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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테르스헬링'서 전하는 외로움 극복법…'테스와 보낸 여름'

등록 2020.09.10 16: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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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 (사진=에이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9.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 (사진=에이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9.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가장 이상하면서도 최고의 일주일이었다."

소년 샘은 휴양지 섬에서 만난 테스와의 일주일을 이렇게 기억했다.

뜨거운 한여름,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러 간 섬에서 한 소녀를 만났다.

 "살사 출 줄 아니?"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테스와의 첫 만남.

어설픈 발놀림으로 살사를 함께 추던 중, 전화를 받고 급히 갈 곳이 있다는 테스를 따라나섰다. 숙소에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이윽고 이벤트에 처음 당첨됐다는 한 커플을 마주한 테스는 인사를 나누며 어딘가 긴장한 모습도 보였다.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왔지만, 샘에게는 자신만의 계획이 있었다. 바로 '외로움 적응 훈련'이다. 지금은 아빠, 엄마, 형과 함께이지만, 지구의 마지막 공룡처럼 언젠가 막내인 자신 홀로 남겨질 거란 생각에서다.

2시간, 4시간, 6시간, 8시간 가족들 몰래 하루에 혼자 있는 시간을 점점 늘려보기로 했다. 홀로 바닷가에서 게를 관찰하고 나무판자를 줍고 그렇게 외로움에 적응하는 자신만의 훈련을 한다.
[서울=뉴시스]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 (사진=에이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9.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 (사진=에이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9.10. [email protected]

그러던 중 테스가 찾아온다. 좋은 생각이 있다며 숙소에 묵고 있는 커플과 게임을 하자는 제안이다. 샘은 탐탁지 않아 하고, 테스는 미묘한 표정을 짓고 뛰쳐나간다. 곧바로 그 뒤를 쫓아간 샘은 테스에게 속 이야기를 듣게 된다.

'테스와 보낸 여름'은 세상 진지한 4차원 소년 샘과 저세상 텐션 5차원 소녀 테스의 아주 특별한 여름휴가를 그렸다. 일주일간의 휴가에서 극적인 사건은 없어도, 현실적이면서 솔직 담백하게 소년과 소녀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세상에 혼자 남겨지는 상상을 해봤을 테다. '외로움 적응 훈련'은 아이의 시선에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샘은 열심히 연습한다면 혼자 남아도 괜찮을 거라고 되뇐다.

하지만 여느 날처럼 바닷가에 홀로 나간 샘은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다가 문득 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서둘러 몸을 돌리려 하지만 발이 빠지지 않아 당황한다. "도와달라"고 필사적으로 외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혼자 남을 때를 준비한 것이 무색해졌다며 샘은 절망한다.

아이는 어른을 통해 세상을 본다고 했다. 샘은 자신을 구해준 할아버지에게 묻는다. "혼자 남아 힘들지 않냐"고. 할아버지는 "그게 인생"이라며 "기억할 수 있는 행복한 추억이 많다"고 답한다. 그리고 샘에게 말한다. "늦기 전에 최대한 많은 추억을 모으라"고.
[서울=뉴시스]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 (사진=에이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9.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테스와 보낸 여름' 스틸. (사진=에이케이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9.10. [email protected]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쌓고 기억하는 것. 영화는 죽음과 외로움을 고민하는 엉뚱발랄한 샘과 테스를 통해 우리들 삶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따뜻한 힐링으로 전한다.

뜨거운 햇살 아래 청량하고 아름다운 유럽의 섬 풍경은 함께 여름 휴가를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촬영지는 섬 대부분이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네덜란드의 섬 '테르스헬링'이 배경이다.

 '테스와 보낸 여름'은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아동문학가 안나 왈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지난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제너레이션 K플러스 부문 국제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 통산 16개 부문 수상을 기록했다. 네덜란드 영화계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스티븐 바우터루드 감독의 데뷔작이다.

10일 개봉. 전체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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