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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공유제' 논란…금융권 "쉽게 돈 번다는 발상 잘못"

등록 2021.01.20 14:13:47수정 2021.01.20 15: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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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은행권 이자 멈추거나 제한해야"

금융권 "사회적 책임 부담하는 것과 달라"

"주주 배임 문제로 CEO가 독단 결정 못해"

"신용등급 미반영시 리스크 관리 불가능"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여당을 중심으로 '이익공유제'가 화두에 오르자 금융권에서는 "여력이 있으니 손실을 부담하라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주주 이익에 반하는 의사결정을 하면 배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전날 한 방송사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코로나 상황에서도 이익을 보는 가장 큰 업종이 금융업"이라며 "임대료만 줄이고 멈출 게 아니라 사실 기업이나 은행권의 이자도 멈추거나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정책위의장은 "은행이 개인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락시켜 이자 부담을 더 높이거나 가압류, 근저당 등을 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올 한 해 동안은 멈추는 사회운동이나 한시적 특별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문해 해결을 위해 접근하는 방식과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고 있다. 임대료 지원, 이웃돕기성금 기부 등 사회적 책임을 부담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시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은 이자 장사를 하라고 만들어진 곳"이라며 "국민 예금을 받아서 관리하고 대출해서 자금을 공급하는 게 기본 수익구조고 일반기업이 물건을 팔아서 이익 내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은행만 쉽게 벌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은행은 치열한 경쟁구조라 어느 서비스 하나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장"이라며 "정치권에서도 무리라는 생각이 있으니 강요가 아니라 인센티브 등을 언급하면서 금융권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한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무리하게 이자 중단 또는 제한 등 조치를 취할 경우 주주에 대한 배임이라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기관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일지 모르겠으나 금융사 대부분 사기업이고 주주들이 있는 회사"라며 "주주 구성을 보면 외국인들이 다수인데 주주들이 권한을 위임해서 회사를 경영하는 전문경영인이 이자를 감면하고 지원하겠다고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정치권의 핵심 메시지는 은행의 여력이 있다는 건데 그렇다고 해서 은행이 손실을 덮어쓰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은행 돈은 예금자들이 맡긴 돈인데 그걸로 메우자는 건 사회에 전달되는 메시지도 바람직하지 않다.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전체 시스템이 무너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에서는 홍 정책위의장이 언급한 내용 중 신용등급 하락 반영을 자제하라는 주문 역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자금이 필요한 대출고객(차주)이 1금융권에서만 대출을 받는 게 아니라 2금융권과도 거래할 수 있는데, 부실이 생기는 등 신용 하락 요인이 발생했을 때 신용등급에 반영하지 않으면 여러 금융기관들이 리스크를 측정하고 대비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원금분할상환 의무화 방안 역시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상적으로 금액 규모가 큰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달리 신용대출은 대부분 1년 단위로 빌리고 원금상환이 어려우면 그때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취급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기간을 지금보다 훨씬 장기간으로 늘리고 금액을 키울 땐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며 "지금도 원리금 분할상환을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코로나19 생활안정자금으로 빌려가는 차주들은 자금 여유가 없어서 빌려가는건데 원금까지 갚아나가라고 하면 부담돼 갚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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