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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 잡는 괴물 폰카라는데…샤오미 15울트라 써보니

등록 2025.03.25 15:53:34수정 2025.03.25 2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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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협업 카메라 기능 압권…인물·풍경 어디에서나 '감성 사진'

1인치 센서 저조도 환경에도 선명한 화질…5410mAh 배터리·80W 무선충전도 강점

호불호 갈리는 외관 디자인·운영체제 이질감…애매한 '가격대'가 난제

[서울=뉴시스] 샤오미가 라이카와 협업해 출시한 샤오미15 울트라. 실제 카메라처럼 디자인했다. (사진=심지혜 기자)

[서울=뉴시스] 샤오미가 라이카와 협업해 출시한 샤오미15 울트라. 실제 카메라처럼 디자인했다. (사진=심지혜 기자)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사진 촬영을 즐기는 카메라 마니아라면 '라이카'는 한번쯤 사봤거나 구매를 고려해봤을 법한 브랜드다. 빨간 원형 라이카 로고가 달린 필름카메라는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 소위 '있어 보이던' 시절도 있다.

그래서일까. 샤오미가 출시한 '샤오미15 울트라'는 과거 '사진 좀 찍어봤다'는 카메라 애호가들이라면 한번쯤 눈길이 가는 스마트폰이다. 독일 라이카와 손잡고 내놨기 때문이다.



외관부터 확실히 기존 스마트폰 스타일과는 다르다. 툭 튀어나온 둥글고 커다란 카메라 렌즈와 렌즈부에 찍힌 라이카 로고를 보면 스마트폰보단 카메라에 가까워 보인다. 카메라에 휴대폰 기능을 얹힌 듯 하다.

사용자들의 호불호가 극명히 엇갈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남다른 '카툭튀(카메라가 튀어나온 모양)'가 꽤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카메라 애호가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할 만한 디자인 요소이긴 하다. 샤오미가 별도로 판매하는 포토그래피 키트를 끼면 영락없는 '디지털카메라'다.


[서울=뉴시스] 샤오미15 울트라로 찍은 사진. 라이카 전용 필터 어센틱 모드를 기본 제공해 감성 있는 촬영을 지원한다.

[서울=뉴시스] 샤오미15 울트라로 찍은 사진. 라이카 전용 필터 어센틱 모드를 기본 제공해 감성 있는 촬영을 지원한다.


"여행용 디지털카메라? 그게 왜 필요해"…막 찍어도 감성 있는 사진

실제 카메라 성능은 어떨까. 렌즈 조합은 이렇다. 14㎜ 초광각·23㎜ 1인치 메인·70㎜ 망원·100㎜ 초망원 렌즈로 구성된다. 초광각에서 초망원까지 다양한 화각에서 촬영할 수 있다.

요즘 스마트폰은 이미지 화소수가 높고, 사전 보정 소프트웨어(SW)가 잘 갖춰져 있어 카메라 기능이 상향 평준화 돼 있다지만, 샤오미15 울트라 카메라는 확실히 달랐다. 메인 카메라에 소니 1인치 이미지센서를 주력 렌즈로 탑재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일 것이다.

하이엔드 컴팩트 디카에 탑재되는 센서 크기로, 현존 스마트폰 카메라 이미지센서 중에선 가장 크다. 이는 사진 품질로 이어진다.  센서 크기가 클수록 빛을 많이 받아들여 밝기나 화질의 색 재현 능력이 좋아진다.  빛이 부족한 저조도 환경에서도 비교적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피사체를 강조하고 배경을 흐릿하게 하는 심도 표현(아웃포커싱, 보케 효과)에도 유리하다. 기존 스마트폰 이미지센서(1/3~1.15인치)와 품질 면에서 그다지 큰 차이가 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광학특성에 따른 이점은 분명히 있다.

일단 인물 사진이 압권이다. 센서 크기와 라이카 렌즈의 조합 덕분일까. 배경을 흐릿하게 해주는 보케 효과가 인위적이지 않았다. 뒷 배경과 비교해 인물 피사체의 머리 한올 한올이 살아있는 듯 선명했다. 색감도 너무 찐득하거나 그렇다고 연하지 않았다. 라이카 만의 감성이 색감에 묻어있다. 음식 사진도 마찬가지다. 피사체만 선명하게 강조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샤오미15 울트라(왼쪽)와 아이폰15 프로로 찍은 사진 비교.

[서울=뉴시스] 샤오미15 울트라(왼쪽)와 아이폰15 프로로 찍은 사진 비교.


카메라 성능은 어두울 때에도 발휘됐다. 기자가 가진 아이폰15 프로와 비교해 보니 확실히 차이가 났다.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있는 거리를 찍었을 때 빛 번짐이 덜했고 상대적으로 보다 선명하게 찍혔다.

어두운 환경에서 찍은 사진을 확대해보면 화면에 노이즈가 있다는 것이 눈에 띄는 데 샤오미15 울트라는 상대적으로 깨끗하게 찍혔다. 이미지센서 크기가 클수록 노이즈가 적기 때문이다.

초망원 카메라 성능도 상당했다. 이는 샤오미가 처음으로 탑재한 2억 화소의 렌즈를 적용한 것으로 4.3배의 광학줌을 지원한다. 먼 곳에 있는 기업 로고를 찍었을 때에도 노이즈가 덜했다.
[서울=뉴시스] 샤오미15 울트라는 메인 카메라에 소니의 1인치 이미지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이는 저조도 환경에서 보다 선명하고 밝은 사진 촬영을 지원한다. 또한 초망원 카메라는 최초로 2억 화소 렌즈를 탑재, 4.3배 광확줌을 지원한다. 왼쪽은 광학줌 4.3배로 찍은 사진, 오른쪽은 10배 줌으로 찍은 사진.

[서울=뉴시스] 샤오미15 울트라는 메인 카메라에 소니의 1인치 이미지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이는 저조도 환경에서 보다 선명하고 밝은 사진 촬영을 지원한다. 또한 초망원 카메라는 최초로 2억 화소 렌즈를 탑재, 4.3배 광확줌을 지원한다. 왼쪽은 광학줌 4.3배로 찍은 사진, 오른쪽은 10배 줌으로 찍은 사진.


일반 사진 촬영 모드에서 라이카 전용 필터 효과인 라이카 어센틱 모드를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어센틱 모드는 특별한 보정 없이 감성적인 색감을, 비브란트 모드는 선명한 느낌을 준다. 특히 어센틱 모드는 빈티지한 느낌을 살려줘 별도로 필터를 쓰지 않아도 감성있는 결과물을 줬다. 인공지능(AI) 얼굴 보정 기능도 제법 쓸만했다. 얼굴 잡티를 없애거나 목선·얼굴선 조정 폭 등을 미세하게 조정할 수도 있다. ‘지우기’ ‘반사제거’ 등과 같은 기능도 제공한다. 이에 불필요한 피사체를 제거하거나 빛에 의해 반사되는 부분들을 AI 기능을 통해 줄일 수 있었다.

셔터음과 셔터 속도도 만족감을 더한다. 사진을 찍을 때 일반적으로 ‘찰칵’하는 소리가 난다면 샤오미15 울트라는 ‘챡’ 하는 소리가 난다. 이는 마치 실제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는 느낌을 줬다.
 
[서울=뉴시스]샤오미15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 1인치 이미지센서를 탑재하고 있어 자연스러운 보케 현상을 제공하면서도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서울=뉴시스]샤오미15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 1인치 이미지센서를 탑재하고 있어 자연스러운 보케 현상을 제공하면서도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서울=뉴시스] 샤오미15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 자연스러운 보케 효과를 제공한다.

[서울=뉴시스] 샤오미15 울트라로 촬영한 사진. 자연스러운 보케 효과를 제공한다.




[서울=뉴시스] 샤오미15 울트라에서 제공하는 AI 자막 기능. 스마트폰에서 실행한 영상에서 나오는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 자막을 생성하고, 번역까지 해준다. (사진=유튜브 Techmo 화면 캡처)

[서울=뉴시스] 샤오미15 울트라에서 제공하는 AI 자막 기능. 스마트폰에서 실행한 영상에서 나오는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 자막을 생성하고, 번역까지 해준다. (사진=유튜브 Techmo 화면 캡처)


구글 AI도 탑재…AI 자막·음악 검색도 단말기에서 한다

구글 AI 제미나이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샤오미에 따르면 자체 운영체제(OS)인 하이퍼 OS2를 기반으로 제미나이를 구동한다. 오른쪽 측면 음량 조절 버튼 밑에 위치한 버튼을 길게 누르면 구글 제미나이를 호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구글 서클 투 서치도 이용할 수 있었다.

샤오미15 울트라에서 제공하는 AI 기능들도 흥미로웠다. 이 중 ‘AI 자막’은 기존 스마트폰에서 못 봤던 기능이다. 샤오미15 울트라에서 영어 동영상을 틀고 AI 자막 설정 기능을 활성화하면 영어 자막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이를 즉시 한국어로 번역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자막 및 번역 기능은 외부 음성에 대해 작동하는데 샤오미 AI 자막은 자체 영상에서도 제공해 영어 영상을 보면서도 실시간으로 이를 이용할 수 있어 편했다. 다만, 저장 기능이 없다는 게 아쉽다. 놓친 자막은 영상을 다시 돌려야 확인할 수 있다.

또 노래 검색 기능도 자체적으로 탑재하고 있어 이를 활성화하면 현재 주변에서 나온 노래가 어떤 곡인지 빠르게 알려줬다. 최신곡부터 클래식, 재즈 등 다양한 음악에도 즉시 반응해 결과를 알려줬다.

이러한 기능은 '제어센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 접근성을 높였다.

퀄컴의 최신 스냅드래곤8 엘리트 칩을 탑재하고 대용량 5410mAh 배터리에 90W 유선 및 80W 무선 초고속 충전 기능 등 최고급 사양을 채택했다는 점은 카메라 기능에 가려진 이 제품의 또 다른 장점이다.


[서울=뉴시스] 샤오미 15 울트라가 국내에 출시됐다. 출고가는 169만9000원이다. (사진=샤오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샤오미 15 울트라가 국내에 출시됐다. 출고가는 169만9000원이다. (사진=샤오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갓성비' 샤오미의 반란…카메라 기능 하나만 보기엔 가격 경쟁력 '의문'

평소 카메라·동영상 촬영에 관심 많고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사진·영상을 자주 올리는 이용자라면 샤오미15 울트라는 충분히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특히 여행지 촬영이 많은 유저들이라면 무거운 전문가 카메라나 렌즈 세트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이 스마트폰 하나로 감성적인 사진 결과물을 충분히 뽑아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카메라 기능 외에 다른 용도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쓰려는 사용자들에게는 따져봐야 할 게 많다. 호불호가 분명한 디자인이 그렇다.  스마트폰 후면의 대략 5분의 2 정도를 렌즈가 차지하다보니 손으로 잡을 때 자꾸 렌즈를 만지게 됐다. 그렇지 않으면 무게 중심이 카메라 쪽으로 쏠려 떨어뜨릴 것 같았다. 화면을 가로로 놓고 사진을 찍을 때에도 손가락으로 자꾸 렌즈를 가렸다.  

개인정보 문제도 다소 걱정스러웠다. 샤오미는 다양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면서 '이용 동의'를 요구했다. 기본적으로 구글 OS를 탑재한 스마트폰도 로그인을 하도록 돼 있어 동일한 절차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해왔던 절차가 아니다 보니 다소 거부감이 들 수도 있다고 느껴진 대목이다.

가장 큰 난제는 가격이다. 국내 출시가는 16GB 메모리·512GB 스토리지 기준 169만9000원. 바르셀로나 MWC 현장에서 밝힌 글로벌 출시 가격(229만원)보다 팍 낮춘 가격이기도 하다. 삼성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25 울트라(256GB 기준·184만14000원)보다도 싸다.  하지만 '가성비' 인지도가 강한 샤오미 브랜드치고 꽤 비싸게 나온 가격대다. 카메라 기능 하나만 믿고 구입하기엔 망설여지는 게 사실이다.

갤럭시S25 울트라에 비해 사양 면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은 인정하겠지만 운영체제(OS)와 AI 기능 소프트웨어(SW)·서비스 최적화 및 안정도 측면에선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당분간 지켜볼 수밖에 없게 하는 요인이다.



[바르셀로나(스페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샤포토그래피 키트는 빨간색 시그니처 디자인 링과 함께 촬영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를 스마트폰에 입히면 진짜 카메라처럼 보이도록 했다. 빠른 촬영을 위한 '패스트샷 모드'에 안정적인 그립감을 제공하는 탈착식 엄지 받침대, 전문 카메라처럼 사용할 수 있는 물리적 셔터 버튼이 포함돼 있다. 또한 전문 카메라 렌즈처럼 67mm 필터를 장착할 수 있는 어댑터 링과 본체와 별개로 2000mAh 추가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뉴시스] 심지혜 기자 = 샤포토그래피 키트는 빨간색 시그니처 디자인 링과 함께 촬영 편의성을 높인 다양한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이를 스마트폰에 입히면 진짜 카메라처럼 보이도록 했다. 빠른 촬영을 위한 '패스트샷 모드'에 안정적인 그립감을 제공하는 탈착식 엄지 받침대, 전문 카메라처럼 사용할 수 있는 물리적 셔터 버튼이 포함돼 있다. 또한 전문 카메라 렌즈처럼 67mm 필터를 장착할 수 있는 어댑터 링과 본체와 별개로 2000mAh 추가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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