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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하얀 거짓말에 담긴 가족들의 따뜻함…'페어웰'

등록 2021.01.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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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페어웰' 스틸. (사진=오드(AUD) 제공) 2021.01.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페어웰' 스틸. (사진=오드(AUD) 제공) 2021.01.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족에게 이 사실을 말해야 할까, 숨겨야 할까.

영화 '페어웰'은 이 같은 물음을 던지며 사랑하는 할머니에게 하얀 거짓말을 하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뉴욕에 사는 '빌리'가 사랑하는 할머니와 애정 가득한 통화를 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빌리'는 사촌의 결혼 소식과 함께 부모님이 할머니가 계신 중국을 방문한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무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다. 빌리의 추궁에 부모님은 결국 할머니와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빌리는 자신도 할머니를 보러 가겠다고 하지만, 부모님은 만류한다. 가족들이 할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기로 했고, 모두 한데 모이기 위해 가짜 결혼식을 계획했다는 것. 부모님은 빌리가 표정을 숨기지 못할 테니 가지 않는 게 낫겠다고 한다.
[서울=뉴시스]영화 '페어웰' 스틸. (사진=오드(AUD) 제공) 2021.01.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페어웰' 스틸. (사진=오드(AUD) 제공) 2021.01.29. [email protected]

그러나 빌리는 할머니를 보기 위해 중국으로 간다. 가족들 모두 할머니가 처한 상황에 슬퍼하지만, 이를 숨기고 떠들썩하게 가짜 결혼식 준비를 한다. 할머니는 손자의 결혼을 기뻐하며 모든 가족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는 상황에 행복해한다.

할머니는 자신의 상황을 모르지만, 동그란 원탁에 쭉 둘러앉아 시끌벅적하게 밥을 함께 먹는 풍경은 따뜻함을 전한다. 서로 안부를 묻고 음식을 나눠 먹는 모습은 평소 멀리 떨어져 있어도 지울 수 없는 가족의 따뜻하고 푸근한 정을 보여준다.

빌리는 할머니를 마주하면서도 계속 고민한다. 할머니가 자신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작별 인사를 하고 싶을 수 있다며 사실을 말해야 하지 않겠냐고 가족들에게 말한다. 하지만 가족들은 '중국에서는 원래 그렇다'며 '할머니도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마지막이 임박했을 때까지 말하지 않았다'면서 선의의 거짓말을 이어가고 빌리도 여기에 동참한다.
[서울=뉴시스]영화 '페어웰' 스틸. (사진=오드(AUD) 제공) 2021.01.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페어웰' 스틸. (사진=오드(AUD) 제공) 2021.01.29. [email protected]

할머니의 가족들을 향한 사랑도 뭉클함을 전한다. 어렸을 때 미국에 이민 가 중국과 미국의 경계인으로서 외롭고 쓸쓸함을 갖고 있는 빌리를 다독이고 한결같은 사랑과 지지를 보낸다. "넌 마음이 아주 단단한 아이"라며 "네가 무슨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할머니의 응원은 빌리의 비어있던 마음을 채워준다.

'페어웰'은 중국계 미국인 룰루 왕 감독 가족의 실제 경험담에서 시작됐다. 영화의 시작에는 "실제 거짓말에 기반한 이야기"라는 문구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룰루 왕 감독은 영화 속 거짓말의 과정에서 보이는 가족들의 진심에 집중하며 유쾌함과 함께 다정한 가족 드라마를 그려냈다.

영화를 보면서 과연 선의의 거짓말이 맞는 것일까 의문도 생기지만, 결과적으로 소중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으며 감동을 안긴다.
[서울=뉴시스]영화 '페어웰' 스틸. (사진=오드(AUD) 제공) 2021.01.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페어웰' 스틸. (사진=오드(AUD) 제공) 2021.01.29. [email protected]

빌리 역을 연기한 아콰피나가 아시아계 최초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은 작품이다. 아콰피나는 한국인 어머니와 중국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인이다. 또 '페어웰'은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함께 빌리 할머니 역의 중국 배우 자오 슈젠이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오는 2월4일 개봉. 전체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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