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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구두개입"…'10조 증안펀드' 투입 시점은

등록 2024.12.10 11:20:23수정 2024.12.10 12:4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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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입되면 16년 만…2008년 가동 당시 코스피 한달 간 19%↑

전문가들 "심리 안정 효과…실제 수급 효과는 미미"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28.16)보다 67.58포인트(2.78%) 내린 2360.58에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61.33)보다 34.32포인트(5.19%) 하락한 627.01,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19.2원)보다 17.8원 오른 1437.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4.12.09.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428.16)보다 67.58포인트(2.78%) 내린 2360.58에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61.33)보다 34.32포인트(5.19%) 하락한 627.01,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19.2원)보다 17.8원 오른 1437.0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4.12.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10조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를 즉시 시장에 투입할 수 있단 정부의 메시지가 7일째 반복되면서 실제 투입 시점에 시장 관심이 쏠린다. 증안펀드는 역대 증시 위기 상황에서 몇차례 조성되긴 했지만 실제로 증시에 투입된 건 2008년 금융위기 때가 마지막이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향후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시장 안정 조치를 총동원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국내 경제팀 수장들(F4)은 비상계엄 선포·해제 이후 매일 아침 은행연합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정부가 말하는 시장 안정 조치에는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과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이 포함된다. 계엄 선포·해제 이튿날인 지난 4일 오전 증안펀드의 즉시 가동 준비 메시지가 나온 뒤 정부는 회의 때마다 이를 반복 언급하고 있다.

증안펀드는 주가가 급락하고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을 때 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할 목적으로 조성되는 증시 부양 카드다. 증권사, 은행 등 금융회사와 증권 유관기관들이 기금을 마련한다.

하지만 실제 투입 시점이나 가동 기준 등에 대해 금융당국은 함구하고 있다. 실제로 증안펀드가 가동된 건 지난 2008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정부는 증시안정 펀드로 조성된 약 5000억원 중 1030억원을 증시에 투입했다. 투입 당일 코스피는 5.80% 상승 마감했으며 이후 연말까지 약 한달 새 18.5% 상승했다.

이후론 구두 개입을 통해 과도한 패닉셀을 방지하는 수준으로만 쓰였다. 코로나19로 코스피가 1400선까지 밀렸던 2020년에도 증안펀드가 약 10조원 규모로 조성이 됐으나 실제로 투입되진 않았다. 당시 조성된 증안펀드는 코스피가 2100선까지 밀린 2022년 4분기에 재가동이 추진됐지만 정부는 역시 "언제든 즉시 가동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데 그쳤다.

정부가 신호를 주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안정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실탄을 장전하고 있다는 메시지만으로도 투자 심리를 잡고 과도한 패닉셀을 방지하는데 어느정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거래대금 위축, 특히 개인들의 이탈, 코스피 연저점 경신, 글로벌 증시와의 괴리 확대 등이 겹치면서 이번에야말로 실제 투입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증안펀드는 16년 만에 실제로 투입될 수도 있다"며 "일각에서는 서킷브레이커 발동 등을 근거로 투입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될 정도로 국내외 증시가 불안해질 가능성은 현 시점에서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면서도 "국내 증시의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 강도는 거의 23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부의 신중론에는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질적인 주가 부양 효과보단 심리 안정 효과가 큰 조치라, 가동시 구두 개입 이상 효과를 볼 지 장담하기 어렵단 것이다.

자본시장에 정통한 한 익명의 관계자는 "증안펀드는 상징적 의미일 뿐, 많은 시장 전문가들은 증안펀드 효과가 실질적으로는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안펀드가 1조원이 조성돼도 크게 만드는 것이고 하루 1000~3000억원 정도 투입될텐데, 코스피 코스닥 거래대금을 15조원으로 잡으면 겨우 1~2% 정도"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주가를 부양하는 역할을 하기보단 시장에 '낙폭이 과도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라'는 의미로 발동되는 서킷브레이커와 같이 심리적 효과를 주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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