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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류현경 "김향기 찐팬, 항상 웃게 하고 싶어…소름돋는 배우"

등록 2021.02.06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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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 6개월 아들둔 초보맘 '영채' 역

촬영 두세 달 전부터 연습하며 감정 쌓아

"김향기·염혜란, 캐릭터 완벽 몰입해 도움"

'신기전' 작품 이후 평생 연기자의 길 결심

[서울=뉴시스]배우 류현경.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류현경.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영화를 보고 혼자가 아닌 함께한다는 마음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영화 '아이'에서 초보 엄마이자 싱글맘으로 분한 배우 류현경이 상처 가득한 세상에서 함께 하는 의미를 전한다.

류현경은 지난 4일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대본을 보면서, 영화를 준비하고 찍으면서 그런 감정이 들었다"며 "'내가 이 세상에 홀로 떨어져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 혼자 하는 일이 아닌 같이 할 수 있음에 행복했다. 관객들도 혼자가 아니라 함께한다는 마음을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아이'는 강한 생활력으로 하루하루 살아오며 아동학과 졸업을 앞둔 보호종료아동 '아영'이 생후 6개월 된 아들 '혁'이를 홀로 키우는 '영채'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뜻한 위로의 이야기다.

류현경은 극 중 생후 6개월 된 아들 혁이를 홀로 키우는 워킹맘이자 초보 엄마 영채로 열연했다. 영채는 어떻게든 자신의 힘으로 아들을 키우고자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아영과 관계가 틀어지며 다시 혁이와 둘만 남게 된 영채는 고단한 현실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영채에게 마음이 많이 갔어요. 내면에 아픔과 상처가 있지만,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 애처롭고 안쓰러웠죠. 어리지만 삶에 굴곡이 있는 아영을 만나면서 서로 가까워지는데, 덤덤하게 둘의 가족이 되는 과정을 바라봐주는 지점들이 굉장히 좋았죠."
[서울=뉴시스]배우 류현경.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류현경.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email protected]

"시나리오에 영채의 섬세함 잘 표현…욕 맛깔나게 연습"

류현경은 영채의 섬세한 감정선을 잘 표현해내고 싶었고, 촬영하기 전인 두세 달 전부터 연습과 리허설을 거듭했다.

그는 "촬영 전부터 그 감정들이 쌓여서 영화에 자연스럽게 담긴 것 같다"며 "보통 감정신을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불안한데, 그 과정이 있어 든든했다. 극 중 영채처럼 누군가에게 응원받고 있는 것 같았고, 감정신이 많았지만 불안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김향기 배우와 염혜란 선배님은 극 중 캐릭터로 완벽했고, 도움을 받아 제가 영채를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작품을 찍으면서 정말 잘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모이는 순간이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 느껴졌다. 그런 감정들이 영화에 표현된 것 같아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미소 지었다.

영채의 현실은 고단하지만, 어둡게 그리려고 하지는 않았다. 초반에 영채 캐릭터를 고민하며 쓴 메모에는 '꼬불꼬불한 사람'이라고 적었다.

류현경은 "영채는 혼자 막막함과 불안감에 휩싸여서 마음을 도려내고 무수히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행동이 웃기게 표현될 수도 있고 쓸쓸해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영화 '아이'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아이'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email protected]

"시나리오 자체에 영채의 섬세함이 잘 그려져 있었어요. 힘든 삶을 살지만, 슬픔과 연민에 젖어있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게 영화의 핵심이라고 보고 집중했죠. 그래서 더 활발하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 노력했어요."

그런 모습이 류현경 자신과 닮아있는 것 같다고도 했다. "누구나 그런 순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속으로 많은 마음을 품고 힘듦이 있지만, 겉으로는 애써 웃고 유머러스하게 상황을 넘기고 싶어 하는 모습이 저와 닮아있지 않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화 제목인 '아이'는 어린 혁이를 지칭하는 동시에 영채와 아영을 뜻한다. 이들은 어른이지만, 세상을 홀로 버티고 있는 아이와 같다.류현경은 "영채는 매일매일 상실해가는 아이"라며 "소중한 마음의 상실, 관계의 상실, 사람의 상실 등 영채의 불안에서 비롯된 다양한 상실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극 중 욕을 맛깔나게 하는 류현경은 특훈했다며 웃었다. "시사회가 끝나고 부모님 반응이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첫마디가 욕을 잘한다는 말이었어요. 원래 욕을 잘하는 게 아니라 영화를 위해 준비한 거라고 말했죠. 욕을 할 때 음역이 있어요. 어떻게 해야 욕이 차지게 들릴까, 소리 내보며 연구하고 계속 노력했죠."
[서울=뉴시스]배우 류현경.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류현경.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email protected]

"휴식할 땐 덕질로 힐링…김향기·방탄소년단 팬" 웃음

아영을 연기한 김향기의 '찐팬'임도 내세웠다. 류현경은 "현장에서 김향기 배우를 항상 웃게 하고 싶었다"며 "향기의 웃음이 제 마음마저 환하게 할 정도로 너무 예뻐서 그 웃는 모습을 항상 보고 싶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향기랑 즐겁게 촬영했어요. 힙합을 좋아한다고 해서 둘이 얘기도 많이 했죠. 언젠가 완곡을 해보자고 했어요. 막상 촬영하려니 떨리고 긴장됐는데, 그 순간 향기는 정말 마법처럼 아영이가 돼 있더라고요. 눈빛이나 소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아영이어서 소름이 돋았죠. 그래서 제가 몰입할 수 있었어요. 너무 감사하고 훌륭한 배우죠."

극 중 영채를 구박하면서도 살뜰히 챙겨주는 버팀목 '미자' 역의 염혜란에게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선배님은 대본 연습할 때 항상 노트를 가져와서 꼭 기록하세요. 대사 의미와 그 맛을 살리기 위해 같이 대화를 나누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본받을 점이 많았죠."

작품을 끝내고 휴식을 취할 때는 이른바 '덕질'을 한다며 쑥스러워했다. 류현경은 "영화 덕후이자, 김향기 배우 덕후여서 덕질을 하다 보면 힐링이 된다"며 "영화도 한 작품을 여러 번 보면서 여러 각도로 생각해본다"고 말했다.

최근 빠져있는 덕질로는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꼽으며 부끄러워했다. 류현경은 "제가 BTS에 늦덕을 했다. 지금 1년 정도 됐는데 아직 볼 게 너무 많아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웃었다.
[서울=뉴시스]배우 류현경.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류현경.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5. [email protected]

이어 "누구나 열심히 하지만, 월드스타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걸 보고 깨달음을 얻었다"며 "저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힘을 얻었다. BTS의 성실성에 정말 감탄했다"고 밝혔다.

지난 1996년 드라마 '곰탕'에서 아역으로 데뷔한 류현경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로는 악역을 꼽았다. 그는 "지난해 샌드라 오가 출연한 '킬링 이브'를 봤는데, 색다른 느낌의 킬러가 나왔다"며 "결이 다른 그런 킬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아역 시절에는 현장에 가는 게 재미있었을 뿐이었지만, 영화 '신기전'(2008) 촬영을 하며 평생 연기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평생 연기를 한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는 어느 작품이든 누가 되지 않고 잘 쓰일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작품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죠. 그게 평생 연기를 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하고, 그 믿음은 변치 않았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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