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미사 중단···190년 만에 최초
염수정 추기경 담화문 발표
"회합 행사·외부 모임도 중단"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가 전국적으로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23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많은 좌석이 비어 있다. 명동성당은 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신도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해도 된다' 등 예방 수칙을 적은 안내문과 손소독제 등을 비치하고 있다. 안내를 담당하는 한 관계자는 "주일(미사)에는 원래 이렇게 자리가 비어있지 않다. 코로나 이후 많이 줄었다"고 답했다. 2020.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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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25일 오전 '교구 사제들과 신자분들에게 드리는 담화문'을 통해 "서울대교구 내 각 본당은 2월26일 (재의 수요일)부터 3월10일까지 14일 동안 신자들과 함께 하는 미사를 중지하고 본당 내 회합이나 행사, 외부의 모임도 중단해주시기 바란다"며 미사 중단에 관한 내용을 발표했다.
염 추기경은 "감염과 격리자가 늘어가면서 편견과 배척,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동으로 상처를 주고받는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여 마음으로 하나가 될 수 있어야겠다"고 당부했다.
또한 신자들에게 방역 당국자들과 일선 의료진 및 가족들의 희생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이들과 함께 국가와 정치 지도자들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염 추기경은 "코로나 19의 불행한 상황을 정략적이거나 정치적인 도구로 삼으려고 하는 시도는 결코 없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신자 수는 2018년 12월 기준 152만여 명으로, 서울시 인구 대비 15.6%에 해당한다. 교구 소속 본당 수는 232개에 달한다. 주교좌 성당은 명동대성당이다.
이로써 천주교 전체 16개 교구 중 13개 교구가 미사를 중단했다. 먼저 대구·경북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대거 나오며 대구대교구는 1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교구 중 최초로 미사를 중단했다.
이어 최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와 확진 판정을 받은 신자가 다수 발생한 안동교구는 22일 미사를 잠정 중단했으며, 같은 날 광주대교구는 교구 창설 83년 만에 처음으로 미사를 중단했다.
수원교구는 오는 3월11일까지 주일 미사를 포함해 교구 내 본당 공동체 미사와 모든 교육 및 행사, 각종 단체 모임을 잠정 중단한다고 24일 밝혔다.
또 같은 날 청주, 부산, 군종, 인천, 전주, 춘천, 의정부, 대전교구 등 8개 교구와 군종교구가 미사 중단 움직임에 동참했다.
현재까지 미사 중단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교구는 원주교구, 마산교구, 제주교구 등 3곳이다.
마산 교구는 "원칙적으로 미사를 지속하지만 중단돼야 한다면 본당 신부 결정 하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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