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플레이션 초읽기"…서울우유 독자행동, '나비효과' 부를까
서울우유, 지원 방식으로 포장해 원유가격 최대치 인상…경쟁사들 '난감'
우유가격 400~600원 인상 예상…치즈·빵·라떼 등 유제품 가격도 오를 듯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낙농업계가 리터당 947원에 공급하는 원유(原乳) 가격을 리터당 50원가량 인상하는 안을 논의중이다. 이번 인상안이 확정 되면 지난해 8월 리터당 21원 인상에 이어 2년 연속 가격을 인상하게 된다. 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우유를 고르고 있다. 2022.08.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서울우유협동조합이 독자적으로 조합원들이 공급하는 원유 가격을 인상했다고 가정하고 이에 따른 차액을 조합원 지원금으로 지급하기로 하면서 '밀크플레이션'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희망하는 낙농가와 유업체에 우선 가격 인상을 적용하고, 앞으로 서울우유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서울우유가 사실상 원유 가격을 임의로 올린만큼 이제 남은 관건은 다른 경쟁사들의 행보다. 업계에선 다른 유업체들도 경영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서울우유와 마찬가지로 원유 가격을 올린 뒤 이를 우유 등 제품 가격 인상의 근거로 삼을 것으로 본다.
만약 서울우유처럼 원유 1ℓ당 58원 원유 가격 인상이 현실화 될 경우 원유를 주 원료로 만드는 우유 가격 인상폭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뛸 전망이다. 우유 가격이 이처럼 오르면 치즈와 아이스크림, 빵, 커피 등 우유를 사용하는 주요 제품 가격도 연이어 오를 수 있다.
서울우유, 지원 방식으로 포장해 원유가격 최대치 인상
지원 규모는 월 30억원 규모다. 올해 원유 가격 인상분 결정이 '차등가격제'에 대한 낙농가의 반발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만큼 원유가격 인상 예정분(58원 기준 월 30억원)을 조합원 낙농가에 먼저 지원한 뒤 나중에 실제 인상분에 따라 이를 재정산할 방침이다.
이에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빙그레 같은 경쟁사들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원유 기본가격 조정협상위원회에서 원유 가격 인상폭이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서울우유가 독단적으로 낙농가 지원을 이유로 원유 가격을 최대치로 인상해준 꼴이기 때문이다.
당장 서울우유에 속하지 않은 낙농가들도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유업체에 원유 가격 인상 지원을 요구할 수 있다. 인상폭은 서울우유가 결정한 최대치에 맞출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원유 가격은 적게는 47원에서 많게는 58원 수준까지 오를 수 있는데 서울우유에서 지원이라는 명목 아래 58원에 해당하는 인상을 결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다른 낙농가들이 이 수준의 원유 가격 인상을 요구할 수 있어 곤란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음 주에 정부가 낙농협회와 유가공업체 등을 모아놓고 서울우유의 일방적 지원 결정 대응책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원유가격 최대 인상을 결정한 만큼 다른 업체들도 이에 준하는 수준의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다른 유업체들은 정부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서울우유처럼 함부로 가격 인상에 준하는 지원을 내놓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낙농업계가 리터당 947원에 공급하는 원유(原乳) 가격을 리터당 50원가량 인상하는 안을 논의중이다. 이번 인상안이 확정 되면 지난해 8월 리터당 21원 인상에 이어 2년 연속 가격을 인상하게 된다. 5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우유를 고르고 있다. 2022.08.05. [email protected]
원유 가격 인상은 우유가격 400~600원 인상으로 이어질 듯
당시 대형마트 기준으로 2500원인 우유는 200원 오른 2700원 전후로 뛰었다. 편의점 판매가격은 5.3%에서 최대 13.3%까지 급등했다.
당시 서울우유가 먼저 가격을 올리자 경쟁사들도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동원F&B는 6% 올렸고, 매일유업은 4~5%, 남양유업 4.9%, 빙그레 6.4~7.1% 등으로 가격을 인상했다. 구체적으로 우유 기준으로 200~300원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올해는 원유 가격 인상폭이 지난해의 2배를 넘으므로 우유 같은 유제품 가격 인상폭은 최소 400원에서 최대 6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제품 전반에도 인상 불가피…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프랜차이즈 커피 업계의 커피 가격 인상도 나타날 수 있다. 우유 가격 인상의 여파로 우유가 들어가는 라떼 음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 인상은 유제품을 중심으로 한 밀크플레이션으로 이어지며 서민 물가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가 커질 경우 소비 둔화로 이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