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생물보안법안, 연내통과 불발…K바이오 "너무 기대했나"
내년 연장전 돌입…"불씨, 아직 꺼지지 않아"
[베이징=AP/뉴시스]2017년 11월9일자 자료사진으로, 중국의 국장 옆에 미국 성조기가 게양돼있다. 2024.12.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미국 의회가 추진해온 생물보안법안(Biosecure Act)이 결국 연내 통과가 불발됐다.
20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및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생물보안법안이 매년 통과되는 ‘2025 국방수권법’에서 최종 제외된데 이어 연내 통과되는 필수 법안인 ‘예산지속결의안’에도 포함되지 못해 연내 통과가 불가능해졌다.
올해 통과가 유력했던 생물보안법안은 막판에 민주당 소속 일부 중진 의원들의 반대로 통과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칙위원회 민주당 최고위원인 짐 맥거번 의원(매사추세츠)과 메릴랜드 제이미 래스킨 의원 등이 법안에 특정 기업을 포함시키는 절차가 일관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또 법안에 규제 대상으로 지명된 중국 CDMO(위탁개발생산)기업인 우시앱택과 우시바이오로직스, 유전체 분석기업인 컴플리트지노믹스 등 바이오 기업들의 로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올해 자체적으로는 물론 외부 전문로비기관을 통해 적극적으로 생물보안법안 통과를 방어해왔다. 실제로 우시 기업이 최근 1년간 쓴 로비 금액은 누적 125만 달러(한화 약 1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생물보안법안은 내년에 연장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언론에서는 생물보안법안이 올해 통과되지 못하면 향후 통과가 더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보는 만큼 상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더불어 생물보안법안이 내년에 다시 입법 절차를 거치더라도 규제대상기업에 대한 지정 및 해제 절차 등 논란이 됐던 조항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함에 따라 켄터키주 랜드 폴 상원의원이 내년 상원 국토안보 및 정부 문제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될 예정인데, 폴 의원은 지난 3월 생물보안법안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인물이다. 당시 폴 의원은 이 법안의 숨겨진 반경쟁적 동기와 제약바이오 공급망에 미칠 잠재적 혼란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중국을 적대시하고 있으나, 자본주의에 따른 효율을 중시하는 만큼 의약품 비용 절감 등의 이득이 있다면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생물보안법안으로 반사이익을 기대했던 국내 CDMO 업계가 아쉽게 됐다. 실제로 다수 국내 CDMO 기업들은 생물보안법안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만큼 내년 영업 활동이 훨씬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며 이를 홍보해왔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전무)은 “생물보안법안 연내 통과 불발로 국내 CDMO 업계가 아쉽게 된 상황은 맞는다”며 “다만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기조가 계속되고 있고 내년 다수당이 되는 공화당에서 생물보안법안을 처음부터 밀어붙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전체적으로 성장하면서 CDMO 시장도 함께 커지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기회는 있다”며 “또 노보 홀딩스가 전세계 제약바이오 1500개 이상의 기업을 고객사로 하는 글로벌 CDMO 2위 기업인 카탈란트를 인수한 것을 두고 최근 유럽과 미국이 승인에 나선 만큼 여기서 유입할 수 있는 잠재고객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기회는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