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문제 없다"…고려아연, 유상증자 끝낼 수 있을까?
고려아연, 사실관계 통해 논란 해소 방침
금감원 조사 불구, 반드시 유증 한다는 입장
위법 여부 따라 경영권 분쟁, 새 국면 맞을 듯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 계획 등 경영권 방어 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박기덕 사장과 참석하고 있다. 2024.10.02. [email protected]
고려아연이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위법한 일이 없었다는 점을 금융감독원에 적극 소명하며 논란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금감원 조사에서 고려아연의 위법 사항이 드러나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이 금감원 조사에서 유상증자를 둘러싼 위법 의혹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금감원 조사와 관련해 사실 관계를 정확하고 성실하게 설명하고, 논란을 적극 해소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고려아연의 유상증자를 위한 기업 실사 기간(10월14~29일)과 고려아연 공개매수 기간(10월2~23일)이 일부 겹친다는 금감원 지적에 대해 고려아연은 순전히 '단순 기재 오류'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측은 이와 관련 "실사 보고서에 14일부터라고 기재한 것은 자사주 공개매수에 따른 차입금 처리와 관련해 저금리의 부채 조달을 위해 증권사와 한 회사채·CP(기업어음) 등 부채 조달 방안을 검토한 것을 잘못 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료가 공개된 상장법인이라도 회사채 발행 등 부채 조달 실사 결과를 유상증자 실사에서도 거의 똑같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가 기존 실사 결과를 그대로 증자에도 활용하면서 14일부터 유상증자 실사를 한 것으로 신고서에 착오로 기재했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이같은 해명과 함께 원래 계획대로 유상증자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단순 착오나 실수 등으로 생긴 오해일 뿐, 실제 법적 문제는 없다는 게 고려아연 측 입장이다.
위법 드러나면 치명상 입을 가능성
금감원이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유상증자 무산 이상의 여파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최윤범 회장 측 의사결정에 찬성표를 던졌던 국민연금의 표심이 어떻게 바뀔지 주목된다.
국민연금 입장에선 금감원이 일단 고려아연 유상증자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실제로 이를 입증할 증거가 나온다면 이후에는 최 회장 측을 계속 지지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율 경쟁에서 영풍 측(38.47%)이 최윤범 회장 측(35.40%)보다 3.07%p 앞서고 있어, 지분율 7.5%를 보유한 국민연금은 중요한 캐스팅보트로 꼽힌다.
일부에선 금감원 조사로 최윤범 회장 측이 추진한 유상증자에 법적 하자가 있을 경우, 그동안 우호 지분으로 봤던 국내 대기업 표심에도 묘한 기류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본다. 현대차(5.05%), 한화(7.75%), LG(1.89%) 등이 최 회장 측에게 어떤 입장을 보일 지 주목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고려아연 기타비상무이사인 김우주 현대차 기획조정1실장은 이달에만 3차례 열린 고려아연 이사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이번 금감원 조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의 지지가 엇갈리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