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역전패 빌미가 된 뼈아픈 두 차례 실책
【인천=뉴시스】이영환 기자 = 10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 한국시리즈 5차전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8회말 선두타자 최정의 플라이를 두산 유격수 김재호가 놓치고 있다. 2018.11.10. [email protected]
두산은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펼쳐진 SK 와이번스와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1-4로 졌다.
두산은 3회초 정진호의 좌월 솔로포로 선취점을 뽑으며 기세를 살렸지만,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역전패의 빌미가 된 것은 두산 수비진의 실책이었다.
7회말 1사 2루에 타석에 들어선 SK 김성현은 좌중간 펜스 앞에 뚝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냈다. 그 사이 2루에 있던 대주자 김재현이 홈을 밟아 승부는 1-1 동점이 됐다.
두산 중견수 정수빈과 좌익수 정진호가 김성현의 타구를 따라갔다. 좌익수 정진호는 타구를 찾지 못하고 잠시 헤매는 모습을 보였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정진호가 중계 플레이를 위해 송구했지만 받을 사람이 없었다. 유격수도, 3루수도 정진호의 송구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김성현은 3루까지 질주했다. 유격수 김재호가 급히 공을 잡아 3루로 던졌지만 김성현은 3루에 안착한 뒤였다. 기록은 좌익수 실책.
2루까지만 보낼 수 있었던 타자 주자를 3루까지 보낸 것은 뼈아픈 역전으로 돌아왔다. 후속타자 김강민은 좌익수 방면에 뜬공 타구를 날렸다. 3루에 있던 김성현이 홈을 밟으면서 희생플라이가 됐다.중계 플레이가 매끄럽게 이어져 김성현을 2루까지만 내보냈다면 주지 않아도 될 점수였다.
8회말 2점을 내준 것도 실책이 도화선이 됐다.
8회 선두타자 최정은 유격수, 3루수 사이로 가는 타구를 날렸다. 유격수 김재호가 타구를 잘 쫓아갔지만 낙구 지점을 완벽하게 잡지 못하면서 제대로 포구가 되지 않았다.
그 사이 최정은 2루까지 진루했다.
이 때 두산의 마운드에 있던 것은 이날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 나선 이영하였다. 베테랑의 실책은 어린 투수를 흔들었다.
이영하는 제이미 로맥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박정권에 중전 적시타를 맞고 추가점을 내줬다.
대주자 정진기에 도루까지 허용한 이영하는 안정을 찾지 못한채 이재원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김재현에 우전 안타를 맞아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영하는 강승호를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김성현에게 1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고도 밀어내기 볼넷을 헌납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실책이 77개로 10개 팀 가운데 가장 적었던 두산은 탄탄한 수비가 강점으로 꼽혔지만, 한국시리즈 1~3차전에서 실책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1차전에서는 9회초 오재일이 실책을 저질렀다. 2차전에서는 1회초 믿었던 베테랑 2루수 오재원이 타구를 뒤로 흘렸고, 7회초 2사 1루 상황에서는 3루수 허경민이 악송구를 저질렀다. 허경민의 실책은 김강민이 2타점 적시타로 연결됐다.
3차전에서도 두산 수비가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6회말 2사 후 허경민이 3루수 왼쪽으로 빠지는 타구를 잘 잡아 1루로 송구했으나 송구가 높았다. 7회말에도 2사 후 2루수 오재원이 한동민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실책을 했다.
두산 수비진은 4차전에서는 제 모습을 찾는 듯 했다.
2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김동엽의 좌측선상 2루타성 타구를 3루수 허경민이 몸을 날려 막아낸 후 1루에 안정적으로 송구했고, 교체 출전한 1루수 류지혁은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를 선보여 한동민의 안타성 타구를 땅볼로 막아냈다.
두산의 베테랑 2루수 오재원은 9회말 1사 후 나주환의 강습 타구를 몸을 날려 직선타로 처리했다.
적장인 트레이 힐만 SK 감독마저 4차전을 마친 뒤 "두산 수비가 무척 좋았다. 8회말 1루 쪽으로 빠질 뻔한 타구를 두산 1루수 류지혁이 잘 잡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두산 수비진은 다시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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