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도 '역대급' 반전 드라마[삼성전자, 반도체 승부수②]
메모리 업계 '아픈 손가락' 낸드, 올 들어 반등
감산 효과, AI 데이터량 증가에 기업용 수요↑
"고용량 제품 수요 증가…수익 회복 추세 지속"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반도체 업황의 회복으로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1조9156억원, 영업이익 6조6060억원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고 30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8% 늘고 영업이익은 931.9% 급증했다. 2024.04.30. [email protected]
'비휘발성 메모리' 제품인 낸드는 그동안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D램 메모리 투자에 우선순위가 밀려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이어진 감산 노력과 함께 생성형 AI의 학습과 추론에도 대용량 저장장치 수요가 커지면서 품귀 현상까지 빚고 있다. 삼성전자는 서버용 SSD 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수익성 확보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올해 1분기(1~3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회의)를 통해 낸드 사업이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낸드 사업 흑자 전환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전 분기 대비 평균판매단가( ASP)가 30% 초반 상승하고, 제품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자산평가손실이 일부 환입된 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생성형 AI로 고부가 제품인 고용량 서버 SSD의 판매 비중이 증가세를 보인다고 밝혔다. SSD는 데이터 쓰기와 읽기에 낸드를 사용하는 저장 매체다.
김재준 삼성전자 부사장은 "최근 생성형 AI 모델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트레이닝(학습)과 인퍼런스(추론) 두 분야 모두에서 SSD 공급 요청이 급증해 접수되고 있다"며 오는 2분기 서버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의 비트(Bit)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00%, 연간 기준 출하량은 전년 대비 80% 수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SSD는 최근 고용량 제품을 중심으로 고객사 문의가 늘어나는 추세다.
AI 학습 과정에서는 파라미터(매개변수) 수 증가에 비례해 학습 데이터 크기가 커짐에 따라 성능과 데이터 저장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추론 과정에서도 정합성 개선 용도로 방대한 데이터베이스 보관용 스토리지가 사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서버용 SSD 주력 제품이 4테라바이트(TB) 제품에서 8TB, 16TB을 넘어 초고용량 제품인 64TB, 128TB 등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저장 방식의 진화로 인해 서버용 'QLC(쿼드레벨·quad Level Cell)' 수요가 늘고 있다. QLD는 데이터 저장 단위인 셀(cell) 한 개에 2진수 4자리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기술로, 동일 칩 크기로 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
반면 셀 하나당 구분해야 하는 데이터의 경우의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성능 달성과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전류의 흐름을 더욱더 세밀하게 제어해야 하는 등 기술 난도가 급격하게 높아진다.
김 부사장은 "서버형 QLC SSD의 비트 판매량은 상반기 대비 하반기 3배 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이며 "당사는 전통적으로 서버 및 스토리지 SSD 응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당 수요에 우선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제품 판매를 늘리기보다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이어간다. 일각에서는 낸드 업계의 가동률 정상화에 따라,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다만 김 부사장은 "낸드 2분기 비트그로스는 전 분기 유사 수준으로 전망한다"며 "2분기에도 수익성 회복 추세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