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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방탄소년단과 소년공화국…아이돌그룹도 '빈익빈 부익부'

등록 2018.10.0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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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화국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아이돌 그룹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K팝이 부상하면서 월드스타로 대접을 받는 팀이 생기는가 하면 팀 이름도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채 해체되는 그룹도 늘고 있다.
 
그룹 '소년공화국'은 데뷔 5년 만에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달 30일 서초동 흰물결 아트센터에서 마지막 쇼케이스와 팬 사인회 '디 엔드(The End), ···앤드(and)'를 열었다.

소년공화국은 지난 2013년 데뷔곡 '전화해 집에'를 발표했다. '빌보드200' 1위 2관왕에 빛나는 '방탄소년단'과 데뷔 동기다. 팀 이름에 '소년'이 들어가고,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소년공화국과 방탄소년단은 초창기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두 팀이 처한 상황은 천지 차이다.

소년공화국 역시 한때 해외에서 반짝 인기를 누리기도 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결국 멤버들은 회사와 협의 끝에 지난달 13일 '무기한 활동 중단'을 공지했다. 사실상 해체 수순으로 접어들었다.

그룹 '보너스 베이비' 역시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지난달 멤버 공유(17)가 학업을 이유로 팀을 자퇴하면서 동력을 잃은 상황이다. 보너스베이비는 중고 신인이었다. 2015년 데뷔한 ‘마이비’를 재편성한 그룹으로 지난해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2016년 데뷔한 '크나큰'은 최근 자신들을 발굴한 소속사 YNB엔터테인먼트와 최근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대신 크나큰 멤버들은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새 소속사를 물색 중이다.

◇아이돌계에도 수저계급론

얼마 전 세 번째 시즌을 종료한 케이블 채널 엠넷의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 육성 프로젝트 '프로듀스' 시리즈는 아이돌계에도 '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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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베이비

여러 기획사 연습생들이 데뷔를 걸고, 경합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비교적 대형 기획사에 소속된 연습생은 초반부터 주목을 받는다. 이에 따라 '금수저' '서열화'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애초 연습생도 출발선 자체가 다른 셈이다. 아이돌 지망생이 수십만 명이 이르는 요즘 어느 기획사 연습생으로 발탁되느냐에 따라 이들 사이에서도 명암이 엇갈린다. 최근에는 연습생부터 팬덤이 따라 붙는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한 대형 기획사일수록 규모가 크다.
 
기획사에도 계급이 있다는 것을 JTBC '믹스나인'이 보여주기도 했다. 3대 가요 기획사 중 한 곳인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전국 기획사를 돌며 이미 데뷔한 아이돌이나 연습생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대형 기획사 소속 신인 그룹들은 팀 알리기도 수월하다. 이미 톱 그룹이 된 소속 선배들이 방송,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이들을 적극적으로 알린다. 모 기획사 소속 아이돌은 "선배들이 있는 데뷔 동기 그룹이 부러웠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 같은 '중소 아이돌' 성공 또 가능할까

세계적인 그룹이 된 방탄소년단에게는 한동안 '흙수저 그룹' '중소돌'이라는 수식이 따라다녔다. 이미 JYP엔터테인먼트 등에서 활동하며 히트곡을 쏟아낸 방시혁(46)이라는 걸출한 작곡가가 대표로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소속이기는 했지만, 대형 기획사처럼 회사의 전폭적인 화력 지원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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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나큰

하지만 본인들의 능력과 이들을 알아봐 준 팬덤, 소셜 미디어를 통한 해외 인기 등이 맞물리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중소 기획사에 '신화' 같은 존재다. 사실상 최근 엔터테인먼트 환경에서 중소 기획사 소속 아이돌이 크게 성공하기는 힘들어서다.
 
5인 기준 신인 아이돌 그룹을 데뷔시키는 데 드는 비용은 10억원 안팎이다. 데뷔했다고 해서 투자가 끝나지 않는다. 대체로 데뷔 2, 3년까지는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 인지도가 낮아 CF는 언감생심인데 행사 출연료도 낮다. 그룹이 움직일 때 드는 의상과 메이크업 비용, 식대, 차량 이동비 등이 더 든다.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크다.

웬만한 재력이나 여력이 없는 중소 기획사가 버텨내기 힘든 구조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쏘스뮤직과 MLD엔터테인먼트에 각각 소속된 '여자친구' '모모랜드' 등 사례도 있으나 역시 중소 기획사 소속 '크레용팝' 인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그럼에도 한 번 뜨면 수십억원, 많게는 수백억원이 손에 쥐어지니 무분별하게 아이돌 제작에 뛰어드는 이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가요 담당 기자도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아이돌 그룹이 수십 개에 달한다.

이에 따라 겉보기에 화려한 아이돌이지만, 멤버 개개인 생활이 풍족하지 못한 사례도 많다. 기획사는 아이돌이 연습생 시절부터 투자한 비용, 데뷔와 함께 투입된 비용 등을 수익에서 뺀 뒤 팀 멤버들에게 정산을 한다.

정상적으로 인기를 얻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수입을 얻기 시작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3년 안팎이다.

하지만 이마저 회사, 팀마다 편차가 크다. 지난해 초 가수 상위 10% 수입이 가수 전체의 약 89%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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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 시즌2 출연자들

지난해 말 KBS 2TV 아이돌 부활 프로젝트 '더 유닛'에 출연한 그룹 '스피카' 출신 양지원은 생활비 충당을 위해 녹즙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게다가 아이돌의 생명력도 짧다. '더 유닛'에 출연한 이들은 재데뷔해 성공하고 싶다는 욕심보다 무대에 한 번이라도 더 서고 싶다는 열망이 컸던 이들이다.
 
"아이돌로는 성공하지 못했더라도 인생에서 실패한 것은 아니잖아요. 비주얼도 뛰어나고 젊잖아요. 파이팅하세요!" 최근 소년공화국 활동 잠정 중단 소식을 알리는 온라인 기사에 붙은 댓글이다.

아이돌 그룹을 매니지먼트하는 중형 기획사 관계자는 "데뷔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한 뒤 저마다 방식으로 자기 삶을 꾸려가는 전직 아이돌들이 있다"면서 "아이돌 그룹 꿈을 이루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나름의 행복을 얻어가고 있다. 제작자들은 연습생의 꿈을 이용한 무분별한 제작을 지양하고, 연습생들도 현명하게 앞길을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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