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 트럼프 지지자라더니 중국 계정…美대선개입 정황

X·페이스북 등에서 미·바이든 비판 메시지

[우드사이드=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를 표방한 다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사실은 중국 정부와 연계된 가짜 계정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진은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15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우드사이드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 내 정원을 걸으며 대화하고 있는 모습. 2024.04.02.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를 표방한 다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사실은 중국 정부와 연계된 가짜 계정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러한 계정들이 음모론을 확산하고 당파적 분열을 추구기며, 대선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일례로 한 X(옛 트위터) 계정은 자신이 "아버지이자 남편, 아들"이라며 "끝까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었다. 마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구호다. 이 계정은 바이든 대통령이 죄수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퍼뜨리는 등 바이든 대통령을 비하하는 게시물을 다수 올렸다고 한다.

하지만 영국 싱크탱크인 전략대화연구소(ISD)에 따르면 이는 중국 정부와 연계된 네트워크의 이른바 '스패무플라주(Spamouflage)' 활동으로 보인다. 스패무플라주는 스팸(spam)과 위장(camouflage)의 합성어로, 일종의 가짜 정보 활동이다.

'MAGA 2024'를 표방하는 또 다른 X 계정은 바이든 대통령과 중앙정보국(CIA)이 우크라이나에 네오나치 집단을 파견했다는 러시아 방송 주장을 퍼뜨렸다. 이 계정은 자신을 미 LA에 거주하는 43세 트럼프 지지자로 포장했으나, 프로필 사진은 한 덴마크 남성의 여행블로그에서 도용했다고 ISD는 전했다.

유사한 활동을 벌인 한 계정은 지난해 5월 다른 게시물에 응답하는 과정에서 돌연 중국어를 사용했다. 또 다른 계정은 지난해 초까지 주로 중국어로 활동하다가 돌연 영어 계정으로 변경됐다고 한다. 일부는 최근 미 의회의 틱톡 금지 법안 처리 움직임에 바이든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이와 별개로 연구단체인 민주주의수호재단은 페이스북에서만 170개의 가짜 페이지와 계정을 확인했으며 이들은 반미 메시지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유포하고 있었다고 한다.

NYT는 이러한 활동이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중국의 전술적 변화 가능성을 암시하며, 중국은 최근 미중 갈등이 저하되는 상황에서도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훼손하고 당파적 분열을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약속과는 배치된다.

앞서 미 CNN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에서 미국 대선에 중국이 개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지난 1월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회담에서도 이러한 약속이 언급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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