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1억까지 뚫을까[파죽지세 비트코인①]
하루에 1000만원씩 오른 비트코인…1억까지 10% 남아
"3월 조정 가능성" 경고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비트코인이 한때 8800만원을 넘어서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4.02.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너무 빨리 올라 당황스럽기까지 하네요."
최근 만나는 코인 업계 관계자들마다 뱉는 말이다. 사상 최고가를 깬 비트코인의 상승 속도가 예상을 벗어난 수준이란 반응이다.
지난달 29일 오후 한때 비트코인 1개 가격은 9000만원을 기록했다. 다음 저항선으로 꼽히는 1억원까지는 약 10%(1100만원) 남은 수치다.
주목할 점은 상승 속도다. 지난 설 연휴 랠리 이후 보름 동안 7000만원대 머물던 비트코인이 9000만원까지 돌파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이틀이다. 하루에 1000만원씩 오른 셈이다. 주식 시장과 달리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코인임을 감안하면 시간당 42만원씩 올랐단 계산도 가능하다.
이는 전문가 전망보다도 가파른 상승 폭이다. 예상을 빗나갈 만큼 비트코인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앞서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업체 매트릭스포트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오는 3월까지 6만3000달러(8387만원)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은 여전히 실현 가능하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3월이 되기 전인 전날 6만3074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상승 속도라면 '1억'은 무난히 넘길 것이라는 게 주된 관측이다. 이번 비트코인 상승을 이끄는 현물 ETF 자금 유입이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반감기도 52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수요 폭발과 공급 충격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이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주는 반감기는 내달 19일 전후로 발생할 전망이다. 현재 유력하게 알려진 날짜는 오는 4월 22일이다. 앞서 지난 3번의 반감기마다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올랐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현물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강하게 반등하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며 "반감기 이후에는 하루 비트코인 채굴량이 900개에서 450개로 감소하면서 긍정적인 수급 효과도 발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해당 효과를 달러로 환산하면 일일 약 2500만달러(333억3750만원) 수준이다.
추가 호재까지?
우선 오는 11일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미국 은행권 보호 조치가 종료되면서 신규 대출이 중단될 예정이다. 이번 중단이 뱅크런 이슈를 재발할 가능성은 낮지만, 최근 상업용 부동산 부실 대출로 주가가 폭락했던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로 인해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이는 비트코인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총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된 비트코인은 헤지 수단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또 중앙은행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이란 점에서 전통 금융 시장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투자 수요가 쏠리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당시 비트코인은 일주일 만에 30% 넘게 폭등했다.
[컬럼비아(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에서 열린 미 공화당 프라이머리 야간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이날 프라이머리에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표부 대사를 제치고 승리했다. 이로써 그는 11월 미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지명되기 위한 길을 더욱 공고히 했다. 2024.02.25.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확실시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 변화도 상승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그간 그는 비트코인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차별화를 위해 '비트코인과 공생하겠다'는 견해로 말을 바꾼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TV타운홀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원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어떤 식으로든 비트코인과 공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金)도 추월할 것" VS "3월 조정 가능성"
홍 연구원은 "비트코인 ETF를 통해 하루 평균 들어오는 자금이 5억달러(6672억원)다. 이를 연간 수익률로 바꾸면 1000억달러(133조원) 수준"이라며 "이 속도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약 900억달러(120조원)인 금 현물 ETF의 운용자산(AUM)을 1년 안에 추월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가쁘게 오른 만큼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르면 이달 내 최대 15%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니엘 얀 매트릭스포트 공동 창립자는 전날 X를 통해 "가상자산 시장 정서는 환희에 차 있고 조심할 수준에 이르렀다"며 "개인적으로는 비트코인이 내달 말까지 -15% 수준의 조정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3월은 미국 연준 회의 등 거시 경제적 관점에서 매우 복잡한 시기라 조정장이 올 수 있다"며 "신고가 경신이 빠를지 조정장 도래가 빠를지 알 수 없지만, 단기 투자자라면 3월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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