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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양심작가, 한국전쟁 무기판매 일본 비판 詩 눈길

등록 2019.08.11 17: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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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다 도키코, 1951년에 '8월의 염천에' 시 발표

6·25 때 무기 수출로 경제부흥을 꾀한 자국 비판

전쟁종식 서명운동 언급하며 반전 평화주의 강조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일제강점기 한인징용자 생매몰 사건 진상규명에 앞장서온 일본의 양심 작가이자 평화주의자인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1905∼2004)가 한국전쟁 당시 일본의 국가주의를 비판하며 한일우호를 강조한 '8월의 염천(炎天)에'라는 시(詩)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사진 왼쪽은 마쓰다 도키코, 오른쪽은 시가 실린 자서전의 표지. 2019.08.11 (사진=김정훈 교수 제공)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일제강점기 한인징용자 생매몰 사건 진상규명에 앞장서온 일본의 양심 작가이자 평화주의자인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1905∼2004)가 한국전쟁 당시 일본의 국가주의를 비판하며 한일우호를 강조한 '8월의 염천(炎天)에'라는 시(詩)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사진 왼쪽은 마쓰다 도키코, 오른쪽은 시가 실린 자서전의 표지. 2019.08.11 (사진=김정훈 교수 제공)[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 관계가 급랭한 가운데 일제강점기 한인 징용자 생매몰 사건 진상규명에 앞장서온 일본의 양심작가이자 평화주의자인 고(故)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1905∼2004) 여사가 6.25한국전쟁 당시 일본의 국가주의를 비판하며 한일우호를 강조한 한 편의 시(詩)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11일 전남과학대 김정훈 교수에 따르면 '하나오카 사건'으로 대표되는 조선인 징용 문제를 통해 반전, 반제국주의 의식을 강조해온 마쓰다 도키코가 6·25 전쟁 발발 이듬해인 1951년 '8월의 염천(炎天)에'라는 시를 통해 일본의 국가주의를 비판하고 한일 양국 우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마쓰다 도키코를 국내에 소개한 뒤 그를 줄곧 연구해 오던 중 마쓰다 도키코 자선집 제9권(사와다 출판, 2009년), 전후(戰後)의 시' 편에서 이같은 시를 찾아냈다.

'땅 밑의 사람들' 등 여러 작품을 통해 강제징용 조선인들의 애환을 그려낸 마쓰다 도키코는 '8월의 염천(炎天)에'라는 시를 통해 "또 네이팜탄을 실은 비행기인가, 침략군의 사체를 옮기는 비행기인가, 우리와 그대들의 머리위를 계속 날아 다녔소. 그리고 이 순간에도 목숨을 잃고 있다오"라며 전쟁의 참상을 묘사했다.

그러면서 "일본 국민의 한 사람이라도 조선의 친구를 죽이는 무기를 만들지 않도록, 이 순간 일본의 하늘에서 일본의 땅에서 살육폭탄을 실은 비행기가 한 대라도 날개를 펼치지 않도록 (힘을 보태고 싶다)"며 6·25 당시 무기수출로 경제부흥을 꾀한 일본의 국가주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조선에, 그리고 세계와 일본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역할을 수행하고 싶소", "당신들과 일면식이 없다 해서 어찌 이 소원을 빌지 않으리오. 더구나 오랜 지기(知己)인데, 어찌 이 소원을 소원으로 언급하지 않으리오"라고 평화와 우호를 강조했다.

"그대들의 과거 현재는 눈물의 심연, 그대들의 다수는 혹독한 전쟁으로 남편을 자식을 집을 잃었다"며 전쟁 종식을 바라는 서명운동에 동참한 조선인들의 가슴아픈 실상을 언급하며 '그대들의 한 글자, 한 글자, 그대들의 평화에 대한 의지'를 담아 '8월의 염천 아래 그대들(조선인들) 속으로 (나아간다)'고 글을 맺었다.

김 교수는 "마쓰다 도키코는 6·25 전쟁 중에 남북의 상황을 주시하며 일본이 이웃나라 전쟁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현실을 비판하고 조선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또 "조선과 동북아, 나아가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의지를 읽을 수 있었고 일제강점기의 식민정책, 게다가 해방 후 한국전에서 무기수출로 경제적 이득을 챙긴 자국의 국가정책을 용기있게 비판했다"고 평했다.

이어 "일본의 일방적 조치로 시작된 경제전쟁으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지금 시점에서 보더라도 일본의 양심적 작가의 목소리에는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며 "한일평화와 공존을 원하는 일본 국민들이 적지 않고, 양심적 한일 시민들의 연대와 교류는 이럴 때일수록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교수는 한국의 시점에서 반전과 한일 평화의 가치를 중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며, 근대 일본의 조선 관련 문제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의 연장선에서 징용 피해, 한일시민연대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주오대학 정책문화종합연구소에서 객원연구원으로 '동아시아문학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비교연구'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그동안 쓴 역서로는 '명암', '나의 개인주의 외', '전쟁과 문학―지금 고바야시 다키지를 읽는다', '땅 밑의 사람들', '하나오카 사건 회고문', '니이미 난키치 동화선' 등이 있다.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일제강점기 한인징용자 생매몰 사건 진상규명에 앞장서온 일본의 양심 작가이자 평화주의자인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1905∼2004)가 한국전쟁 당시 일본의 국가주의를 비판하며 한일우호를 강조한 '8월의 염천(炎天)에'라는 시(詩)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마쓰다 도키코의 시를 자서전에서 처음 발견해 공개한 전남과학대 김정훈 교수. 2019.08.11 (사진=김정훈 교수 제공)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일제강점기 한인징용자 생매몰 사건 진상규명에 앞장서온 일본의 양심 작가이자 평화주의자인 마쓰다 도키코(松田解子·1905∼2004)가 한국전쟁 당시 일본의 국가주의를 비판하며 한일우호를 강조한 '8월의 염천(炎天)에'라는 시(詩)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마쓰다 도키코의 시를 자서전에서 처음 발견해 공개한 전남과학대 김정훈 교수. 2019.08.11 (사진=김정훈 교수 제공)[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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