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진단' 지르코늄-89, 태국행…아세안 국가 첫 수출

원자력연구원, 태국원자력연구소에 Zr-89 공급개시

지르코늄-89 생산시스템 고도화…아시아 시장 확대

[대전=뉴시스] 지르코늄-89(Zr-89) 포장내부 납용기(왼쪽)와 포장외장 용기(가운데), 방사성동위원소 용액.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2024.10.30.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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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산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지르코늄-89(Zr-89)'이 처음으로 아세안 국가에 수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RFT-30 사이클로트론을 활용해 생산한 지르코늄-89를 태국 원자력연구소(TINT)에 수출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이클로트론은 양성자를 가속해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입자 가속기다.

지르코늄-89는 체내 약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영상용 방사성동위원소다. 반감기가 길어 의약품, 나노 바이오소재 등의 장기간 이동을 추적하는데 뛰어나다. 주로 PET(양전자방출단층촬영장치)에 쓰이며 종양, 면역연구 등 다방면에 활용된다.

이번 수출 물량은 3mCi(밀리퀴리/0.5㎖ 용량)로 1회 사용량이지만 TINT의 유방암 진단제 개발과 상용화의 초석을 다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실험이 완료되면 정기적으로 지르코늄-89가 태국에 공급될 예정이다.

TINT는 현재 유방암 세포를 찾아내는 유방암 진단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진단제에 지르코늄-89을 주입하면 체내에 퍼져있는 유방암 위치를 정확히 확인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확인된 암세포를 방사선이나 약물 등으로 제거한 후 다시 진단제를 투여해 치료 경과를 확인 할 수도 있다.

태국의 연간 유방암 발병률은 2020년 인구 10만 명당 37.8명으로 전체 여성 암 발병 건수 중 1위를 차지한다. 2019년부터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및 이용연구에 대한 국제업무협약(MOU)을 맺고 있는 원자력연구원에 지르코늄 수출을 의뢰했고 올해 관련 연구에 본격 착수한다.

사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 박정훈 박사팀은 고품질의 지르코늄-89 생산 안정화를 위해 시스템을 단계별로 고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정제와 제어시스템에 이어 냉각시스템을 개발해 지르코늄-89 생산량을 30%(200mCi→ 260mCi) 증량했다. 이를 통해 아시아 국가로 수출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18년 지르코늄-89 국산화에 성공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세브란스 등 국내 연구 기관과 병원에 연구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어 2022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원자력공사에, 지난해에는 파키스탄 암병원에도 수출하는 등 국산 동위원소의 수출활로를 개척하고 있다. 아·태원자력협력협정 사무국(RCARO)과 협력해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첨단방사선연구소 정병엽 소장은 "연구원이 확보한 방사성동위원소 기술은 아시아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박사는 "지르코늄-89는 차세대 방사성동위원소로 다양한 의약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고 동위원소 생산 조사장치, 정제 및 분리장치 시스템 등 독자 개발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스템의 수출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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