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개혁신당 11일만에 좌초…이낙연 "새로운미래로 복귀"(종합)
"부실한 통합결정이 부끄러운 결말…민주주의 정신 훼손"
"극복하려던 낙인, 혐오, 배제의 정치 답습…초심 돌아갈 것"
"새로운미래로 '진짜 민주당' 세울 것…총선 매진, 이후도 대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낙연,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2.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신재현 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제3지대 신당 '새로운미래'(새미래)와 이준석 신당 '개혁신당'의 통합이 11일 만에 좌초됐다. 이준석 공동대표와 총선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이낙연 대표가 통합 개혁신당을 선언한 지 11일 만에 이를 철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제3지대 신당들의 총선 영향력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겠다"고 신당 통합 철회를 공식선언했다. 그러면서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 당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신당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며 "부실한 통합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말했다.
이어 "신당통합은 정치개혁의 기반으로서 필요해 크게 양보하며, 통합을 서둘렀지만 여러 문제에 부닥쳤다.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대표 등을 겨냥해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통합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며 "2월9일의 합의를 허물고,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의 표결로 강행처리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다"며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고 부연했다. 또 "통합은 좌초했지만, 저의 초심은 좌초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무능하고 타락한 거대양당의 독점적 정치구도를 깨고 진영보다 국가, 정치인보다 국민을 먼저 보호하는 본격 대안정당을 만들겠다"며 "기득권 정당의 투쟁일변도 정치를 흉내내지 않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도덕적 법적 문제에 짓눌리고, 1인 정당으로 추락해 정권견제도, 정권교체도 어려워진 민주당을 대신하는 '진짜 민주당'을 세우겠다"며 "민주당의 자랑스러웠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을 저희가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여당의 과반의석 확보를 저지하도록 저희가 더 맹렬히 싸우겠다"며 "총선에 매진하고, 총선 이후까지 대비하겠다"고 했다.
그는 "법적 합당 이전에 신당 판도가 분명해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인지도 모르겠다"며 "국민과 당원이 겪는 오늘의 실망이 내일의 희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낙연 공동대표의 합당 철회 선언'과 관련해 입장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02.20. [email protected]
김종민 새미래 공동대표는 질의응답에서 통합신당이 좌초되기까지의 과정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주도권 다툼이란 보도는 완전히 부당하다"며 "주도권 다툼이 아니라 (이준석 측이) 하자는대로 다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가 지금 이 상황에 오게 된 건 '이낙연 대표가 의사결정을 안해줘서'라고 논리를 만들어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낙연 대표가 걸림돌이라고 얘기한 건 딱 두가지다. 하나는 정부조직법 문제하고 당로고 색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대해 자기 생각을 얘기했는데 이낙연 대표는 이럴수록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며 "그랬더니 '그러면 이걸 언제 할 수 있겠냐'라고 답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로고 색 문제는, 합의할 때 신당 이름을 개혁신당으로 결정했는데 당색을 주황색으로 한다는 얘기가 통합 협상에서 나왔겠나"며 "불가능하다. 전혀 거론 안됐다"고 부인했다.
이어 "이후 실무자들이 당색 그대로 가냐는 얘기가 나왔을 때 네이비색을 좀 더해서 멋있게 업그레이드 하잔 실무자 의견이 있었고, 이걸 최고위에서 갑론을박하다가 그냥 하던대로 하자고 해서 넘어갔다"며 "그걸로 비효율적 얘기를 했다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거 지휘권 위임 문제도 반박했다.
김 의원은 "선거운동 지휘권을 다 달라, 공천권은 김종인 전 대표에게 주자고 했다"며 "그럼 이낙연 대표는 집에 가란 얘기인데, 이렇게 하면 이낙연을 지지해서 참여한 12만 당원과 더불어민주당을 이탈한 제3지대를 바라는 사람들이 개혁신당에 투표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게 통합신당이 맞나. 국민을 속이는 것 아닌가. 그래서 하지 말자는 거 아닌가"라며 "주도권 권한,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다. 하지만 적어도 국민과 당원이 보기에 같이 한다는 것(모습)은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닌가. 선거운동 지휘권, 공천권 다 내놓고 국민에게 통합이라 말하면 이건 국민을 속이는 일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대표가 전날 이후 이낙연 측에 직접 연락 한 번 없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이낙연 대표는 "제게 온 건 없다"고 했고, 김 의원은 "이준석 대표가 직접한 것은 아니고 이원욱 의원과 통화하긴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저는 그 통화(이원욱 통화)가 '통합유지하려고 노력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알리바이용이라고 본다"고 규정했다.
이어 "국민들께 별로 정직하지 않은 자세"라며 "근본적으로 통합 정신 깨는 것에 대해 이게 왜 이렇게 됐고, 실수였으면 실수, 아니면 생각이 잘못됐으면 고치겠다는 자세 없이 이런 보여주는 식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런 것 이상의 의미있는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은 향후 통합 재논의 없이 현 체제로 총선을 대비할 전망이다.
김 의원은 일련의 사태들을 '이준석 사당화'라며 "어떤 개인의 사당화는 제3지대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3지대는 기득권 정치, 패권정치, 사당화 정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다. 저희는 형태가 어떻든 민주정치의 제3지대의 길을 가겠다는 점에 변화없다"고 설명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새로운미래 회견 후인 이날 낮 12시 입장을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며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지만 따로 노력하게 된 이 대표 및 새로운미래 구성원들의 앞길에 좋은 일이 많기를 기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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