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전자·22만닉스"…상승세 이어질까

삼전 장중 8만원 돌파·SK하닉 신고가 경신

반도체 업사이클 진입, '10만전자·22만닉스' 전망도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나란히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면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년3개월만에 장중 8만원을 돌파한 데 이어, SK하이닉스는 17만9500원까지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주가도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증권업계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가(최대)를 각각 10만원과 22만원으로 올려잡으며 '10만전자', '22만닉스'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다. 

삼전 장중 8만원 돌파·SK하닉 신고가 경신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700원(2.17%) 상승한 7만9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8만100원까지 오르면서 지난 2021년 12월28일(종가기준 8만300원) 이후 2년3개월만에 8만원선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4.25% 오른 17만66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강세는 미국 반도체 훈풍 영향이 컸다. 지난 25일 미국 마이크론의 주가가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이 확산됐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주 엔비디아가 개최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GTC2024' 이후 삼성전자 주식 쇼핑에 나서며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은 최근 6거래일(3월19일~26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2조9200억원 이상 순매수했고, 이에 뒤질세라 기관도 1조원 넘게 사들였다. 외국인과 기관의 폭풍 매수에 힘입어 이 기간 삼성전자의 주가는 10% 가량 올랐다.

SK하이닉스도 최근 4거래일 동안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583억원과, 1226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주가가 10% 넘게 상승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수요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면서 메모리 업사이클을 지지하는 쪽으로 시장 의견이 모이는 등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D램은 공급 제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반도체 업사이클은 최소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금은 메모리 업사이클 초입이기 때문에 D램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매수 포지션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증권사 '10만전자·22만닉스' 낙관론 확산

증권업계는 반도체 업황 개선을 전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은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양사는 AI 반도체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했지만, D램의 공급 제한과 재고 감소로 메모리 반도체 업사이클 진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화권 스마트폰 수요 회복과 AI 서버 투자, AI디바이스 출시에 따른 IT기기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빅테크 업체들의 고성능 AI 투자, 온디바이스AI 등 신규 어플리케이션 적용에 따른 메모리 탑재량 증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으며 목표가를 올려잡고 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차세대 HBM3E 12단(36GB) 제품에 대한 샘플 공급을 경쟁사 대비 수개월 선행해 진행하고 있다"며 "8단에 대한 퀄 테스트 승인은 올해 2분기 내 완료돼 하반기부터 매출이 발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HBM 열위에 대한 과한 우려가 형성시킨 밸류에이션(가치) 괴리를 회복할 국면"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으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낸드 출하량과 D램 판가, 스마트폰 출하량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3조원에서 5조5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목표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올린다"고 말했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를 향한 증권가의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사들의 SK하이닉스 목표가 평균은 19만1043원이다. SK증권은 최근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22만원으로 제시하며, 낙관론을 확대했다. 목표가 22만원은 현 주가(17만6600원) 대비 24.5% 높은 수준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 강세에 따른 HBM의 높은 성장성과 SK하이닉스의 시장 주도적 위치는 최소 내년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또 "8Hi(8단 적층 제품)에서 MR-MUF(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의 높은 생산성은 내년 물량에 대한 선제적 수주 가시성을 높이고, 수익성 측면에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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