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도 5번 관람"…호암미술관 전시, 세계가 '주목'
한일중 불교미술서 '여성' 조명 세계 최초 전시
이재용 회장,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확대 감상
"우리 생에 한 번 밖에 없을 특별한 기획전"
[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호암미술관은 젠더 관점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언론공개회를 25일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갖고 약 90여 건의 불교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염원과 고뇌, 공헌에 주목하고, 동시대적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2024.03.25. [email protected]
4일 삼성에 따르면 '연꽃처럼'은 지난해 대대적인 리노베이션 이후 호암미술관의 첫 고미술 기획전이자 한국과 일본, 중국 3개국의 불교미술을 '여성'이라는 키워드로 본격 조명한 세계 최초의 전시다.
특히 해외 개인 소장가로부터 대여해 온 '백제의 미소'로 불리는 '금동 관음보살 입상'은 국내에서 일반인에 최초 공개하는 작품이다. 고려시대 국보급 작품인 '나전 국당초문 경함'은 전 세계에 단 6점만이 남아있는 진귀한 명품이다.
'이건희 컬렉션'도 함께 전시
이건희 선대회장의 기증품이 이병철 창업회장이 만든 미술관에 다시 돌아와 세계적인 명품들과 나란히 '세계 최초' 전시되는 특별한 인연도 관심을 끈다.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전시 전경 (2부 2섹션), 사진 제공=호암미술관 *재판매 및 DB 금지
호암미술관은 이번 기획전의 기획과 전시에만 5년의 시간을 쏟아부었다.
전시에 포함된 미국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소장 '수월관음보살도' 같은 고서화는 자국 소장처에서도 자주 전시하지 않고, 한번 전시되면 상당 기간 작품 보존을 위해 의무 휴지기가 있다. 그만큼 전시되는 기회 자체가 드물다.
해외에서 중요 작품 한 두 점을 대여해 전시하는 경우는 있지만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에 소재한 27개 컬렉션에서 불교미술 걸작품 92점(한국 48·중국 19·일본 25)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도 극히 이례적이다. 92건 중 한국에 처음 들어온 작품은 47건이다.
기획전을 관람한 국내외 미술전문가들이 "세계 유수의 불교미술 명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어쩌면 우리 생에 한 번 밖에 없을 특별한 기획전"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오는 16일 폐막을 앞둔 '연꽃처럼' 기획전은 한국 불교미술 전시에 새로운 획을 긋는, '다시 보기 힘든 기획전'이라는 평가 속에 미술 전문가는 물론 일반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27일 개막 후 지난달 말까지 총 6만명이 관람, 하루 평균 관람객 수가 1000명이 넘었다. 지난 3월에는 방탄소년단(BTS) 멤버 RM이 전시를 찾은 뒤 SNS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폐막을 10여일 앞두고 관람객 발걸음은 더 잦아지고 있다.
[용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호암미술관은 젠더 관점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언론공개회를 25일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갖고 약 90여 건의 불교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염원과 고뇌, 공헌에 주목하고, 동시대적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사진은 당대 최고 권력자의 아내 혹은 어머니였을 진한국대부인 김씨(辰韓國大夫人 金氏)가 1345년 조성한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7권중 4권'. 2024.03.25. [email protected]
이재용, '감지금니 묘법연화경' 확대 감상
이 회장은 함께 방문한 일행들에게 '감지금니 묘법연화경'을 확대해 세밀하게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돋보기'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감지금니 묘법연화경'은 당대 최고 권력자의 어머니였을 진한국대부인 김씨가 1345년 조성한 작품이다.
[용인=뉴시스] 이현주 기자 = 호암미술관은 젠더 관점에서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조망하는 기획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언론공개회를 25일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에서 갖고 약 90여 건의 불교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염원과 고뇌, 공헌에 주목하고, 동시대적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는 여러 미술전문가들에게도 극찬을 받았다.
이솔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미술학과 교수는 "불교미술 전시에서 볼 수 없었던 공간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곡선으로 연출한 관음보살도 공간에 이어 직선으로 구획된 백자 불상(백자 백의관음보살 입상) 공간이 이어지는 연출이 현대미술 전시장을 보는 것 같이 신선했다"고 평했다.
이데 세이노스케 일본 규슈대 교수는 "귀중한 작품들이 한국에서 처음으로 재회해 한 자리에 늘어선 모습이 장관이었다"며 연구자들의 염원을 이뤄 준 전시회"라고 말했다.
김영나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한 곳에서 보기 힘든 불교미술의 명품들"이라고 극찬했고, 정병모 전 경주대 교수는 "백제 불상의 미소가 그리워 여러 번 전시를 관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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