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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교체한 맘스터치, 소비자 마음 돌릴까

등록 2020.08.07 12:36:11수정 2020.08.10 14:3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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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스터치 이병윤 대표

맘스터치 이병윤 대표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맘스터치가 소비자 외면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12월 사모펀드 케이엘엔파트너스에 팔아넘긴 뒤 내홍을 겪고 있다.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 등의 가격을 인상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고, 노조와 갈등의 골도 깊어졌다. 무리하게 출점을 늘려 가맹점주들의 불만도 적지 않은 상태다. 해마로푸드 출신인 이병윤(50)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 토종 패스트푸드점의 명성을 찾을 수 있을까.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입었다. 올해 2분기 매출 710억4700만 원, 영업이익 64억6800만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4.6%, 6.3%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1391억9500만 원, 영업이익은 119억1500만 원으로 0.5%, 1.3% 감소했다.

지난 6월 가격을 올리고 메뉴를 줄인 탓도 크다. 싸이버거는 기존보다 400원 올라 3800원, '불싸이버거'는 300원 인상 돼 3900원이다. 할라피뇨 통살·통가슴살·핫후라이드·마살라·리샐버거 총 9개를 없앴다. 치킨류는 통치킨·핫통치킨 등 14종을 정리하고, 사이드류는 팝콘볼라지·콘샐러드 등 11종이 사라졌다. 고객 불만이 쏟아지자, 한 달도 안 돼 할라피뇨 통살버거는 부활했다.

가격 인상은 2018년 2월 이후 2년 여만이다. 특히 싸이버거 단품은 두 번의 가격 조정으로 18.8%나 인상했다. 주 원재료인 닭고기 시세가 최근 5년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제품 가격을 인상해 비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싸이버거 대항마도 왔다. KFC가 지난 4일 선보인 '커넬 통다리버거'는 싸이버거와 구성이 비슷하다. 넓적다리 고기인 싸이 페티에 양파와 피클, 양상추을 올리고 마요네즈 소스를 곁들였다. 원래 세트 가격 6800원에서 1000원 할인한 5800원에 판매 중이다. 싸이버거 세트값과 동일하다.

맘스터치는 '가성비가 높다'는 가장 큰 장점이 사라졌다. 매각 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고 밝혔지만, 수익성에 너무 치중해 돌아서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소스 양이 줄고, 내용물도 부실해졌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뉴시스]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가 7일 서울 강동구 해마로푸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해마로푸드서비스노조) 2020-01-07

[서울=뉴시스]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해마로푸드서비스지회가 7일 서울 강동구 해마로푸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해마로푸드서비스노조) 2020-01-07

사모펀드 인수 후 노사 갈등도 점점 심화되고 있다. 매각 결정에 반발한 본사 일부 직원은 노조를 만들었고, 정현식 전 해마로푸드서비스 회장이 약속한 고용안정에 위기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8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조는 사측이 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하고, 부당 인사 조치를 하는 등 노조 활동을 방해한다는 입장이다.

맘스터치는 1개 매장을 제외한 1200여 개 매장 모두 가맹점이다. 가맹점 위주로 외식업체를 운영하면 신제품 출시 협의, 가맹점 교육 등과 관련해 에로사항이 많다. 매장마다 내용물이나 소스, 맛 등이 균일하지 않은 점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 위기에도 매장을 늘려 '무리하게 확장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매장은 1243개였지만, 지난달 1279개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스타필드·롯데아울렛 고양점, 센텀 신세계점 등을 오픈했는데 기존 매장과 5~10분 거리에 위치했다.

맘스터치는 지난달 이병윤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 사장은 서울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뒤 해마로푸드서비스의 전신인 TS해마로와 CJ, CJ푸드빌, 이랜드파크, SPC삼립 등을 거쳤다. 현장·고객 중심의 4대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 수익구조 개선, 현장과 고객 중심의 경영체계 개편, 기업문화 및 조직 강화 등이다. 가성비 전략은 뒤로 하고, '수익 창출'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해마로푸드서비스 관계자는 "노조 갈등 관련해서는 계속 협상 중이다. 소비자 의견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가맹점 출점은 공정위에서 정한 기준을 따르고 있다. 주로 주택가, 학교 주변에 매장이 많이 출점되는데, 점주들이 실제로 피해를 입었다면 본사에 항의하지 않겠느냐. 특별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가격을 올린다고 본사가 이득을 보는 게 아니다. 가맹점주들에게 혜택이 다 돌아간다. 가격을 인상했지만, 아직도 타사 버거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라며 "사모펀드에 매각된 후 맛이 균일하지 않은 점 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코로나19 위기에도 가맹점수가 늘어나는 것은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 보다 메르트가 있기 때문이다. 내실을 강화하고 가맹점주들과 상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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