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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이후 방북자 美 무비자입국 못해…"국민 불편 최소화"(종합2보)

등록 2019.08.06 17: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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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토안보부 "테러 위협 대응 국내법 따른 조치"

2011년부터 올해 7월까지 방북 승인 3만7000여명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혜택 못 받아

외교부 "미국 방문하려면 미리 비자 받는게 안전"

"방북 숨기고 입국시 적발되면 엄중조치, 자제해야"

미국 긴급 방문시 '긴급예약신청'하면 신속 발급

【인천공항=뉴시스】김진아 기자 = 24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19.07.24.  bluesod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김진아 기자 = 지난달 24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2019.07.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2011년 3월 이후 북한에 방문하거나 체류 경험이 있는 여행객은 앞으로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해 무비자로 미국을 입국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미국을 방문하려면 주한미국대사관을 직접 방문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외교부는 6일 "미국 정부가 2011년 3월1일 이래 북한 방문·체류 이력이 있는 여행객에 대해 전자여행허가제(ESTA)를 통한 무비자 입국을 5일(현지시간)부터 제한한다고 우리 정부에 알려왔다"고 밝혔다.

ESTA는 비자면제프로그램(Visa Waiver Program·VWP)에 가입한 한국 등 38개국 국민이 미국을 사업 또는 방문 목적시 최대 90일간 비자 없이 갈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측은 이번 조치를 한 달 전에 통보해왔으며 테러 대응을 위한 미 국내법에 따른 관련 절차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 국토안보부는 2017년 11월부터 20개월 동안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이후 후속 절차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 실무적 준비 절차가 완료됐다.

이 조치는 북한 외 이란, 이라크, 수단, 시리아, 리비아, 예멘, 소말리아 등 기존 7개 대상국에 대해 2016년부터 시행 중이며, 한국을 포함한 영국과 프랑스, 싱가포르 등 38개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국 국민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조치라고 미측은 전했다.

미측은 이번 조치로 북한 방문·체류 이력이 있는 경우 ESTA를 통한 신청은 제한되지만 미국 방문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비자 발급을 통한 미국 입국은 가능하며, 방문 계획이 있다면 사전에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방문 목적에 맞는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공무원으로서 공무수행을 위해 방북한 경우는 ESTA를 통한 미국 방문이 가능하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19.05.19.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19.05.19. [email protected]

그러나 2011년 3월 이후 북한을 다녀온 한국민들이 무비자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돼 불편을 겪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1년 3월1일부터 올해 7월 31일까지 통일부가 방북을 승인한 인원은 3만7000여명이다. 이들 중 ESTA를 미리 발급받은 경우도 이날부터 미국을 방문하려면 새로 비자를 발급받아야 한다.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평양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마찬가지로 ESTA를 사용한 무비자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선출직 정치인들도 비자를 재발급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방북을 한 경우 온라인으로 신청이 안 되고 주한미국대사관에 직접 가서 비자 신청을 해야한다. EAST 유효기간은 2년이고 체류기간 90일 밖에 안되는데 비자를 받으면 유효기간이 10년, 6개월까지 체류가 가능하다.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미리 비자를 받아놓는게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방북 이력 확인 여부는 미국 입국 희망자의 자발적 신고로 이뤄질 전망이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어떤 정보를 갖고 누가 방북자인지 확인하는지 알려온 바가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 측은 자발적인 신고 제도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상 우리 국민이 방북할 때는 통일부에서 방북증을 발급 받기 때문에 미 당국이 여권만으로는 방북 기록을 확인할 방법은 없다. 만약 이를 숨기고 ESTA를 통한 미국을 방문시 출입국 위반 사항이 발생하면 엄중 조치가 뒤따를 수 있어 자제를 하라는 게 외교부의 설명이다.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식사하고 있다. 2018.09.19. photo@newsis.com??

【평양=뉴시스】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박진희 기자 = 지난해 9월19일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특별수행원으로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손경식 한국경총 회장이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장 등 북측 인사들과 식사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향후 적발 가능성에 대해 "미국 측에서 답변을 해야 할 사항"이라면서도 "미국 측과 긴밀한 협조하에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도록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외교부는 ESTA 신청 대상에서 제외되는 우리 국민 중 비즈니스나 인도적 사유로 긴급히 미국 방문이 필요한 경우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비자 발급 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는 '긴급예약신청'(expedited appointment)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접수량이나 시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긴급예약신청을 하면 최대 2주 안에 미 대사관에서 비자가 발급된다고 한다"며 "VWP 적용이 제한되는 우리 국민이 긴급히 미국을 방문할 필요가 있는 경우 신속한 비자 발급이 가능토록 주한미대사관 측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와 관련된 기타 세부사항은 주한 미국대사관과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비자 신청 서비스 콜센터(www.ustraveldocs.com/kr_kr·1600-8884)에서 문의하면 된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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