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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영대 "연기보다 외모 주목, 깨야 할 숙제"

등록 2023.12.19 0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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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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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김영대(27)는 데뷔 초부터 외모로 주목 받았다. 강동원(42) 닮은꼴로 유명세를 탔고, 팬들은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며 열광했다. 주로 웹툰 원작 드라마에 출연하고, 톱스타 역을 많이 맡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최근 막을 내린 ENA '낮에 뜨는 날'에서도 외모가 강조되는 캐릭터를 연기해 식상한 면이 없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에는 외모를 내려놓았다. 신경을 안 썼다"면서 "비주얼보다 캐릭터로서 어떻게 비춰질지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사실 그렇게(외모로) 관심을 가져준 것도 좋다. 물론 내가 깨야 하는 숙제지만, 아쉬워해야 할 부분은 아니다. 스스로 '아직 부족하다'고 느낀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그러지 않았다면 관심도 없었을 것 같다. 최대한 그런 부분을 살리지만, 어쨌든 연기자 아니냐. 그런 부분이 오래 가지 않을 것도 안다. 나도 아직 어리지만 더 잘생기고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 많다. 어찌됐든 가장 큰 무기는 매력이라서 그걸 더 키워 나가야 한다. 결국 연기자는 연기로 비춰지고, 그 안에 매력이 녹아드는 거니까. 롱런 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

이 드라마는 연인에게 살해 당한 뒤 시간이 멈춘 남자와 전생의 기억을 잃은 여자의 환생 로맨스다. 김영대는 톱스타 '한준오'와 신라 출신 귀족 '도하'를 연기했다. 1인2역에 현대극과 사극을 오가마 촬영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아직도 연기적으로 부족하지만, "진심은 통한다"고 깨달았다. "처음에는 연기 기술을 고민했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감정을 이해하려고 더 노력했다. 그 상황에 들어가서 진심으로 연기한 순간이 많았다"며 "진심으로 다가갈 때 화면상에 어떻게 비춰지는지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1~14회 내내 시청률 1%대(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에 그쳤으나, 어떤 작품보다 애정이 크다. 지난해 '별똥별' 종방 당시만 해도 낯가림이 심해 인터뷰하는 것조차 힘들어했는데, 이번엔 사뭇 달랐다. "지금 이렇게 말이 많은 것도 내 진심이 비춰지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종합해서 봤을 때 연기적으로 성장한 듯한 부분도 보여서 이를 토대로 다른 작품을 빨리 임해보고 싶다"며 "한 회마다 두 세 번씩 돌려보면서 모니터링했고 스스로 재미있었다. 이 작품을 정말 사랑하고 열심히 했다. 예능(MBC TV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것도 조금이라도 사랑 받고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고 부연했다.
[인터뷰]김영대 "연기보다 외모 주목, 깨야 할 숙제"


웹툰을 원작으로 해 부담도 컸을 터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부터 평가를 받았다. 부담감을 느끼면서 촬영했지만, 나쁘게 작용하기 보다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좀 더 나를 자극 시키고 열심히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며 "처음에는 웹툰을 몰랐다. 극본을 보고 도전이라고 생각해 출연을 결심했고, 이후 웹툰 인기를 조금씩 알아갔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최선을 다했다"고 돌아봤다. "보신 분들은 '재미있다'고 했는데, 안 보신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웹툰 팬들이 재미있다고 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처음으로 1인2역을 맡아 고민이 적지 않았다. 준오와 도하 캐릭터의 상반된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준오를 연기할 때 정말 재미있었다. 사람 자체가 심성이 좋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있다. 나와 싱크로율이 높지 않지만, 방방 뛰는 듯한 느낌을 줘 극대화했다"며 "도하가 더 어려웠다. 둘을 연기할 때 아예 다른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준오를 극적으로 띄우면, 도하가 아무 말을 안 해도 다른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았다. 상반된 색깔처럼 보였으면 했다. 1인2역 잘 할 수 있었던 공략법"이라고 귀띔했다.

가장 도전적이고 어려운 캐릭터였지만, "가장 많이 사랑한 캐릭터"라고 짚었다. "액션은 계속 준비했지만, 일단 감정적인 부분을 이해하는 게 쉽지 않았다. '리타'(표예진)와 엮이면서 풀어가야 하는 갈등, 서사를 이해하고 동화되는 게 어려웠다. 정말 많은 시간을 쏟고 공을 들였다"며 "도하는 너무 고립된 상태여서 외로워 보였다. 실제로 촬영하면서 지인, 가족과 왕래도 최소화했다. 그렇게 살아본 경험이 한 번도 없어서 캐릭터 감정을 이해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표예진(31)과 로맨스 연기를 하며 "전우애가 생겼다"고 회상했다. "중반부 넘어가면서 A·B팀 돌며 주 6~7회 찍었다. 자는 신에서 진짜 잠이 들어 코 고는 소리가 들렸다. 잠깐 눈 감는 신에서도 기절하듯 잠들곤 했다"며 " 촬영하면서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인 걸 알게 됐다. 중요한 신에선 말도 못 걸겠더라. 진심으로 임하고 있으니까. 고마웠고 본받고 싶었다. 나중에는 눈만 봐도 서로 통했다.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연기에 임하고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도하는 사랑에 미친 남자다. 결국 자신이 사랑한 리타에게 죽임을 당했는데, "처음에 도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인지하지 못했다. 리타를 통해 자신이 지어온 죄를 구원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 줄기의 빛 같았다"고 해석했다. "리타는 삶을 만회하고 사람답게 죽을 수 있을 것 같은 존재였다. 그가 살라고 얘기하니 감정이 발전했다"며 "어차피 도하는 죽음으로서 삶의 구원을 받고 싶었는데, 리타를 지켜주고 싶어서 '뭐라도 못 하겠느냐'는 마음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실제 연애 스타일도 도하와 비슷하느냐'는 질문엔 "아쉽지만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며 웃었다. "준오는 너무 철이 없지 않느냐. 난 그 정도는 아니"라며 "준오처럼 발랄하고 재미있는 부분은 있다. 실제 내 모습을 가미했다. 내가 연애할 때는 정말 평범하다. 남들 하는 것처럼 다 한다. 도하 같지는 않지만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했다.
김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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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대는 "이제 연기를 조금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중국에서 고등학생 시절을 보냈고, 푸단대학을 다니다 우연히 연기자 길로 들어섰다. 데뷔 2년만인 2019년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펜트하우스' 시즌1~3(2020~2021)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2022~2021) 드에서 활약했다.

"처음에는 카메라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뒤통수에 대고 연기했다.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공부할 때 한 번도 느끼지 못한 감정이다. 설렘과 재미로 시작했다가 연기를 하다보니 점점 어렵더라. 언뜻 지쳐있을 때가 있었는데, 그 찰나에 '어하루'를 했다. 대중적으로 조금씩 알려지다 보니 다가오는 게 달랐고, 잘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더디지만 조금씩 성장하는 게 보였다. 그런 성취감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줬다. 부모님도 처음엔 반대했지만, 대학 자퇴 후부터 응원해줬다."

내년 하반기 군입대하기 전까지 '열일' 할 계획이다. tvN '손해 보기 싫어서'와 '완벽한 가족'을 병행하며 촬영 중이다. 완벽한 가족은 수차례 거절했지만, "감독님이 일본 분이다. 회사 사무실까지 와서 '해달라'고 요청하는데, 어떻게 '못 하겠다'고 하겠느냐. 영광이다. 촬영을 병행하는 게 힘들지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다.

"낮에 뜨는 달 촬영 도중에 '못 하겠다'고 느낀 순간이 많았다. 어려운 신을 소화하지 못했고, 중간에 촬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감독님과 얘기를 나누고, 다른 날 다시 찍었다. 못한다는 걸 알아도 한 신도 그냥 넘어가고 싶지 않았다. 부족해서 촬영이 늦춰지고 재촬영해 스태프 눈치가 보였지만, 그래도 놓고 싶지 싶었다. 집에 오면 기가 빨려서 '난 못하겠다' 싶었지만, 다음날 되면 '한번만 다시 할 게요'라고 했다. 힘든데도 계속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게 감사하다. 데뷔 후 한 번도 쉰 적이 없다. 아직은 쫓기듯 살고 있는데, 20 때는 치열하게 살아도 되지 않을까. 군대에서 좀 더 나를 돌아보고, 다음 단락을 준비하고 싶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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