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정부주도 바이오 클러스터, 해외 성공사례 살펴보니

등록 2022.11.30 15:29:3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일본, 싱가포르, 중국 등 정부 주도 바이오 클러스터 추진

인센티브, 정책, 제도개선 등 뒷받침 돼야 성공

정부주도 바이오 클러스터, 해외 성공사례 살펴보니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일본과 싱가포르 등 일부 정부주도형 바이오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안착한 배경에는 인센티브와 전략적 정책, 제도개선 등이 뒷받침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주도 클러스터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시설 및 장비 구축 등 물리적 기반뿐 아니라 우수 인력, 연구개발 조직, 지식 자원 지원 등이 주요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클러스터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사슬에 연계된 기업들과 지식창출기관(대학, 연구기관), 연계 조직(컨설턴트, 중개기관, 금융기관 등), 고객(수요자)의 네트워크를 말한다.
 
세계 각국에는 다양한 형태의 바이오클러스터가 조성돼 있으며, 형성과정에 따라 크게 자생적, 정부주도, 대학 주도로 구분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요 국가별 정부주도형 바이오클러스터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 원노스(One-North)와 중국 베이징 중관춘생명과학단지, 일본 고베의료클러스터는 대표적인 정부 주도 클러스터로 손꼽히고 있다. 정부가 지역경제개발, 첨단산업집중육성 등을 위해 주도적으로 시설 설립 및 관련기관 등의 유치를 추진한 경우이다.

중국 베이징 중관촌생명과학단지는 중국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베이징시 북서부 하이뎬구(해전구)에 위치했다. 현재 상하이 푸동, 주강델타(홍콩, 광동) 지역과 함께 중국 3대 첨단산업지역으로 손꼽히며, 그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중관촌 지역은 베이징대학교, 칭화대학교 등 40여 개의 대학교와 200개 이상의 국가 과학 연구소 등이 위치한 중국에서 가장 집중적인 과학, 교육, 인재 자원에 기반하고 있다.

중관촌생명과학단지는 바이오의약품, 유전자 검사, 진단 시약 개발 등 다양한 바이오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이를 사업화하고 있으며, 초기 개발단계부터 중간 테스트를 지원하고 유망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등 생명과학 분야 혁신의 허브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500여개 바이오의약 기업 및 20여개 핵심 연구개발 기관들이 입주해 있다.

일본 고베 바이오메디컬 혁신 클러스터(KBIC)는 일본 정부가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 이후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고 부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고베의료산업도시를 계획하면서 시작됐다.

KBIC는 선택과 집중이란 목표로 연구 분야를 선정해 의료기기, 재생의료 등 다양한 의료, 제약, 생물학분야에서 협업 및 네트워킹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2022년 8월 기준 362개 회사·기관이 입주해있으며, 1만2400명이 근무하고 있다. 의료기기 업체가 82개로 가장 많고, 제약업체 76개, 재생의료 업체 24개 순이다.

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 클러스터는 싱가포르 중심업무지구에서 지하철로 30분 정도 떨어져 있는원-노스 지역에 위치한다. 학제 간 협력을 촉진하고 학계와 산업계 연구를 연결, 격차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싱가포르 정부가 2003년 10억 달러(한화 약 1조3100억원)를 들여 조성했다.

여기에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민간 연구시설인 P&G 싱가포르 이노베이션 센터가 위치해 있는데, 250개 이상의 첨단연구 실험실을 갖고 있다.

정부, 행정·재정지원으로 클러스터 활동 촉진

클러스터 형성과정에서 정부 역할은 중요하다. 민간 주도로 성장한 클러스터에서도 정부는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통해 활동을 촉진시키거나 그들 간의 효율적인 연계 고리를 강화시키기 위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 iPS(유도만능줄기세포) 제작기술로 2012년 야마니카 신야가 노벨상을 수상하자 고베클러스터 내 이화학연구소와 첨단의료진흥재단은 iPS세포를 이용해 눈의 망막을 재생하는 임상연구를 세계 최초로 승인 받았다.

2014년 세계 최초로 환자 본인의 iPS 세포를 이용한 망막 자가이식 수술을 시작으로, 2017년은 타인의 iPS세포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현탁액 이식 수술, 그리고 2020년에는 세계 최초의 타가 iPS로 시세포 망막 색소변성을 치료했다.

이는 불가능하다던 중추 신경재생 분야 성과로, 이를 위해 일본정부가 2014년 ‘재생의료추진법’을 만들고, ‘약사법’을 개정하는 등 재생 의료 부문 규제 완화를 선구적으로 시행해 iPS 의료시대에 대비했기에 가능했던 성과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제의료전략단 박진영·김시연·이행신 연구원은 “정부 지원책만으로 클러스터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며, 풍부한 우수 인적 자원, 연구진들의 정주여건 등 주변 인프라와 더불어 우수한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적인 정책 및 제도 개선이 시너지가 나야만 클러스터 조성, 발전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산업은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으로, 정부는 이러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며, 우수한 인력과 기업의 유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클러스터 구성원들의 삶의 질에 있으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인 정책방향을 갖고 제도 및 인센티브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국내의 경우 15개 시도에 바이오벤처지원센터 9개, 지역진흥사업 16개를 포함한 총 25개의 바이오클러스터 기관이 운영되고 있다. 정부 중심 클러스터는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대덕 연구개발특구, 대구 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주도하는 클러스터의 경우 트렌디하지 못한 경우도 있고 겹치는 기능이 많아 구조조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며 “활성화를 위해서는 특화된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목적에 맞게 새롭게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