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청장 재선, 김제선·이동한 극과극 공약 대결
김, 시민사회단체 시각 공약
이, 공직자 출신 경제 공약 위주
[대전=뉴시스] 4·10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대전 중구청장 재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제선, 무소속 이동한 후보. *재판매 및 DB 금지
국민의힘 소속 전임 구청장의 당선무효형 확정에 따라 치러지는 이번 선거엔 두 후보외에 새로운 미래 윤양수(59), 개혁신당 권중순(62) 후보도 출마해 4파전 구도가 됐는데, 윤양수·권중순 후보에 비해서 공약경쟁은 무소속임에도 사실상 국힘 후보를 자처하는 이동한 후보와 김제선 후보 위주로 흐르는 형국이다.
특히 시민사회단체와 공무원 등 출신 배경만큼 공약의 색깔과 내용이 선명하게 차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민주당 제17호 영입인재로 단수공천된 김제선 후보는 '풀뿌리사람들'을 창립하고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 민간독립연구소 희망제작소 소장 등을 지낸 진보계 인사다. 시민단체활동을 하면서 이재명 대표와 오래된 인연도 맺었고, 이 대표가 경기지사를 지낼 당시 경기도 평생교육진흥원장도 지냈다.
그가 내놓은 공약을 보면 다소 파격적이다. 그는 1호 공약으로 지역에선 처음으로 '동장 주민추천제'를 시행하겠다고 했다. 주민추천단이 동장 직위에 응모한 4급 공무원을 대상으로 투표를 해 후보를 뽑은 뒤 임용권자인 구청장에서 추천하는 방식이다. 기초단체장으로서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던 풀뿌리 주민자치를 실현하겠다는 의중이다.
관언유착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은 '계도지' 예산 삭감 구상도 밝혀 눈길을 끈다. 올해 기준 중구의 계도지 예산 7416만원을 삭감해 동장의 공약이행을 위한 예산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인데, 예산절감과 효율적 활용을 위해 지역 신문사와 기꺼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을 각오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역의 문화시설을 어르신 전용 실버극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공약도 밝혔다. 실버극장과 함께 부대시설인 추억의 음악다방 등을 사회적기업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직원 대부분을 실버 세대를 꾸려 저비용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폐업에 내몰리는 원도심 문화시설을 살리고 노인에겐 일자리도 제공하는 의미가 있다.
모든 여성청소년에게 생리용품을 무상 지원하고, 폐지수집 을 지양하고 헌 옷을 수거하고 리폼해 ‘자원 재활용 시장형 사업단’에서 일괄 판매하는 '업사이클링' 방식의 신개념 노인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전문 행정가 출신의 이동한 후보는 '경제'에 초점을 둔 공약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장우 시장이 제시한 '일류경제도시'와 코드를 맞추고 있다. 공직자 출신으로 그가 제시한 공약은 행정기관에서 검토되거나 추진됐던 내용이 많다.
그는 지방 행정고시에 합격 후 1998년 대전 중구청에서 공직을 시작했고, 대전시 국장을 지냈다. 특이하게도 유성구 부구청장과 대덕구 부구청장, 중구 부구청장 등 3번이나 부단체장을 역임했다. 30여년 행정을 맡아오면서 눈여겨 봤던 프로젝트를 가다듬어 공약화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1호 공약으로 중촌벤처밸리에 소상공인대학과 연수원을 설립하겠다고 했다. 중촌벤처밸리는 전임 구청장의 1호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국비를 받아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해 기업에 임대하고 지역 경제활성화와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이장우 시장도 전임 구청장이 중도 낙마하자 이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한 사업이다. 국힘 소속 단체장이 추진하던 사업을 승계하면서 플러스 알파를 추진해 완성도를 높이고, 자신이 사실상 국힘 후보임을 확실히 하겠다는 의중으로 읽힌다.
명품 음악공연장과 미술관 동시 조성 뜻도 밝혔는데, 이장우 시장이 제시한 선거공약과 맞닿아 있다. 이를 통해 이 후보는 3만5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1200억~2500억원이 소요돼 국비와 시비가 투입돼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범 여권의 후보 신분임을 강조하기 위한 뜻으로도 해석된다.
'빵 성지'로 전국적 명성을 얻고 있는 성심당이 중구에 있는 이점을 활용해 '빵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안도 내놨다. 민선 6기에도 시도된 적이 있는데, 용지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장선상에서 기업가형 전국구 스타 소상공인 발굴과 문화관광형 전통시장 조성을 통한 '빵잼도시'를 구현 하겠다는 구상도 밝히고 있다.
여기에 이 후보는 대흥동 인근 3532㎡ 규모의 ‘반려동물가족복지센터’를 만들겠다는 공약도 제시했다. 민원으로 대부분의 동물 시설이 시외곽 등 접근성이 낮은 곳에 있는 불편을 개선하기 위해 공원부지를 활용해 진료실, 입양센터, 사회화교육실, 반려동물을 위한 문화·서비스시설을 만들 계획이다.
이밖에 새로운미래의 윤양수 후보는 재개발을 통한 활력 있는 도시 조성, 효문화 관광단지화, 경로당 운영비 30% 증액 등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개혁신당 권중순 후보는 대전도심융합특구 조성을 추진하고 중구 효문화마을관리원과 한국효문화진흥원 통합 운영 및 효문화 테마공원 조성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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