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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에 찾아왔는데…" 집단휴진에 발길 돌리는 시민들[현장]

등록 2024.06.18 11:13:55수정 2024.06.18 18: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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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혼란 없지만 일부 불편 겪어

휴진 예고하고 실제론 운영하기도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의료계 집단휴진이 예고된 18일 오전 9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의 한 이비인후과 문 앞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06.18.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의료계 집단휴진이 예고된 18일 오전 9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의 한 이비인후과 문 앞에 휴진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06.18. iambh@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화성=뉴시스] 이병희 양효원 기자 = 의료계 집단휴진이 예고된 18일 경기남부지역에서는 정상 운영하는 병·의원이 많아 큰 혼란은 없었지만 일부 휴진 동참으로 시민들이 발길을 돌리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이날 오전 9시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의 한 이비인후과 문 앞에는 '병원 사정으로 6월18일(화) 휴진합니다. 6월19일(수) 정상진료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불이 꺼진 병원 내부는 평소와 달리 조용하기만 했다.

'병원사정'으로만 쓰여 있어 집단휴진 동참 여부를 확인할 수 없지만, 아파서 방문한 환자들은 불편을 토로했다.

아이가 콧물이 나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는 정모(39·여)씨는 어린 아이를 안고 계단을 올라오더니 안내문을 보고 당황했다.

그는 "뉴스에 집단휴진 얘기가 나오더니, 여기도 그런 건가. 땡볕에 아이까지 데리고 일부러 이비인후과를 찾아왔는데, 공지도 없이 문을 닫는 건 무슨 경우인가. 너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의료계 파업으로 불편을 겪은 적이 없었는데, 실제로 겪으니 황당하다. 오늘 오후에 큰 애 병원도 예약돼 있는데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얼마 뒤 또 다른 시민도 기침을 하면서 이비인후과를 찾았다가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

변모(65)씨는 "자꾸 목이 잠기고 기침이 나서 일부러 한참 걸어 여기까지 왔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근처에 이비인후과가 없어서 이 더위에 또 한참 걸어야 한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다만 취재진이 찾은 파장동 일대 다른 내과, 정형외과, 피부과 등은 정상 운영하고 있었다.

천천동의 한 이비인후과는 포털사이트에 '오늘 휴무'로 뜨지만, 실제로는 정상 운영했다. 입구에서 간호사가 환자들의 열을 재고, 내부는 환자들로 북적였다.

해당 의원 관계자는 "집단휴진에 동참할지 말지 원장님께서 계속 고민하셨다. 포털사이트에는 '휴진'으로 나오지만, 우선 환자를 받기로 했다. 오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환자들이 계속 오면 운영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화성=뉴시스] 양효원기자=대한의사협회가 집단 휴진에 돌입한 18일 오전 9시께 경기 화성시 반송동 한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휴진 안내문을 붙이고 문을 닫은 모습. 2024.6.18. hy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화성=뉴시스] 양효원기자=대한의사협회가 집단 휴진에 돌입한 18일 오전 9시께 경기 화성시 반송동 한 소아청소년과 병원이 휴진 안내문을 붙이고 문을 닫은 모습. 2024.6.18. hy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날 오전 9시 화성시 반송동 한 내과 역시 문을 굳게 걸어 잠근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병원 문에는 '진료안내 6/18(화) 휴진합니다. 감사합니다'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해당 병원은 원래 공휴일과 일요일에 휴진하는 곳이다.

휴진 사실을 모르고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은 윤모(39)씨는 "의사들이 특권 의식에 가득 차 이런 행동을 하는 것에 이제 신물이 난다"며 "생명을 다루는 사람이 집단으로 움직이는 것이 맞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가 열이 나서 병원을 찾았던 윤씨는 휴대전화로 인근 소아과를 검색한 뒤 "다시는 이 병원에 오지 않겠다"며 발길을 옮겼다.

화성시 능동 소재 또 다른 병원은 '에어컨 고장'을 이유로 휴진했다. 취재진이 찾은 오전 9시30분께 실제 병원 내부 천장 에어컨 덮개가 열린 모습이었지만, 보수 공사를 하고 있지는 않았다.

휴진 사실을 모르고 헛걸음한 시민은 "핑계도 참 여러가지다"라고 비판했다.

김모(40)씨는 "아이가 배가 계속 아프다고 해 병원에 왔다. 이 병원은 연중무휴, 365일 문을 열던 병원"이라며 "에어컨 보수로 휴진한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질타했다.

김씨 역시 휴대전화로 다른 소아과를 검색해 자리를 떠났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집단 휴진을 예고한 이날 휴진하겠다고 신고한 도내 의원급 의료기관(지난 13일 기준)은 전체 8204곳의 2.9%인  238곳이다.

정부와 각 시군에서는 이날 오전 9시 전체 의료기관에 대해 의료법 제59조제2항에 따른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각 의료기관은 휴진신고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경우 진료해야 한다.         

문 여는 병·의원은 129(보건복지콜센터), 119(구급상황관리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1577-1000), 건강보험심사평가원(1644-2000) 콜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또는 앱으로 확인을 희망하는 경우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 보건복지부(www.mohw.go.kr) 홈페이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www.hira.or.kr) 홈페이지, 응급의료정보제공(E-Gen) 앱(App) 등을 이용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iambh@newsis.com, hy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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