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동맹'이 뜬다…삼성전자 대응 전략은?
TSMC·라피더스 등 경쟁사, 美·日 등서 생태계 구축
경쟁사 기술개발 속도…격차 감소 위협
[서울=뉴시스]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 = 삼성전자 제공) 2022.7.1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3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2위 패키징 기업인 앰코테크놀로지는 지난달 20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 애리조나 TSMC 파운드리 공장 인근에 패키징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앰코는 TSMC 공장에서 생산한 애플 칩을 받아 이 공장에서 패키징 작업을 할 예정이다. 현재 TSMC는 400억 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에 공장 2곳을 건립 중이다.
이에 따라 TSMC는 애리조나에 '애플-TSMC-앰코'의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한다. TSMC는 당장 내년부터 공장 가동에 나설 예정이어서 애리조나가 글로벌 반도체 생태계 구축의 시발점이 될 조짐이다.
일본 신생 파운드리 업체인 '라피더스'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과 동맹을 맺고 기술 개발을 구체화한다. ASML이 라피더스 공장이 있는 홋카이도 지토세에 올해까지 기술 거점을 마련한다. ASML은 이 거점에 직원 50명을 배치해 라피더스 공장 설립을 지원한다.
공장 완공 후에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제공하며 협력을 본격화 한다. 현재 일본 지토세 지역에는 각종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몰려 있어 '파운드리-소부장' 중심의 생태계가 마련되는 셈이다.
대만 파운드리 2위 기업인 UMC도 지난달 인텔과 협업해 오는 2027년부터 미국 인텔 단지에서 12나노 공정에 나설 예정이다. UMC는 인텔의 생산 능력·설계 등 경험을 파운드리에 직접 결합할 방침이다.
이처럼 글로벌 반도체 경쟁사들이 속속 반도체 동맹에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기술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들린다.
삼성전자는 TSMC와 함께 초미세공정을 비롯해 GAA(게이트올어라운드)와 패키징 등의 세계 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이 반도체 생태계를 통해 대규모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면 후발 기업과의 기술 초격차가 줄어들 수 있다.
삼성전자 입장에선 업계 1위 TSMC를 쫓아야 하는데, 되레 후발 기업들에게 추월 압박을 당하는 것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ASML과 국내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 설립 계획을 세웠지만, 또 다른 반도체 대기업과의 협업은 미진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생태계 선제 구축이나 인수합병(M&A) 등으로 적극적인 대응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TSMC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생태계 구축을 위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삼성은 아직까지 나홀로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첨단 인공지능(AI) 기반의 반도체 기업을 인수하거나 연대를 구축해 공동 개발에 나서는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 기업들이 반도체 기술 추월에 어려움을 겪다 보니, 동맹을 통한 블록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동맹 전선을 깨뜨릴 수 있는 삼성전자 중심의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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