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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한강 책으로 독서 입문"… '텍스트힙' 열풍 부를까

등록 2024.10.11 17:22:05수정 2024.10.11 20: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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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한강 작가 도서 인증 잇따라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 에디션 원해"

문효민 인턴기자=10일 소설가 한강(54)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서울 청계천 '책 읽는 맑은 냇가'에서 시민들은 한강 작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진은 오늘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구매했다는 시민. 2024.10.11.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문효민 인턴기자=10일 소설가 한강(54)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서울 청계천 '책 읽는 맑은 냇가'에서 시민들은 한강 작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사진은 오늘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구매했다는 시민. 2024.10.11.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효민 인턴 기자 = "트리거(기폭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SNS에 한강 작가 책 구매했다고 올리는 친구들이 많더라고요."

이재형(26·남)씨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청년 세대가 독서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거라고 전망했다. 이 씨는 한강 작가가 어떤 책을 썼는지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11일 낮 서울 청계천 서울야외도서관, 점심시간을 활용해 냇가에서 책을 읽는 시민들은 지난 10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젊은 층의 텍스트힙 열풍을 불러 출판계, 서점업계의 훈풍을 불어 넣을지 주목된다.

텍스트힙이란 글자(text)와 멋지다(hip)를 결합한 단어로, 종이책과 독서를 통해 자기의 멋짐을 드러내려는 젊은 세대 트렌드다. 이들은 책을 읽는 자신의 모습을 SNS에 올리거나 좋은 구절을 공유하기도 한다. 서울시 야외도서관 담당자는 "책 읽는 맑은 냇가는 주로 주변 직장인이나 MZ세대"라며 "젊은 세대가 청계천에서 책 읽는 사진도 SNS에 활발히 올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독서 열풍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을 듣고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구매한 김민지(27·여)씨는 "종이 책으로 읽으면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지만, 모니터를 통하면 잘 읽히지 않는다"며 "이에 오늘 서점에 가서 종이책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노벨상을 받았다고 하면 전 국민 관심이 모이니까 단기적으로 독서 붐이 일 것"이라고 봤다.

최지원(23·여)씨는 텍스트힙 문화에 대해 "긍정적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젊은 세대 문해력, 어휘력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이런 때 '멋내기'용 혹은 SNS 게시용으로라도 책을 읽으면 문해력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주연(23·여)씨도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해시태그처럼 자연스러운 SNS 문화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과시만을 위한 거라면 알맹이 없는 껍데기겠지만, 진정 좋은 글을 공유하고 싶어서 올리는 사람도 많은 만큼 나쁘게만 볼 현상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윤재(30·남)씨 또한 "책을 읽는 나와 종이책 내용을 SNS에 공유하는 행위의 의도가 무엇이든 사회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게시글을 보는 팔로워들을 예비 독자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봤다.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한 에디션 출간을 기다리는 청년도 많았다. 청계천에서 만난 김수진(30·여) 씨는 "한강 작가가 이룬 업적이 역사적, 문학적으로 의미가 있어 괜히 울컥하고 감동"이라며 "당장 책을 사고 싶지만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는 문구가 붙은 에디션을 사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 또한 "집에 표지가 예뻐서 산 책이 정말 많다"며 "책은 표지에서 먼저 끌려야 읽을 마음이 생기는 만큼 노벨상 수상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이 빨리 나오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창비 관계자는 10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상 에디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시아 여성 최초' 타이틀에도 청년 세대의 관심이 쏠렸다. 진모(28·남) 씨는 "한강 작가가 누구인지 몰랐는데 '아시아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이라고 들었다"며 "그 소식을 들으니 한강 작가가 궁금해지고 그의 책을 읽어보고 싶어졌다"라고 말했다.

채송화(24·여) 씨 또한 "한국 첫 노벨문학상도 놀라운데, '아시아 여성 최초'라는 말이 머릿 속에서 떠나질 않는다"며 "현재 외국에 공부하러 와 있는데 한국인이라는 게 자랑스러운 순간"이라고 말했다.

윤석진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청년 세대가 독서를 시작하는 계기는 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얼마나 지속되느냐는 것"이라며 "한강 작가 작품으로 자연스럽게 독서 인구 유입이 될 수도 있지만, 유행처럼 지나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행처럼 지나가지 않으려면 '한강이 읽은 독서 리스트'를 바탕으로 독서를 시작하거나 동네책방 독서 모임으로 독서 습관을 들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문효민 인턴기자=책 읽는 맑은 냇가에 한강 작가의 도서 에디션이 전시돼 있다. 2024. 10. 11.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문효민 인턴기자=책 읽는 맑은 냇가에 한강 작가의 도서 에디션이 전시돼 있다. 2024. 10. 11.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11일 낮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도 노벨문학상 발표가 나자마자 한강 작가 작품 매대를 만들었다. 현재 청계천 '책 읽는 맑은 냇가'에도 한강 작가의 도서 에디션이 전시돼 있다.

서울시 야외도서관 담당자에 따르면 한강 작가 책이 품절 현상을 빚고 있어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곧 한강 작가 책 대부분을 청계천에 구비할 예정이다. 교보문고는 11일 한강 도서의 판매량이 수상 발표 이후 451배 상승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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