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CEO]엔비디아·TSMC·MS까지…AI 시대 주도하는 SK 최태원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4.11.04. [email protected]
[편집자주] 기업 최고경영자의 발걸음에는 치열한 고민이 녹아 있습니다. '주간 CEO'는 과거의 활동, 현재의 고민, 미래의 먹거리 등 기업 CEO의 분주한 활동을 되짚고, 그 의미를 발견하는 코너입니다.
CEO가 만나는 사람과 그들의 동선을 점검해 기업의 현안이 무엇이고, 미래는 어떻게 바뀔지 독자 여러분께 전달하겠습니다.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SK는 반도체, 데이터센터, 서비스개발 등 모든 것을 커버하는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입니다. 좋은 AI가 우리 세상에 빠르게 오도록 노력 중이며, 글로벌 AI 확산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SUMMIT) 2024'에서 첫 기조연설자로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서는 자신감과 여유가 넘쳐났습니다.
이번 SK AI 서밋 행사는 국내 최대 AI 심포지엄으로 역대급 라인업을 자랑했습니다. 최 회장은 기조연설 도중 영상을 통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웨이저자 TSMC CEO 등을 연결하며 친분을 과시했는데요.
특히 황 CEO와는 '장안의 화제'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관련, "출시 계획을 더 앞당기겠다"는 대화를 주고 받아 행사장을 술렁이게 했습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3E을 주력 공급하고 있고, 다음 버전인 HBM4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논의를 한 것인데요.
황 CEO는 "SK하이닉스의 공격적인 제품 출시 계획이 빠르게 실현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고, 최 회장은 "지난번 황 CEO를 만났을 때 HBM4 공급 일정을 6개월 당겨달라고 요청했는데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할 수 있다'고 해서 황 CEO에게 6개월 앞당기겠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최 회장은 "황 CEO가 만날 때마다 우리쪽에 빨리 출시를 해내라는 요구를 하고 있어 SK하이닉스는 더 바빠지고 있다"며 "이 같은 황 CEO 덕분에 엔비디아가 세계를 이끄는 회사가 됐다"고 양사 간의 파트너십을 강조했습니다.
SK의 또 다른 우군인 TSMC와의 인연도 전했는데요. 그는 TSMC 창업주인 모리스 창과의 일화를 소개, "20여년간 알고 지내온 관계"라며 "TSMC와 이야기할 때마다 가슴이 따뜻해진다. 파트너사를 존중하고 파트너사의 고민 해결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웨이저자 TSMC CEO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SK하이닉스의 HBM은 오늘날 데이터 집약적인 환경에서 AI 가속화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생태계 전반에 걸친 긴밀하고 깊은 협력만이 새로운 가능성을 열 것"이라고 협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현재 글로벌 AI 시대를 이끄는 빅테크 CEO들이 연달아 등장한 데에는 최 회장과의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되었다는 후문입니다. 그는 전 세계로 출장을 다니며 AI 관련 주요 인사들과 면담을 갖고 다양한 논의를 통해 사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그렉 브로크만 오픈AI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2024.11.04. [email protected]
한 참석자는 "최 회장이 이번 AI 행사에 굉장히 공을 많이 들였다"며 "복장도 AI 리더들 중에 젊은 사람들이 많은 만큼 딱딱한 양복이 아닌 부드러운 캐주얼 느낌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AI 시대 HBM 경쟁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압도하고 있는 가운데 최 회장의 태도에서도 여유가 묻어났는데요.
그는 기조연설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반도체 업계 1·2위 자리가 바뀔 수 있다는 말에 "삼성은 우리보다 많은 기술과 자원을 갖고 있다"며 "이 AI 물결에 삼성도 잘 타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잘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덕담을 건넸습니다.
SK와 삼성의 달라진 위상은 같은 날 치러진 AI 관련 행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통상 매년 비슷한 시기 AI 관련 행사를 진행하던 양사였지만 올해 SK는 기존 '테크 서밋'으로 열어왔던 SK텔레콤 차원의 행사를 'AI 서밋'으로 이름을 바꾸고 규모를 그룹 전체로 키워 국내 최대 AI 심포지엄으로 키웠습니다.
반면 삼성은 지난해까지 공개 행사로 열었던 AI 포럼을 올해 비공개로 개최했는데요. 딥러닝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를 비롯해 글로벌 AI 석학들이 강연자로 나섰지만 아쉬움이 다소 묻어난 자리였습니다.
SK하이닉스가 현재 HBM을 중심으로 AI 시장을 이끄는 데는 최 회장의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죠. 최 회장은 우리 세상에 좋은 AI가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는데 SK가 주도할 AI 세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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