶었다. 그래서 선처를 통해서 사건을 이제 원만히 풀어가야겠다고 결심했다."며 "국선 변호사를 통해 만남을 청했다. 선생님을 뵙고 오해도 풀고, 또 선생님이 말한 게 심한 부분이 있으니까 그건 사과를 받고 좋게좋게 가려고 만남을 요청드렸는데 거부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선생님도 저희가 만나자고 하니까 굉장히 부담스러웠을거라고 이해했다. 그런데 상대측 변호사를 통해 놀라운 답변이 돌아왔다. 무죄 탄원이 아니라 고소 취하서를 쓰고, 물질적으로 피해 보상을 하고, 자필 사과문을 써서 게시하라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음 날 두 번째 요구서가 왔는데 '돈 달라고 한 거는 취소한다. 대신에 사과문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게시하라'면서 그 문장을 정해줬다."며 상대측이 보낸 입장문을 공개했다.

주씨는 "우리를 가장 열받게 한 부분은 특수교사로부터 사과를 받은 적이 없는데 사과를 받았다고 쓰라는 것이었다. '저희의 형사 고소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겪으실 선생님께 정중히 사과드립니다'라는 내용을 그대로 자필로 써서 올리라고 했다. 이건 마치 승전국이 패전국에게 보낸 조약서 같았다"고 떠올렸다.

그는 "그래서 선처의 뜻을 거두게 됐다. 그랬더니 주호민이 선처를 이야기하더니 유죄 의견서를 40장이나 냈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으니까 너무 힘들었다. 그 때부터 아동 인권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인을 선임하고 재판에만 집중해 왔다"고 전했다.

그 동안의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아들의 이상 행동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 "학급에서 좀 안 좋은 행동을 했다. 다른 여학생이 있는데 바지를 내렸고 걔가 봤다. 보라고 내린건 아니다. 기사가 너무 와전됐다. 자폐아라서 4살 정도의 지능이다보니 이상한 행동을 할 수 있는데 성에 매몰된 짐승처럼 묘사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당연히 잘못은 잘못이다. 그래서 그 여학생 부모님께 사과하는 자리를 가졌다. 촬영이 끝나고 돌아오는 날 바로 택시를 타고 학교에 갔다. 정말 죄송하다고 아이와 부모에게 사과했고 포옹도 하고 훈훈하게 끝났다. 그런데 나중에 사과를 안했다는 기사가 나가더라. 왜 나갔는지 모르겠다. 장애아의 부모들은 사과가 일상이다"라고 언급했다.

카카오톡으로 교사에게 갑질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아내에게 화를 냈다. 그런데 알고보니 장애인 학부모는 선생님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학교 생활을 이어나가야 하더라. 지침에도 그렇게 써 있다. 2년치 카톡을 다 확인했는데 전부 학교 생활이나 학습에 대한 내용밖에 없었다. 밤에 보낸건 선생님이 보낸 메시지에 답장한 것 한 번 밖에 없었다. 2년치 카톡 내용은 다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동 학대를 확인하기 위해 녹음기를 사용한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주씨는 "오늘 판결이 나오고 나서 교원 단체에서 굉장히 유감이라는 성명을 많이 내셨다. 교사분들은 녹음기를 넣는 행위 자체에 대해 굉장히 거부감을 갖고 계신 것 같다. 너무 이해가 간다. 내가 하는 말이 다 녹음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나."라고 했다.

다만 "그런데 장애가 있는 친구들은 진짜로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런건 제도적으로 어떻게 해야하나. 방법을 같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특수교사랑 장애인 부모는 함께 협력해 가야 하는데 이런 사건을 통해 대립하는 구도처럼 가는게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과 교육청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했다.

주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좀 유감스러운 분들이 있다. 일단 임태희 교육감님은 재판이 끝나지 않은 교사를 직권으로 복직시키면서 계속 교사를 옹호하셨다. 피해를 입은 학생에게는 어떤 위로도 없었다. 재판이 끝나자마자 특수교육의 위축이 우려된다는 인터뷰를 하셨던데 왜 그러시는 건가. 이 재판을 보기보다는 그 일이 일어난 학교가 15개월 동안 교사가 7번 교체된 그 문제를 좀 살펴봐달라"고 직격했다.

아울러 "(상대측) 교육청 변호사님은 아이 엄마와 선생님이 나눈 카톡 내용을 열람 요청해서 언론에 뿌렸다. 그 내용에는 아이의 장애적 특징이 들어있어 철저히 보호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이건 교육청에서도 금하고 있고 윤리적·법률적으로도 굉장히 문제가 되는 일이다. 그러며서 어떻게 이번에 총선에 출마하신다고 하는 것인가. 제대로 된 사과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 "마지막으로 언론에 대한 유감을 표하고 싶다."며 "사건의 본질보다는 저희 아이의 장애 행동들을 부각하면서 굉장히 선정적인 제목의 기사들이 많이 났다.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제목의 기사들이 너무 많이 났다. 장애 아동 관련 보도를 하면서 혐오를 조장한 9개 매체는 경고·주의 처분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자신과 가족에 대한 악성 댓글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씨는 "6개월 동안 너무 많은 악성 댓글이 달렸고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제 개인에 대한 인신 공격도 있는데 그것보다도 장애인에 대한 혐오 또는 아이에 대한 욕이 진짜 많아 심한 것만 추려 한 40건 정도 고소를 했다. 지난주 피해자 조사도 받고 왔다. 대부분 FM코리아가 많다. 선처 불가능한 수준만 추린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 땅의 장애 아동을 위해서라도 선처는 없을 것이다. 1월 이후 새로 생성된 것은 아직 확인을 못했는데 장기적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민사까지도 진행해서 보상금이 발생한다면 그 금액은 발달장애 아동과 특수교사 처우 개선에 모두 쓰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주씨는 "내 인생에서 가장 길고 고통스러웠던 반년이었던것 같다"며 "이 사건이 장애인 부모와 특수교사의 대립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애아동 학급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그 해결까지 나머지 장애 아동들과 그 부모들이 어려움 없이 교육을 이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그냥 다 같이 피해 보는 구조였다. 그래서 지금도 제일 후회되고 아쉬운 부분은 선생님을 신고하기 전에 다른 부모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한 것이다. 지금도 너무 미안하고 뼈아프다"라고 고백했다.

아울러 "사건 초기에 아내를 많이 비난했다. 녹취도 제대로 안 듣고 아내가 일을 키워서 모든 걸 망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사건을 파악해 가면서 아내가 정말 외롭게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그게 너무 미안하고 함께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해서 너무 미안하다. 저는 가족과 함께 계속 단단하게 지내고 싶다"며 가족에 대한 미안함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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