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전 베트남서 시집온 새댁…곁엔 든든한 '韓친정엄마'
한국 친정엄마 결연으로 15년전 첫 만남
"기쁠때나, 슬플때나 위로하고 함께하고"
[김해=뉴시스] 김상우 기자 = 베트남에서 시집온 정미숙씨와 한국 친정엄마 결연으로 만난 류재숙씨가 1일 경남 김해시 거북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2024.05.01. [email protected]
[김해=뉴시스] 김상우 기자 = 5월은 어버이의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19년 전 수만리 베트남에서 시집온 정미숙(44)씨는 고향이 그립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 가족이 너무 보고 싶다.
하지만 이제는 한국에도 '친정엄마 결연'으로 맺은 엄마가 있어 5월이면 기쁘고 즐겁다.
경남 김해시에 사는 정씨는 5월이면 매일같이 한국에 있는 친정엄마인 류재숙(65)씨에게 전화를 하거나 식사를 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눈다.
류씨와는 지난 2009년 김해시가 주선한 '한국 친정엄마 결연사업'에 참가해 만났다. 마침 사는 집도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고향 베트남 호치민에는 부모님 형제들이 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2~3년에 한번씩 갔는데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이후로는 가지 못했다.
정씨는 "한국엄마의 도움을 많이 받는다"며 "기쁠때나 슬플때나 위로해 주고 함께해 주고 처음에는 외국 이민자라는 열등감이 있었는데 한마디 한마디 말씀을 듣고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녀 교육이나 한국어를 조기에 익혀 동시통역사로 일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받는 등 진정한 친정엄마"라고 했다.
류씨는 "자신도 아들 딸이 있지만 미숙이는 가슴으로 낳은 큰 딸이라 생각한다"며 "사실 만나 대화하면 자신이 더 배우는 것이 많을 정도로 매사에 적극적이고 노력을 많이 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류씨는 "한국어를 막힘없이 유창해 소통이 원활하고 사소한 일이라도 의논하고 무엇이든지 도전하려는 자세 등 나무랄데가 없다"고 칭찬했다.
정씨는 1980년 베트남 호치민 인근에서 태어났다. 한국 대기업에 다니는 베트남 친구가 회사 상사를 소개해서 2005년 남편(65)을 만났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16) 아들이 있다.
그는 "결혼 이후 부부싸움을 한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원만하고 시댁과도 잘 지낸다"고 했다. 최근에 시어머니가 주변 며느리들과 비교할때 "국산보다 수입이 낫다는 칭찬을 했다"며 웃었다.
정씨는 현재 베트남어 동시통역사로 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동안 동시통역사로 일하면서 결혼이주 여성들의 가정생활, 청소년 상담 등을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정씨는 "가정생활에서 이주여성은 우선 언어를 빨리 익혀야 한국사람이라는 소속감에 자신감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댁이나 남편은 내 가족이라는 믿음을 주고 실제 신뢰해 마음 편하게 해 줘야 하는데 여차하면 도망이라도 가지 않을까 의심을 하는 경우가 있는 같다"고 했다.
정씨는 앞으로 소망에 대해 "남편은 은퇴해 건강하게 제2막 인생을 보내길 바라고 고교생 아들은 강요하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존중해 하고 싶은 길을 가길 원한다"며 "자신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어려움이 있으면 돕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해=뉴시스] 김상우 기자 = 베트남에서 시집온 정미숙씨와 한국 친정엄마 결연으로 만난 류재숙씨가 1일 경남 김해시 거북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2024.05.0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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