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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시위 피해 심각…"'루프 코리안' 필요해" 호소까지

등록 2020.06.02 11: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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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등 140여개 도시로 확산돼

1992년 'LA폭동' 막은 한인들 재언급

당시 한인들, '총기 무장' 옥상 올라가

"루프 코리안이 어벤져스보다 낫다"

전날 기준 26건 한인상점 피해 보고돼

[서울=뉴시스] 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140여개 도시로 확산되며 방화 및 약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위터 등 SNS에는 1992년 'LA 폭동' 당시 총기로 무장한 채 옥상에 올라가 흑인 시위을 막아낸 '루프 코리안(Roof Koreans)'들이 필요하다는 게시물까지 올라오고 있다. 그만큼 미국 전역의 시위 피해가 심각하다는 걸 보여주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2020.06.02. (사진 = 트위터 갈무리)

[서울=뉴시스] 미국 내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140여개 도시로 확산되며 방화 및 약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위터 등 SNS에는 1992년 'LA 폭동' 당시 총기로 무장한 채 옥상에 올라가 흑인 시위을 막아낸 '루프 코리안(Roof Koreans)'들이 필요하다는 게시물까지 올라오고 있다. 그만큼 미국 전역의 시위 피해가 심각하다는 걸 보여주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2020.06.02. (사진 = 트위터 갈무리)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미국 백인 경찰의 과잉 행위로 흑인 남성이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이에 촉발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사건 발생 6일 만에 미국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등 140여개 도시로 번진 이번 시위가 흑인들의 방화, 약탈 등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질되면서 일부 미국인들은 트위터 등 SNS에서 "루프 코리안(Roof Koreans)들이 필요한 때"라는 게시물까지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만큼 시위 확산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2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일부 미국인들은 최근 자신의 SNS에 '루프 코리안'을 언급하며 "시위를 멈추기 위해서는 그들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게시물을 올리고 있다.

'루프(roof) 코리안'은 'LA 폭동' 당시 한인 상점들을 약탈하려는 흑인들을 막기 위해 총기 무장을 하고 건물 옥상에 올라가 진압에 나섰던 미국 거주 한인들을 지칭하는 용어다.

당시 LA 폭동은 1992년 4월 미국 LA에서 흑인 로드니 킹을 집단으로 폭행한 백인 경찰들이 무죄로 석방되며 촉발됐다. 당시 미국 거주 한인 남성들은 피해가 심각해지자 직접 총기로 무장한 채 흑인들과 총격전을 벌이는 등 한인들이 운영하는 상점들을 지켜내고 피해를 최소화했다.

이번 시위에서 LA 폭동 때와 유사하게 쇼핑센터와 명품 매장 등에 불을 지르고 물건을 훔쳐가는 시위대를 보면서 "미국에는 한국인들이 필요하다"는 웃지 못할 게시물들이 유행처럼 돌고 있는 것이다.

한 해외 네티즌은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세계는 한국을 필요로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1992년 LA 폭동 당시 총기로 무장하고 옥상에 올라가 있는 한인 남성의 사진을 올렸다. 이 사진은 약 1만1000건의 '좋아요'를 받았다.
[뉴욕=AP/뉴시스]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시위를 잠시 멈춘 사이 테렌스 모나한 뉴욕시 경찰서장이 한 운동가와 포옹하고 있다. 2020.06.02.

[뉴욕=AP/뉴시스]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시위를 잠시 멈춘 사이 테렌스 모나한 뉴욕시 경찰서장이 한 운동가와 포옹하고 있다. 2020.06.02.

이같은 사진 및 게시물들에 해외 네티즌들은 "우리는 지금 더 많은 루프 코리안들이 필요하다", "한인 상인들은 1990년대 LA 폭동에서 자신의 가게를 스스로 지켜냈다", "루프 코리안들이 어벤져스보다 낫다" 등의 댓글들을 달았다.

한편 '현재 진행형'인 이번 시위로 인해 전날 기준 한인 상점 26곳이 기물 파손 등의 재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 내 항의 시위로 미네소타 10건, 조지아 6건,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 6건, 캘리포니아 3건, 플로리다 1건의 한인상점 재산 피해가 보고됐다. 다행히 아직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미국대사관을 포함한 미국 각 지역 총영사관은 홈페이지, SNS, 안전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시위 현장 접근 자제와 불필요한 외출 자제 등 신변안전 유의 권고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졌다.

유튜브 등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당시 조지 플로이드는 바닥에 엎어진 상태로 "숨을 쉴 수 없다(I can't breathe)"고 반복적으로 호소했지만 데릭 쇼빈은 그의 말을 듣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데릭 쇼빈은 3급 살인 및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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