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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코로나19, 자동차 판매방식에 태풍 불러올까

등록 2020.03.17 05: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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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블랙박스]코로나19, 자동차 판매방식에 태풍 불러올까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통적 방식으로 유지돼온 자동차 판매방식에 태풍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사람간의 접촉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딜러나 대리점 체제로 운영돼온 자동차 판매방식이 홈쇼핑, 온라인, 모바일 등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은 인터넷과 모바일, 전자상거래 등 기술의 빠른 발전 속에서도 딜러와 대리점을 통한 전통적 판매방식에 비중을 둬왔다. 온라인 판매의 확대는 유통구조를 줄여 자동차 가격을 낮춰주고, 편리성이 높다. 완성차업체 입장에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가 고가의 소비재인 만큼 딜러와 직접 만나 차량을 직접 시승해보고 계약하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강한 분야다. 또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딜러의 추천, 출고기간 안내, 등록 대행, 사전·사후 관리가 중요하기도 하다.

타산업에 비해 딜러나 대리점 등의 협상력이 강한 것 역시 자동차업계가 온라인 판매를 선택하지 못한 이유였다. 수입차는 딜러십 체계를, 국산차는 직영 대리점을 주로 채택하고 있지만 수입차와 국산차 모두 영업망의 협상력이 매우 강하다.

미국에서는 2013년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딜러사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 직접 판매를 추진하다 법정 다툼까지 간 사례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2016년에는 소셜커머스 티몬에 재규어 차량이 정가보다 700만원 할인돼 올라왔다가 해프닝으로 끝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부터 홈쇼핑을 통한 자동차 판매가 가능해졌지만 영업사원으로 구성된 판매 노조의 반대로 대대적 자동차 판매가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되고 대면접촉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홈쇼핑,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판매에 나서야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SUV 'XM3'의 경우 비대면 구매 비중이 25%에 이르렀다.

쌍용차는 3월 한 달간 정부의 개소세 감면 혜택에 더해 비대면 고객들에게 차량 가격의 1.5%를 할인해주는 '리스펙트 코리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지프는 3월 한 달 동안 지프 전시장과 지프 홈페이지 비대면 구매를 통해 차량을 계약·출고하면 최대 149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어드벤처 데이즈'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역시 다음달 8일까지 재규어 랜드로버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구매 상담 이벤트'를 실시, '온라인 구매하기' 사이트를 통해 차량 견적을 받아 저장한 소비자 200명에게 백화점 상품권 1만원권을 증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국가를 중심으로 자동차 비대면 판매가 늘고 있다"며 "이번 사태 이후 비대면 채널이 정교해지면서 자동차 유통구조에 큰 변화가 일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구매가 대세가 되면 유통단계가 줄어들고 대리점 수가 줄면서 수익구조가 개선되겠지만, 영업사원과 딜러 등에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판매가 급증하겠지만, 상황이 진정된 후에는 전통적 딜러·대리점 판매와 비대면 판매가 공존하는 형태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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