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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젊어지는 아버지를 만나다…국립극단 '허물'

등록 2015.05.29 14:47:24수정 2016.12.28 15: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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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젊은 연출가전 - 허물'(사진=국립극단)

국립극단 '젊은 연출가전 - 허물'(사진=국립극단)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은 6월 2~14일 서울 서계동 국립극단 소극장 판에서 연극 '허물'을 선보인다.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어느 날 몸의 허물을 벗으며 점점 젊어진다는 재치 있는 발상이 일품이다. 80대에서 거꾸로 20대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새롭게 태어나는 아버지의 삶을 마주하면서 아들은 자신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성숙한다.  

 작품 속 40대 아들 '다쿠야'(신용진)는 80대부터 20대까지의 아버지를 만나는데, 무려 6명의 배우가 '아버지'로 무대에 등장한다.

 치매에 걸려 인지능력을 상실한 현재의 80대 아버지(임홍식), 다정다감했던 60대 아버지(정태화), 건강은 나빴지만 가장 열심히 살던 50대 아버지(조영선)는 다쿠야에게 비교적 익숙한 아버지 모습들이다.

 그러나 여자를 좋아하고 자유로운 일상을 추구하던 40대 아버지(신안진), 앞날에 대한 꿈으로 활기가 넘치는 30대 아버지(반인환), 그리고 아들이 태어나기 전의 천진한 20대 아버지(조재원)는 그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결코 만날 수 없는 아버지의 오랜 과거다.

 각 세대의 아버지들은 좌절을 맛본 아들에게 자신의 삶과 체험을 숨김 없이 들려준다.

 아버지와 아들이 만나는 만화적이면서 연극적인 설정은 시니컬하면서도 과장되지 않아 유쾌한 시선을 유지한다. 기발한 상상력 속에서도 서정성이 빛난다.

 작품을 쓴 일본 작가 츠쿠다 노리히코는 "우연히 발견한 아버지의 젊은 시절 사진이 본인과 똑같다는 것을 깨닫고, 동갑인 아버지를 만나고 싶은 바람으로 작품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2005년 도쿄 '문학좌 아틀리에'에서 초연했다. 현지 대표 연극상인 '기시다 쿠니오 희곡상'을 받았다. 2011년에는 홍콩 무대에도 올라 현지 최대 연극상인 '홍콩무대극장' 최우수연출상을 비롯해 그 해 주요 홍콩 연극상을 휩쓸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한일연극교류협의회와 국립극단이 공동주최한 '제6회 현대일본희곡 낭독공연'에서 첫 선을 보였다. 정식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 국립극단 - 젊은연출가전'의 하나로 신예 연출가 류주연이 작품을 매만진다. 러닝타임 120분. 1만~3만원. 국립극단. 1688-5966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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