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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메랄드캐슬 지우 "발걸음은 은인…30년만에 첫 솔로앨범 준비"

등록 2020.06.23 13: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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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대학가요제 금상 입상

30·40대 남성 애창곡 '발걸음' 주인공

[서울=뉴시스] 지우. 2020.06.22. (사진 = PA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지우. 2020.06.22. (사진 = PA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발걸음'은 사람으로 치면, 은인 같아요."

밴드 '에메랄드 캐슬'의 1집 '인비테이션(Invitation)'의 타이틀곡인 록발라드 '발걸음'(1997)은 '시대의 명곡'으로 통한다. 전설적 밴드 '넥스트(N.EX.T)'의 신해철(1968~2014)과 김영석(52)이 에메랄드 캐슬의 산파였다. '발걸음'은 김영석이 멜로디를 만들고 이 밴드의 보컬 지우(50·정용태)가 가사를 붙인 곡.

"처음부터 너란 존재는 내겐 없었어"는 현 30~40대 남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목청을 높였을 노랫말이다. 1991년 위상이 대단했던 '대학가요제'에 금상을 받고도 빛을 보지 못한 채 입대를 해야 했던 지우는 이 곡에 대해 "하늘이 준 보상"이라고 여겼다.

최근 강남에서 만난 지우는 여전히 자신을 따라다니는 '발걸음'에 대해 "부담감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앞으로 본격적으로 솔로 활동을 하게 되면 더 책임감을 느끼게 해줄 곡"이라고 여겼다.

지우가 11년 만에 다시 솔로 날갯짓을 펼친다. 2009년 발표한 '기약'이라는 곡을 최근 다시 재편곡해 내놓았다. 어쿠스틱과 빈티지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힘을 빼고 담담하게 노래한 지우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그의 향후 솔로 음악의 방향성과 출발을 알린다.

"11년 전에 '기약'을 발표했을 당시 개인 사정과 회사 사정으로 라디오 한번 출연하지 못하고 활동을 멈추게 됐어요. '기약'이라는 노래가 정말 아까웠고, 이 노래를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죠."

'기약'은 지우가 작곡, 작사한 곡이다. 자신의 어머니가 뇌출혈로 입원했을 당시 간호를 하며 느낀 것을 담았다. 지우는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다는 마음을 담았다"고 했다. 위로가 더 절실한 지금 그 호소력은 유효하다.

지우는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바리톤이었다. 대학가요제에 나간 것은 특별한 사명감이 있어서는 아니었다. 일본 밴드 '안전지대'의 보컬 다마키 고지, 가수 김현식의 목소리를 좋아해 계속 따라불렀었던 그다.

대학가요제 입상 이후 여러 음반사의 러브콜이 이어졌고 솔로 데뷔를 준비하던 중 고현정·최재성 주연의 드라마 '두려움 없는 사랑'(1992)에서 최재성이 맡았던 역의 막내동생을 연기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지우. 2020.06.22. (사진 = PA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지우. 2020.06.22. (사진 = PA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그런데 솔로 음반 발매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대학가요제에 입상한 지 30년이 됐고, 데뷔한 지 2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자신의 이름으로 된 앨범은 내지 못했다. 하지만 지우는 급하지 않았다.

"솔로로서 시작하는 것은 새로운 마라톤을 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외부 환경에서 오는 물리적 것들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써요. 묵묵히 제 페이스를 유지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가수 활동은 멈췄었지만, 음악은 계속해왔다. 모교인 호서대에서 학생들 가르치고, 이기찬과 이수영의 앨범 프로듀서로 나서기도 했다.

"한동안 '노래를 한다는 것'에 대한 마음을 닫고 살았어요. 제가 못 다한 것을 학생들이 이뤘으면 해서 열심히 전수하고 가르쳐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했죠. 그런데 어느 순간 노래에 대한 마음이 커졌어요. 이번에 노래를 발표한다고 하니, 학생들이 응원을 많이 했습니다. 가르치는 것만큼 노래도 제게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솔로 앨범을 발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워했다. 솔로 앨범을 낼 기회가 여섯, 일곱 번 가량 무산됐었기 때문에 끝까지 신중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지천명이 돼 자신의 첫 앨범에 대한 마음을 다시 부풀리며 뚜벅 뚜벅 걸어가고 있는 지우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 남은 시간 음악을 더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발걸음'은 이제 시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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