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이틀째 '김건희·이재명' 정치 공방·곳곳 파행…민생국감은 사라져(종합)
여, 이재명 '코나아이·헬기 이송' 특혜 의혹 제기
야, 김건희 '명품백 수수·공천 개입' 의혹 조준
정무위 개의 34분만에 파행…사라진 정책 국감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민권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정승윤 부위원장이 지난달 9일 전원위원회의에서 한 '야당 위원들 전부 고소 고발' 발언을 두고 고성이 오간 뒤 정회돼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2024.10.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이승재 정금민 조재완 최영서 기자 = 여야는 국정감사 이틀째인 8일 김건희 여사와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정쟁을 이어갔다. 국감장 곳곳에서 강하게 충돌했고 일부는 설전이 격해지면서 파행하기도 했다. 당초 약속했던 정책 국감은 뒤로 밀렸고, 이를 상대 당 탓으로 돌리기에만 바쁜 모습도 보인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감에서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지역화폐 운용사 '코나아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 의원은 "코나아이의 한 임원은 이재명 성남시장 당시 산하기관에 근무했던 측근 인사였고 2017년 이재명 대선 후보의 홍보를 담당했던 사람"이라며 "코나아이 임원 경력을 가진 인사가 지역화폐 업무를 담당하는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의 상임 이사로 채용돼 논란이 됐다"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지역화폐가 가장 효율적인 소비 진작, 국민 소득 지원, 골목상권 활성화 등에 효과가 있는 정책이라고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 적어도 이런 문제와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 특혜 의혹만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에 대한 철저한 사실, 진실 규명과 수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씨의 음주운전 논란을 부각했다.
조 의원은 "문 씨가 음주 운전을 했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0.149%였다"며 "이런 상태에서 사고가 나는 경우 사망한 사고가 많다. 문 전 대통령도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고 했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국민적 여론이 철저하게 처벌되어야 한다는 게 있는 것 같다"며 "경찰에서 수사 중이니까 절차에 따라서 그에 맞는 처벌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김 여사를 둘러싼 명품가방 수수·공천 개입·주가 조작 관여 의혹을 정조준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결정을) 했다"며 "공직자들에게 부인이나 배우자를 통해 금품을 수수해도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어 "김 여사가 명태균 씨 등을 통해 공천에 개입한 의혹도 있다"며 "이 사안은 후보 매수가 될 수 있고 직권남용이 될 수 있고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겨냥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으로 유죄 선고를 받은 A씨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 여사도 BP(블랙펄) 패밀리'라고 진술했다는 언론 보도 등을 언급하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0.08. [email protected]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민권익위원회 대상 국정감사는 개의 34분 만에 파행했다. 야당을 법적 조치하겠다는 정승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발언에 민주당이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가면서다.
오후 속개된 국정감사에서는 이 대표의 헬기 이송 논란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올해 1월 흉기 습격을 당한 이 대표가 의료 헬기를 이용하는 특혜를 누린 뒤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야당은 관련자 징계가 '2차 가해'라고 공세를 펼쳤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이 대표 측의 요청으로 헬기가 동원된 상황을 설명하며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 의사와 소방본부 공무원들은 행동강령 위반으로 징계를 받게 됐다. 그러나 정작 헬기를 요청한 쪽은 관련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징계를 받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결국 애꿎은 공무원들만 처분을 기다리면서 현업에서 본업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며 "일반인이라면 수술이 가능한데도 가족 요청으로 소방헬기가 출동해 서울대병원으로 전원 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권익위가 이것을 문제 삼기 위해 억지로 이 사안을 해석한 것"이라며 "닥터헬기가 아닌 소방헬기를 이용했으며 헬기 운영지침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천 의원은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게 아니기 때문에 권익위가 이야기하는 징계 절차는 원천적으로 잘못됐다"며 "담당 소방공무원과 의료진, 테러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것이자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주민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4.10.08. [email protected]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이 대표의 '헬기 이송 특혜'가 도마에 올랐다.
여당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이 대표가 지난 1월 부산에서 괴한에게 피습을 당한 뒤 헬기를 이용해 서울로 전원(轉院·병원을 옮김)된 것은 특혜라고 규정하고 응급헬기 출동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 대표가 당시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강조하면서 당시 테러를 '헬기 이송 특혜'로 프레임을 바꾸려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행위라고 반발했다.
서명옥 국민의힘 의원은 "초등학생도 특혜라고 판단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사항"이라며 "부산시 의사회도 당시 이 대표 헬기 특혜를 두고 지역의료계를 무시하고 의료 전달체계를 짓밟는 작태라고 했고 특권의식에 몰입된 행동이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는 국회에서 국가기관의 행보에 대해 감사하는 것 아니냐. 취지에 맞게 진행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이냐. 윤석열 대통령 아니냐. 국정감사 취지에 맞지 않게 회의를 진행하느냐"고 반발했다.
여당은 민생을 위한 국정감사에서 이 대표 방탄을 위해 야당이 정쟁만 외치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어제 시작된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본래의 취지를 상실해 버렸다"며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국회의 입법권이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을 겨냥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를 두고 '김건희는 정권 실세, 명태균은 비선 실세'라는 말이 돌아다닌다"며 "뛰는 천공 위에 나는 명태균이냐"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이철규(왼쪽) 위원장과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언쟁을 벌이다 중지돼 여야 의석이 비어 있다. 2024.10.0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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