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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리더' 공들이는 금융권…유리천장은 여전

등록 2021.01.27 05:00:00수정 2021.01.27 15: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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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부행장 선임 등 변화 움직임 확산

소비자 보호 부문 등 한정된 건 아쉬워

여성 리더십 육성 노력, 조직 문화 개선

[서울=뉴시스]신한금융그룹의 대표 여성리더 육성프로그램인 '신한쉬어로즈(Shinhan SHeroes)'가 지난 2019년 9월4일 2기 수강생 49명을 대상으로 1회차 강의를 진행했다. 2019.09.05. (사진=신한금융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신한금융그룹의 대표 여성리더 육성프로그램인 '신한쉬어로즈(Shinhan SHeroes)'가 지난 2019년 9월4일 2기 수강생 49명을 대상으로 1회차 강의를 진행했다. 2019.09.05. (사진=신한금융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채용 비리 사건에서 성차별적 채용 실태를 지적받았던 금융권에서 최근 극소수인 여성 임원 비중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여성 임원을 배치하더라도 소비자 보호 등 특정 분야에 한정되고 요직은 남성 중심이라 '유리천장'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은행들은 최근 인사에서 여성 임원을 전진 배치했다고 밝혔다.

여성 임원 발탁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첫 여성 은행장을 배출한 기업은행이다. 임찬희 자산전략그룹장·김은희 금융소비자보호그룹장 등 여성 부행장 2명 체제에 이어 최근 정기인사에서 전체 지점장 77명 중에서 23명이 승진해 역대 최대 비율을 나타냈다.

농협금융의 경우 농협은행 금융소비자보호부문장을 맡은 이수경 부행장, 허옥남 농협생명보험 부사장이 여성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에는 그룹 통틀어 여성 임원이 최연소 타이틀을 달았던 장미경 농협은 부행장 밖에 없었는데 여성 리더십 육성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신한금융지주 부문장 9명 중 유일한 홍일점은 김혜주 빅데이터부문 상무다. 지난해 외부에서 영입된 김 상무는 은행을 거쳐 이달초 인사에서 그룹 빅데이터부문을 총괄하게 됐다. 신한은행은 디지털개인부문 견 개인그룹장을 맡은 조경선 부행장이 부행장 중 유일한 여성이다.

KB금융에서 눈에 띄는 여성 리더는 박정림 KB증권 대표다. 최근 라임 사태 중징계에도 연임이 확정된 건 내부 신임이 두터워서다. 이외에도 KB금융지주는 준법감시인을 여성(서혜자 상무)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국민·하나·우리은행은 현재 여성 부행장이 한 명도 없는 상태다. 국내 주요 은행 중에서 여성인 현직 은행장은 유명순 씨티은행장이 유일하다.

금융사 전반적으로 여성 임원이 승진하더라도 담당 분야가 소비자 보호 등에 한정, 요직은 여전히 남성 중심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소비자보호그룹을 확대한 하나은행은 손님행복그룹과 소비자리스크관리그룹장에 각각 노유정 상무, 이인영 본부장을 선임했다.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굳어지다보니 애초에 여성 인재 풀이 적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이유로 신한금융은 지난 2018년부터 그룹 내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으로 신한 쉬어로즈를 도입했다. SC제일은행은 '다양성과 포용성 위원회(D&I)' 산하 양성평등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출범한 지 얼마 안 됐지만 여성 직원 비율이 업계 평균보다 높은 카카오뱅크도 눈여겨볼 만 하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현재 여성 직원 비중이 전체 48%를 차지한다. 지난해 1000명 미만 금융·보험업 여성노동자 평균 41.99%보다 6.01%포인트 높은 수치다. 팀장급 이상 여성 관리자는 26.8% 수준이다.

이보다 여성 비율이 더 높은 은행도 있지만 창구 직원 중심이라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로서는 의미있는 수치다. 유연근무제 등이 자연스러운 조직 문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최대 110일 산전후 휴가와 유급 보건 휴가, 다자녀 출산 지원금, 영유아 자녀 지원금과 함께 회사 인근 공동 어린이집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처음부터 기존의 틀을 벗어나려는 조직 문화가 자리잡지 않으면 워킹맘을 위한 제도가 단순히 배려 차원으로 여겨지기 쉽다"며 "보수적인 금융회사에서 여성 리더십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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