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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김태균, 마음속에 평생 한으로 남은 '우승'

등록 2020.10.22 17: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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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30~40점 주고 싶다"는 것도 우승 못한 것이 이유

[대전=뉴시스] 김희준 기자 = 은퇴를 선언한 김태균(한화 이글스)이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0.10.22 jinxijun@newsis.com

[대전=뉴시스] 김희준 기자 = 은퇴를 선언한 김태균(한화 이글스)이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0.10.22 [email protected]

[대전=뉴시스] 김희준 기자 = 그라운드를 떠나는 김태균(38·한화 이글스)은 선수 생활을 마감하면서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김태균은 "누구에게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노력을 많이 했다. 겉모습과 다르게 성격이 예민한데, 다음 날 경기도 남들보다 더 많이 준비했다"며 "다만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하는 성격일 뿐"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태균이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는 그의 어린 시절 회상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야구를 시켰다. 그때 친구들과 뛰어놀고 싶어서 야구를 안하고 집에 가는 등 방황했다. 그때 아버지와 감독님이 잡아주셨다"며 "중학생이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이 길로 가야겠구나' 생각하고, 마음을 바꿔먹었다. 이후에는 야구 생각만 하고, 야구만 했다. 중학교 시절 부모님이 외진 곳에 연습장을 지어주셔서 항상 연습했고, 집에 온 후에는 스윙을 1000번씨기 하고 잠들었다"고 떠올렸다.

그렇게 야구에만 매진한 김태균은 한국 최고의 우타자로 활약했다.

통산 2014경기에 출전한 김태균은 통산 타율 0.320 311홈런 1358타점 1024득점에 통산 출루율 0.421, 장타율 0.516의 성적을 남겼다.

김태균은 통산 출루율 부문에서 역대 2위다. 개인 통산 최다 안타 3위고, 홈런 11위다. KBO리그에서 2000안타와 300홈런을 모두 기록한 우타자는 김태균이 유일하다.

하지만 김태균이 자신의 선수 인생에 직접 매긴 점수는 박했다. 그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기에 점수를 매길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매기자면 30~40점 밖에 안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유는 바로 '우승'이었다. 김태균은 KBO리그에서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2001년 한화에 입단한 김태균은 5번의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2001년과 2005년, 2006년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김태균은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다가 돌아온 2018년에도 한화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하지만 우승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이 유일하다.

김태균은 "팀의 주축 선수로서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들지 못한 점 때문에 많은 점수를 줄 수 없을 것 같다"며 스스로에게 박한 점수를 줬다.

프로 선수로 뛴 20년 가운데 18시즌을 한화 선수로 뛰었기에, 김태균에게 남은 우승의 한은 무척이나 크다.

김태균은 "언제나 시즌 시작 전에 팬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하면서 희망을 드렸다"며 "그런데 그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 남은 인생에서도 평생 한으로 남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우승의 한이 크기에 2006년의 기억은 김태균에게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김태균이 유일하게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때다. 당시 한화는 삼성 라이온즈에 밀려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김태균은 "그 때 어렸고, 워낙 좋은 선배들이 많이 이끌어주셨다. 당시에 한국시리즈를 경험하면서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며 "그때 우리 팀이 강팀이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또 그런 기회가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기대를 했던 것 같다. 우승이 이렇게 힘든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전했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김태균은 후배들이 우승의 한을 풀어주기를 바란다. 그가 은퇴를 결심하게 된 것도, 자신이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이뤄줄 수 있는 후배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기를 바라서다.

김태균은 "우리 팀에는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많이 보이고, 있다. 우리 팀도 강팀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며 "그런 선수들을 보면서 항상 좋은 기회를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후배들이 제가 이루지 못한, 우승이라는 꿈을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어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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