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신생아 비닐봉지 넣어 숨지게 한 20대 친모 2심도 징역형

[부산=뉴시스]부산 연제구 부산법원종합청사 전경.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출산 직후 아이를 비닐봉지에 넣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친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재욱)는 27일 오후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아동학대살해) 위반 혐의로 기소된 A(20대·여)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검찰과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3년6개월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19일 오전 부산 중구의 한 모텔에서 신생아를 출산했다. 이후 A씨는 자신이 흘린 혈흔 및 태반, 신생아를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같은 날 오후 신생아의 시신이 담긴 비닐봉지를 휴지로 덮어 쓰레기로 위장하고, 모텔 방안에 둔 채 도주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 측은 항소심에서도 '아동학대살인죄'가 아닌 '영아살해죄’'또는 '살인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동학대살인죄는 2021년 3월부터 시행된 일명 '정인이법'(아동학대범죄처벌 특례법 개정안)에 신설된 조항으로, 아동을 학대하고 살해한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아동학대살인죄는 살인죄(사형·무기·징역 5년 이상)나 영아살해죄(10년 이하)보다 법정 하한형이 높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애초에 아동을 출산한 후 제대로 구호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아동학대 살인죄 입법 경위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이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명이라는 절대 가치와 이를 침해한 죄질의 중대성, 피해자의 고통 등은 불리한 정상"이라면서 "다만 항소심에서 A씨는 아이의 울음까지 들었다는 사실을 진술하는 등 범행을 인정하며 사실관계는 다투고 있지 않다. 또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이다. 이같은 양형 사정은 원심에서 모두 반영됐고, 추가로 원심의 형이 변경될 새로운 사실도 없다"고 판시하며 검사와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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